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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초등학교 수영장을 활용한 온천 호텔, 야마비코소(やまびこ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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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00개씩 문닫는 학교

 

일본 문부과학성의 통계에 따르면 2002년도부터 2015년도까지의 14년간 동안 전국에서 6811개의 학교가 폐교됐다고 한다. 매년 전국에서 500개 정도의 학교가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폐교가 증가하는 현상은 비단 농어촌뿐만이 아니라 도쿄와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도 매년 증가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도쿄와 오사카에 베드타운으로 건설된 지역이 세월이 지나 고령자들만 남고, 학령인구의 아이들이 거주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부과학성의 통계에 따르면, 폐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1위가 홋카이도, 2위가 도쿄라고 한다. 이처럼 매년 폐교가 매년 증가하다 보니, 폐교 활용은 지자체와 문부과학성의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사실 일본의 초등학교는 그냥 철거를 해버리기에는 아까운 건물이다. 일본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1860년 이후 지역의 유지들로부터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건축됐는데, 당시 교육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면서 초등학교는 그 지역에서 가장 좋은 토지에 세워졌다. 그 이유는 지진 등의 재해가 빈번한 상황에서 국가의 기둥을 양성하는 학교만은 지켜야 한다는 강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는 지진 등의 재해에도 안전한 단단한 지반 위에 가장 튼튼한 건축물로 세워졌다.학교는 지속적으로 까다로운 기준에 맞춘 보수 및 유지 관리 과정을 거쳐옴으로써 오래된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철거하기에는 아까운 건축물로 인식돼왔다. 그리고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수영이 필수 과목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모든 초등학교에 수영장이 필수적으로 갖춰져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문부과학성은 폐교 건물을 가능하면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하기 위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초등학교를 추억하며 온 가족이 머무는 곳

 

시즈오카현 니시이즈쵸(静岡県西伊豆町)에는 초등학교를 숙박시설로 새롭게 리노베이션한 ‘야마아비코소(やまびこ荘, 메아리장)’가 있다. 이 숙박시설은 폐교 활용 사업을 추진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특히 주목을 받는 곳이다. 폐교되기 전의 ‘오오소우리 초등학교(大沢里小学校)’는 1907년에 개교한 오랜 역사를 가진 학교로 전성기에는 241명의 학생이 다닐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인구 과소화로 인해 학생수가 점점 감소했고 결국 폐교 조치됐다. 그리고 그 이후 지자체와 주민이 협력해 숙박시설 야마비코소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 것이다.

 

 

야마비코소의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추억의 학교 복도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객실로 리노베이션 돼 있는 교실마다 4학년 1반, 5학년 1반 같은 반 번호가 찾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복도에서 신발을 벗고 걷다 보면 매끈하게 왁스 칠이 돼 있어서 학창 시절 열심히 복도 청소를 하던 기억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건물은 오래됐지만 깔끔하게 리노베이션돼 있어서 폐교는 오래되고 지저분하다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1층 복도 한 켠에는 학급 문고가 배치돼 있어 숙박객은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손에 들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실제로 이곳을 찾은 가족들의 경우 아이들보다 엄마 아빠가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더욱 흥분한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숙박객을 미소짓게 만드는 요소는 벽에 걸린 ‘야마비코소 교칙’이라는 액자다. 액자에는 “복도에서 뛰지 않는다. 교실에서 떠들지 않는다.”라는 교칙이 쓰여져 있다. 학창 시절 선생님들에게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었던 말이 이렇게 또 하나의 정겨운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것은 학교라는 공간이 주는 특별함때문일 것이다.

 

 

객실로 만들어진 교실 안에는 큰 창문이 있어서 확 트인 느낌을 준다. 교실 한켠에는 가져온 옷가지를 정리해 둘 수 있는 작은 수납장이 있고, 다다미 한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그리고 그 위에는 이곳을 찾은 숙박객들이 메시지를 남긴 연락장이 있다. 야마비코소는 산속에 위치해 있어서 이즈시의 중심에 비해 기온은 약 4~5℃ 정도 낮다. 때문에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은 추워서 객실에는 선풍기는 있으나 에어컨은 없고, 히터와 난로가 설치돼 있다. 옛날 학창 시절의 교실 그대로의 온기와 한기를 객실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셈이다. 화장실은 공동으로 쓸 수 있고, 전체적으로 비데를 설치하는 등 깨끗하게 리노베이션됐다.

 

 

사실 뭐니뭐니해도 야마비코소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바로 온천을 이용한 25m 온천 수영장이다. 상처, 화상, 만성 피부병, 동맥 경화증에 특히 효과가 있다고 하는 질산염 온천수로 가득한 수영장에 수영복을 입고 몸을 담그면 모든 피로를 잊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숙박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부분은 실제로 학생들이 수영을 배우던 수영장을 온천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놀이 시설의 온천 풀과는 달리 본격적인 25m 수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겨울에도 야외에서 본격적인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실제로 매년 7000명 이상의 숙박객이 온천 수영장을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야마비코소의 매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바로 학교 문을 나서면 하이킹 코스가 있어서 학창시절 소풍을 가는 느낌으로 산책을 즐길 수 있고, 바로 앞에 있는 강(仁科川)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오오하마해수욕장(大浜海水浴場)에 가면 본격적인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숙박객들을 위한 식사 서비스는 어떨까? 야마비코소에서는 아침식사와 저녁식사가 제공된다. 특히, 학생들이 급식을 먹던 식당에서 먹는 조식과 저녁식사는 학창시절의 점심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또 넓은 교정에서 바비큐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바비큐 재료를 가져와서 바비큐 장에서 요리해서 즐길 수 있다.

 

 

이 모든 시설을 즐기고 난 뒤에는 1층에 있는 실내 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실내 온천 역시 온천 수영장과 같은 수질의 질 좋은 온천수다.

 

 

주민들의 옛 추억에 숙박객의 새로운 추억이 더해지는 곳

 

봄에는 교정에 벚꽃이 피고, 초여름이 되면 연못에서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산청개구리를 볼 수 있으며, 25m 수영장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야마비코소. 이곳이 철거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숙박객들 뿐만이 아니다. 이곳을 졸업한 졸업생들과 지역주민들은 폐교 당시 각자의 추억들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무언가 인생의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 사라지는 듯한 큰 아쉬움에 잠겨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가 없어지지 않고 다행히 숙박시설로 새롭게 태어나 수많은 사람들에게 휴식이라는 선물을 주고 있으니 이들은 추억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주민들의 옛 추억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새로운 추억이 더해지는 야마비코소. 이곳처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금은 필요 없어진 공간이라 하더라도, 공간의 특성과 추억을 고려해서 충분히 쓸모 있게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지혜가 더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사진 출처_ https://ikoyo-nishiizu.jp/yamabi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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