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스 와인 연작 시리즈 두 번째 칼럼은, 기존의 고답한 농사 양조 관행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복합 생태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채취된 포도와 인위적 개입없이 그저 가벼운 손만 더한 포도주 생산이 낳은 내추럴 와인 이야기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초절 경사인 소설가 한강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한국어의 아름다움과 국위를 선양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달의 와인 글은 그에게 바치는 헌정판이다. 비록 이 글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에는 못 미칠지라도... 따로 또 같이, Albert Maurer & Louis Maurer 지난 이야기~! 단란한 3대가 운영하는 행복한 가족 와인 농장 알베르 모레(Albert Maurer)는 이 달의 주인공 루이 모레의 할아버지인 알베르가 설립했고, 현재 아버지 필립이 경영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 북동부 알자스 지방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와 콜마르(Colmar)의 중간에 위치한 아이히호프(Eichhoffe) 마을에 기반을 두고 있다. 포도밭은 약 16ha로서 40여 개의 필지로 나뉘어 이웃 마을에 흩어져 있다. 도멘느는 오래전부터
첨예한 정치 이데올로기가 충돌하는 접경지에서는 항상적으로 전쟁의 기운이 감돈다. 한반도가 그렇고, 현재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동유럽과 중동 지역이 그렇다. 와인 산지 중에서도 그런 지정학적 운명을 타고난 곳이 있으니, 바로 프랑스 알자스 지방이다. 라인강을 동편에 두고, 왼쪽의 프랑스와 오른편의 독일(&신성로마제국)이 번갈아 소유했던 격동의 운명을 가진 곳이다. 전쟁 종식의 소망을 모아, 이번 호와 다음 호에는 평화를 담은 알자스 와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알자스 와인 산지 알자스는 중부 유럽의 젖줄인 라인강을 경계로 동편에 있는 독일과의 국경 지대에 위치한 프랑스의 역사적 지방이다. 알자스의 풍부한 역사 문화 유산은 지리적 위치로 인해 프랑스와 독일의 영향이 얽혀 있다. 알자스는 두 나라의 국경 지역에 위치해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분쟁을 겪어 왔다. 그 결과 두 나라의 영향력이 여러 측면에서 알자스 지방에 남겨져 있게 되고, 두 국가의 민족, 언어, 문화가 융합된 아주 특별한 문명으로 탄생했다. 이 융합에는 와인도 예외가 아니다. 주도 스트라스부르그에서 콜마르에 이르는 와인가도에는 융단 같은 포도밭이 깔려 있고 그 중간 중간에 매듭처럼 예쁜 마을들이
100년만에 최고의 더위가 찾아 왔다. 서울은 열대야만 25일 연속이다. 조만간 한달을 채울 듯 하다. 이렇게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마다 기상 이변이 증폭되니, 와인 세계에 있어서도 새삼 빈티지의 중요성이 느껴진다. 포도가 커가는 성장기의 날씨에 따라 색과 향과 맛이 달라지는 신기한 와인의 세계에서는 매해 와인의 특성이 달라지니, 새로 출시되는 와인들의 테이스팅에 소홀할 수 없다. 8월은 북반구에서 새로운 빈티지 와인이 출시되는 달이니, 캘리포니아의 레드 & 화이트 와인의 새 빈티지 와인들을 시음해 봤다. 나파 밸리의 정수, 퀸테사 와이너리 퀸테사(Quintessa)는 칠레 출신의 어거스틴 후니어스(Augustin Huneeus)가 설립한 ‘후니어스 빈트너스(Huneeus Vintners)’의 컬트 브랜드다. 그룹의 최고급 브랜드로 출범한 만큼, 독립된 자체 포도밭과 자체 와이너리를 가진 에스테이트다. 와이너리는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의 심장부인 나파 밸리의 한 가운데 위치한 러더포드(Rutherford) 구역에 있다. 나파 밸리는 서편의 마야카마스 산맥과 동편의 바카 산맥의 화산 활동과 그 한 가운데를 흐르는 나파강의 퇴적 활동으로 형성된 복잡 다양한
세상에 있는 많은 것들이 갈수록 강해지고 빨라지고 높아진다. 디지털 기술과 IT의 진보로 모든 것이 편리해지고 정확해졌다. 과연 그것들이 모두 좋은 것일까? 2000년 전의 와인은 시골의 농촌에서 농민이 별 도구도 없이 그냥 포도를 수확해 발로 짓이기고 흙으로 만든 토기에 담아 발효시켜 만든 술이었다. 그러나 현대의 와인은 온도 통제가 되는 커다란 스테인레스 스틸 통에 인공 효모를 첨가하고 당도와 산도를 조정하고 매우 정확한 기계 설비를 사용해 양조한다. 그런데, 시대적 진보를 거부하는 일부 반항아들은 어느 세상에나 있기 마련이다. 400년 자연주의 와인 생산 철학을 고수하다~! 프랑스 보르도는 꿈과 동경의 와인을 생산한다. 메독(Medoc), 그라브(Graves), 소떼른(Sauternes), 생테밀리옹(Saint-Emilion), 뽀므롤(Pomerol) 등 최고의 원산지 명칭에서 생산된 정통 와인과 그랑크뤼 와인들은 19세기 이후 세계 레드 와인의 표준이 됐으며 귀족적 존경을 받아 왔다. 그 위상과 품격, 화려함의 세계가 명품 럭셔리 산업 못지 않다. 이런 와중에서, 보르도의 갸론느(Garonnes) 강을 건너 다소 한적한 시골 동네인 꼬뜨 드 프랑(Co
일본이 심상치 않다. 한국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는데 편승해, 일본에서 활동 중인 우리 기업의 소유권을 넘보는 등 제국주의 본색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 탐욕스러움은 일찍이 계속되는 독도 소유권 주장으로도 나타난 바, 필자는 아껴 보관해 두고 있는 특별한 와인을 오픈해 교육에 사용함으로써 필자 나름의 우리 땅 사랑과 독도 보전 의무를 실천하고 있다. 내 나라 내 땅을 지키는 와인, 독도 와인 와인 원고를 준비할 무렵, 바다 건너 일본에서 들려온 소식 하나가 필자의 손에 술잔을 들게 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이 일본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합자기업 ‘라인야후’의 네이버 지분 매각을 강압한다는 뉴스였다. 우리나라 정부의 대응도 미온적이서 답답한 마음에 이날 필자가 딴 와인이 바로 ‘독도 와인(Dok-Do)’이다. 필자가 수업에서 독도 와인을 언급할 때마다 수강생들은 “응? 웬 독도 와인? 독도에서도 와인을 만들어요?”라고 항상 질문을 한다. 누구나 다 알다시피 독도가 조그마한 바위섬인데 당연히 그곳에 포도밭을 조성할 땅이 있을 리가 없다. 이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든 와인으로서 양조장 이름이 ‘독도 와이너리(Dokdo Winery)’다
성하의 계절이 돌아 왔다. 지구 온난화로 더위는 점점 심해질 것이고 우리 몸은 시원한 음료를 찾을 것이다. 와인을 마셔도 시의 적절하게 청량감 뿜어내는 스파클링을 선택할 때가 온 것이다. 탄산 자체가 주는 청량감에 톡톡 터지는 기포가 더욱 목젖을 자극하고 차갑게 칠링한 낮은 온도로 인해 몸이 시원하게 식혀진다. 이것이 스파클링 와인의 특성이자 덕성이다. 필자는 ‘발포성 와인’으로 번역하고, 일반인들은 ‘샴페인’라는 용어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하는 이 스파클링의 청량하고도 신비스런 세계로 좀 더 들어가 보자. 초여름에 잘 어울릴 와인, 스파클링 “세계 3대 스파클링 와인 명칭이 무엇일까요?” 필자가 스파클링 와인을 교육할 때 늘상 묻는 질문 중 하나다. 세계적 수준에서 광범위하게 유통되는 스파클링에는 프랑스의 샹파뉴(Champagne), 이탈리아의 프로세코(Prosecco), 스페인의 까바(Cava), 이 세 가지가 있다. 이 세 가지를 피라미드로 표현하면, 꼭지점 최정상에 샹파뉴가 있고, 그 저변 좌우를 프로세코와 까바가 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샹파뉴는 프랑스 북부 샹파뉴 지방의 특정 지역에서 특정 품종으로 특정 방법으로 생산되는 매우 특별한 스파클링에 붙이는
와인 교육자로서 필자는 항상 최고 컨디션의 정상적인 와인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 한 병 한 병의 와인들은 마개를 열고 향을 맡고 맛을 봐야만 그 와인의 품질과 개성, 정상 여부를 비로소 알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일반 와인들은 교육 시간 전에 미리 오픈해 와인을 시음해 보는데, 스파클링 와인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압력과 기포의 손실을 막기 위해 최대한 임박해 오픈하거나 대개 수업 중에 실시간 오픈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항상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이 있고 여러 에피소드를 동반한 잊지 못할 기억이 많다. 필자에게 샹파뉴 시음은 항상 마음을 들뜨게 하는 마성의 와인이다. 샹파뉴 앞에서는 결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3병 3색 그런 점에서, 필자가 진행하는 오랜 전통의 지역 와인 디너 교육인 <와인트웰브> 교육 프로그램의 부산편에서 시음한 한 샹파뉴는 핵폭탄급 놀라움을 선사했다. 여느 때처럼 칠링하고 와인에 대해 설명하며 오픈하는데, 샹파뉴 코르크 마개가 비정상적으로 끝이 오무라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마치 20년은 숙성한 샹파뉴처럼…! 그런데 이 샹파뉴는 데고르주망(Degorgement) 일자가 2022년 1월이라고 적혀 있다.
서양의 용 VS 동양의 용 필자가 프랑스에서 유학할 때, 마침 프랑스 TV에서 절찬리에 방영 중이던 ‘드래곤볼’이라는 일본 만화 영화 시리즈물을 즐겨 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프랑스어를 연습하기 위해 녹화시켜 놓고 보다 보니 재미있어서 애청했던 시리즈물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손오공’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하고 전 세계에 흩어진 7개 여의주를 모두 모으면 전설 속의 용이 등장해 어떤 소원이라도 하나만 이뤄준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만화 제목이 ‘드래곤볼’이었다. 이처럼 동양의 용은 소원을 들어주는 신성한 존재로 나타나는데, 이후 프랑스에서 7년을 유학하며 봤던 서양의 또 다른 용은 생김새도 이미지도 전혀 달랐다. 박쥐같은 모양의 커다란 날개로 날아다니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불을 내뿜는 괴물로 등장해, 파괴와 공포의 상징으로 악의 화신, 물리쳐야할 대상으로 묘사되고 있어서 매우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가톨릭에서 유명한 그레고리오 성인은 용을 물리친 성인으로 알려져 있고, 많은 영웅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용을 처단하는 무용담들이 전해져 내려온다. 해리포터 이야기나 반지의 제왕 스토리를 비롯해 현대의 여러 게임 캐릭터 등에도 용은 그렇게 파괴적인
매년 11월이 되면, 미국의 한 저명한 와인 잡지에서 그 해에 시음 평가한 와인들 중 품질, 가격, 생산량을 고려한 TOP 100 와인 리스트를 발표하며 와인 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그중 상위 10위권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는데, 2023년 리스트의 이변은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 와인이 10위권에 진입했고, 피노 누아 품종 와인도 전체 리스트에 상당수 들어 있었다. 그래서 필자도 2024년 첫 신년호 주제로 뉴질랜드 와인을 선정해 봤다. 싱그런 청정 와인의 대명사, 뉴질랜드 와인 오세아니아 대양주 남쪽에 자리잡고 있어, 남반구 와인 산지 중에서는 가장 남쪽에 위치한 뉴질랜드는 17세기 네덜란드가 발견하고, 18세기 후반 영국령으로 편입되면서 세계사에 알려지게 됐다. 스웨덴, 노르웨이와 함께 세계 3대 복지 국가로, 한국 이민들과 유학생들도 많다. 워낙 큰 땅을 가진 호주가 옆에 있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만, 우리나라보다 2.7배나 큰 나라다. 인구도 적고, 남방에 고립된 섬 지역이라 환경적으로 청정 지역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국가 이미지 관리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와인으로 본다면, 1819년 최초의 포도나무가 북섬의 오클랜드(Auckland)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벌써 2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전폭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주고 있는데도, 대반격 전황의 전세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병사가 부족해서란다. 이제는 여성들에게까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나라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더욱 여성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 와인업계도 마찬가지다. 유럽 중원에 자리한 프랑스의 지정학적 위치 서로마 제국이 해체된 5세기 이후, 유럽의 역사는 지중해 지역을 넘어 유럽 대륙 전체로 확장됐다. 그로부터 1000년이 지난 후, 서유럽은 프랑크 왕국의 후예인 프랑스가 맹주로 자리를 잡으며, 근세까지의 역사를 주도해 왔다. 반면, 중동부 유럽은 신성 로마 제국의 존재로 구심점이 분열돼 있다가, 17세기 30년 전쟁을 시점으로, 서서히 독일 민족주의와 통일의 움직임이 일어났고 19세기 말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체제를 정비한 후 군비를 확장해 프랑스를 침공, 승리하며, 제국을 선포하고 통일에 성공했다. 이후 1,2차 세계 대전에 이르기까지 독일의 침공으로 프랑스는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는데, 전쟁을 치루다 보니 많은 남자들이 징집돼 출전했다가 전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
가을로 접어드는 10월이 되면 계절상 자연스럽게 와인 소비가 늘어난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교 축제도 있고, 학과나 동아리 행사도 많아지는데, 와인을 배우다보니 이제는 와인으로 ‘소맥’을 대신하려 한다. 그 외에도 여기저기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와인을 추천해 달라는 문의가 쇄도하는 시기기도 하다. ‘가성비’하면 칠레를 위시한 뉴월드 와인을 떠올리는데, 의외로 유럽에도 가성비 와인 지역이 많다. 그중에 최고는? 두말할 것 없이 스페인 아닐까? 잠깨는 지중해 와인의 거목, 스페인 와인 산지 기원 전 2000년 전, 지중해 무역을 주름잡던 페니키아는 가장 서쪽에 있던 이베리아 반도까지 진출하고 포도나무를 심었다. 덥고 건조한 기후 특성에 맞게 감미롭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이 생산되자, 페니키아인들은 이 지역의 와인이 상품의 운송 과정을 잘 견딜 수 있어서 지중해 여러 지역과 무역하기에 좋은 아이템이었음을 간파했다. 이후 로마 제국의 점령과 그리스도교의 전파에 따라 스페인 포도밭은 점차 확대됐고, 유럽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120만ha의 포도밭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세계 1위로서, 유럽 포도밭의 33%, 세계 포도밭의 15%에 해당한다
드디어 일본이 일을 저질렀다. 후쿠시마 사고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 것이다. 처리했다고는 하지만 그 엉큼한 속을 누가 알랴~! 이제 필자가 그토록 좋아하는 생선회나 초밥을 먹을 때 느낄 부담을 생각하니, 억장이 끓어오른다. 그래도 아직 우리 바다에서 나는 생선은 깨끗할 거라 생각하고 화이트 와인을 하나 챙겨 횟집으로 향한다. 셀러에 고히 모셔뒀던 아끼는 샤블리, 제라르 뒤플레시스를 꺼냈다. 바다의 기운을 한껏 품은 샤블리 Chablis 프랑스 파리 남동쪽으로 약 200km 지점, 중부 지역에 위치한 샤블리는 매우 오래된 역사적 와인 산지다. 9세기 루아르 강을 거슬러 올라온 바이킹들의 침입을 피해 투르(Tours)에서 중부 내륙 지역으로 피신한 수도사들에게 왕은 샤블리 지역의 새로운 봉토를 수여했다. 12세기부터는 시토 교단이 포도를 재배했으며, 15세기에는 부르고뉴 공국에 합병돼 부르고뉴 지방으로 편입됐다. 이런 역사적 이유로 부르고뉴 와인 산지의 일부가 됐으나, 사실 샤블리는 위치나 기후, 토질로 볼 때는 부르고뉴 와인 산지보다는 샹파뉴 와인 산지와 유사한 테루아다. 약 5000ha에 달하는 광대한 면적의 샤블리 산지는 기후적으로는 대륙성
샤또(Chateau), 도멘느(Domaine), 이스테이트(Estate) 등 와이너리 호칭이 근엄하게 붙어 있는 클래식 와인들을 마시다 엄청 힙한 와인을 만났다. 레이블에는 격조있는 샤또 건물 사진도, 컬러풀하고 멋진 포도밭 사진도 없다. 흑백으로 구성된 간단 캐리커쳐와 숫자, 기호가 전부다. 힙한 시대인 만큼 힙한 대세 와인들을 만나 보자. 개성 뿜뿜 와인의 탄생, Ferro 13 2021년 포브스가 선정한 이탈리아 최고 와이너리, 페로 13~! 페로 13은 와인에 대한 강한 열정과 창의력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만든 독특한 와이너리다. 페로 13은 2015년도에 4명의 와인 전문가가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Verona)에 있는 ‘Ferro 13번지’ 거리에서 저녁을 먹으며 양조장 설립을 결정해 붙여진 이름이다. 의기투합한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속전속결 설립 스토리만큼이나 페로 13 와이너리는 혁신적이고 젊다. 우선 페로 13은 와인 생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한다. 테루아, 품종, 생산자를 한 와인에 녹여 담았다. 페로 13 와인 시리즈의 특별한 점은 각 와인이 이탈리아 북부에서 남부까지 각기 다른 지역 출신인 와이너리 설립자의 분신(Alter Ego)을
와인의 세계에서 새 빈티지를 기다리는 마음은 첫 눈을 기다리는 마음과 같다. 한 여름의 태양과 가을의 우수도 좋지만, 첫 눈을 맞는 설레임과 새로운 경이감에 비할 바는 아니다. 땅은 동일하나 기상과 날씨가 매년 달라지니 그 해의 표현을 담은 새로운 터치가 매년 입병되는 와인에 담겨 있다. 일반 와인도 그러하거니와, 최고급 와인계에 속하는 와인들은 더더욱 그 터치가 뚜렷하고 신비스럽다. 고급 와인들은 일반적으로 20개월 이상 숙성을 시키니, 올해 병입되는 와인은 2021년 빈티지인 경우가 많다. 마침, 지구 반대편 우리와 대척점에 있는 전혀 다른 기후의 나라 칠레에서 필자가 높이 평가하는 와인인 ‘비녜도 채드윅(Viñedo Chadwick)’의 2021년 빈티지가 출시돼 시음해 보았다. 와인과 폴로, 두 개의 열정이 하나의 용광로에 ‘비녜도 채드윅’은 와인의 이름이자, 와이너리 이름이기도 하며, 역사적 포도밭 이름이기도 하다. 이 명칭은 채드윅 가문에서 유래하는데, 11세기 중엽 정복왕 윌리엄 1세(William the Conqueror) 가 헤이스팅스 전투 때 참여한 공로로 채드윅 가문에 영지를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천년의 역사와 함께 교육자, 작곡가,
누구나 가끔 문득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본적이 있지 않을까? “내가 10년 전에는 무엇을 했지?”라고 말이다. 필자도 1학기 기말고사와 성적 부여를 마치고 약간 시간이 나자 문득 그 생각이 나서 달력을 보니, 10년 전에 필자는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 시찰을 했다. 그 때의 사진첩을 보다가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는 한 와이너리를 소개하려 한다. 역대급 장마철의 꿉꿉함을 날려 버릴 8월의 와인은 캘리포니아의 태양이 만든 와인이다. 존 스타인벡의 작품, <분노의 포도>의 고장에서 유명한 작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존 스타인벡의 출생지는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가 몬터레이(Monterey) 만에 있는 도시, 살리나스(Salinas)다. 그가 살아온 1920~30년대는 만성적 불황과 대공황으로 특히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세기 미국 사회 소설의 고전으로 인정받는 그의 대표작 <분노의 포도>(1939)는 1930년대 경제 공황의 어려움 속에서 한 농부 일가가 겪은 인생 유전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주무대는 오클라호마와 캘리포니아다. 국경의 대평원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때문에 농사를 망친 소작인 조드 일가는 은행과 지주에게 땅을 빼앗
2만 년 전에는 구석기 시대 인류가 야생말들을 사냥하며 뛰어 다녔던 곳, 2000년 전에는 로마 명장 카이사르에 맞서 골족(Gaules) 통합의 횃불을 올렸던 곳, 이제 21세기에는 섬세하고 우아하며 정교한 클래식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땅, 부르고뉴 마꼬네 뿌이이-퓌세 자연의 장관을 보아라~! 부르고뉴의 막내가 일냈다~! 뿌이이 퓌세의 재조명 부르고뉴 와인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은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과 피노 누아 레드 와인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한다. 그 핵심 산지 꼬뜨 도르(Cote d’Or)의 주브레 샹베르땅(Gevray-Chambertin)에서 몽하쉐(Montrachet)까지의 주옥 같은 포도밭 마을들을 성지로 여기며 방문할 날을 꿈꾸고 실제로 많이들 다녀간다. 그러나 위대한 부르고뉴의 실제 영역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남쪽으로 꼬뜨 샬로네즈 언덕을 지나 마꽁(Macon)시까지 이어진다. 마치 사람 척추의 요추에 해당하는 부분처럼 제일 마지막 아래쪽에 존재하는 산지, 그곳이 이 달에 우리가 여행할 막내 마꼬네(Maconnais) 와인 지역이다. 필자는 3~4년에 한 번씩 와인 수강생분들과 함께 세계 와인 산지를 견학가는데, 이 마꼬네 지역은 프랑스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