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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월)

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위기의 호텔을 대학의 기숙사로, 에치젠야 호텔과 유커뮤니티호텔



 

산조시립대학 + 에치젠야호텔

 

일본의 니가타현(新潟県) 산조시(三条市)에 있는 에치젠야 호텔(越前屋ホテル)은 올 4월부터 호텔 2개 층의 객실을 올해 새롭게 개교한 산조시립대학(三条市立大学)과 지난해 개교한 산조 간호·의료·치과 위생전문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숙사 운영을 시작했다. 에치젠야호텔이 시티호텔을 기숙사로 활용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지방의 비즈니스호텔들이 처한 상황과 관련이 있다.

 

 

숙박 서비스와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방 비즈니스호텔들의 대부분이 코로나19 이후에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지방의 비즈니스호텔들이 처한 어려움은 코로나로 인해 결정타를 입었을 뿐이지 사실 위기는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도래하고 있었다. 지방의 비즈니스호텔들은 지역의 인구감소로 인해 외지에서 지역을 찾는 사람들 및 회의실 등 장소 대여와 같은 서비스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인구의 이동조차 줄어들면서 파산 직전의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유명한 ‘워싱턴 호텔’마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은 비즈니스 호텔의 현재 상황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비즈니스호텔을 둘러싼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에치젠야 호텔이 객실을 기숙사로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하는 길을 모색한 것은 생존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에치젠야호텔은 어떻게 호텔을 기숙사로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먼저 에치젠야 호텔은 기숙사로 활용되는데 있어서 지리적인 이점이 있었다. JR 기타산조역까지 도보 5분, 상점가와 도서관, 평생교육시설 등과 인접해 있어서 학생들의 생활권으로서 편의성을 갖추고 있었다.

 

 

또 다른 이점으로는 학생들이 방을 구해서 생활을 시작할 경우 들어가는 초기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대학 신입생이 방을 구해서 생활할 경우, 책상, 침대, 세탁기, 냉장고 그리고 와이파이 설치, 부동산 중개 수수료 등 초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에치젠야호텔의 경우는 학생들이 생활하는 원룸과 비슷한 크기인 9㎡ 정도의 객실을 가지고 있으며 유닛배스의 욕실과 화장실, 침대, 에어컨, 소형 책상, 작은 냉장고와 TV 그리고 와이파이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가습기 등 학생이 필요하다면 다른 가전제품의 반입도 가능하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원룸에 혼자 사는 학생들보다 큰 이점은 평일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의 식사가 레스토랑에서 제공된다는 점이다.

 

 

객실 청소 서비스까지 제공되니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원룸에서 자취를 하는 것 보다 많은 부담을 덜 수 있다. 물론, 세탁은 코인세탁기를 이용해야 하고, 침대 시트나 베개 커버 등 린넨류를 교체할 경우에는 별도 요금이 들지만 이불 빨래를 해야 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소소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호텔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기숙사에서의 한 달 비용은 얼마 정도일까? 광열비를 포함해 객실 이용에 들어가는 전체 비용은 4만 6000엔(약 48만 원) 정도다. 그리고 여기에 식사 비용 1만 4000엔(약 14만 6000원)이 추가된다.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현재 산조시가 지역의 젊은 인구를 유입을 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산조시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매월 2만 3000엔(약 24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학생들은 3만 7000엔(약 38만 6000원)의 비용으로 에치젠야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에치젠야 호텔은 가족이나 친구가 숙박할 경우 숙박 요금을 할인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에치젠야 호텔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호텔을 기숙사로 활용한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학생들은 먼저 가구 및 각종 전자제품을 구입할 필요도 없다는 점에서 편리함을 느끼고 있고, 호텔의 위치가 상점가와 가까워서 아르바이트 할 곳을 찾기가 쉽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호텔이다 보니 항상 관리인이 상주하고 있고, 치안 면에서도 안전해 불안 없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역 주민들 또한 호텔을 기숙사로 활용한 부분에 대해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치젠야호텔이 호텔로서의 기능만 했을 때는 비즈니스맨들이 호텔에 숙박하고 바로 역에서 도쿄나 대도시로 떠나버려서 상점가를 찾을 일이 적었는데, 지금은 학생들이 거주하다 보니 이곳을 돌아다니는 학생들이 증가했고 그리고 그 결과 동네 자체가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호텔이 기숙사로 사용됨으로써 지역의 거리가 활기를 띄는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오오사카쇼교우 대학 + 유커뮤니티호텔

 

오오사카 히가시오사카 미쿠리야사카에마치(大阪府東大阪市御厨栄町)에 위치한 오오사카쇼교우 대학(大阪商業大学)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타니오카학원(学校法人谷岡学園)은 학교에서 300m 정도에 위치한 학교법인 소유 호텔인 ‘유커뮤니티호텔(U-Community Hotel)’을 여학생 기숙사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학교법인이 오래 전에 개업한 시티 호텔의 이용객이 점점 줄고, 코로나19로 인해 개점 휴업 상태에 처하자 호텔을 여학생의 기숙사로 바꾼 것이다. 호텔을 특히 여학생 전용 기숙사로 바꾼 것은 여학생들이 안전 관리면에서 더욱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여학생 신입생을 유치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대학 기숙사로의 호텔, 또 하나의 대안

 

사실 비즈니스호텔이라고 하면 잠만 자고 떠나는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숙박시설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있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고객들은 비즈니스호텔을 고를 때에도 온천이나 객실에 제공되는 콘텐츠 서비스 등 매력적인 요소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고르기 시작했다. 실제로 아파호텔은 지방의 도산 직전에 있는 비즈니스호텔들을 사들여 온천, 영화 등을 무한정 볼 수 있는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리모트 워크의 공간, 그리고 수험생들을 위한 독서실 서비스 등을 새롭게 도입하면서 재생에 성공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현재 지방의 비즈니스호텔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는 단순히 숙박 공간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모델을 넘어서서, 공간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찾든지 아니면 새로운 콘텐츠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비즈니스호텔이 생존을 위해 대학과 함께 도모하고 있는 호텔의 활용 방법은 또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할 만한사례로 보인다.

사진 출처_ 에치젠야 호텔 www.echizenya-hotel.com/guest-room

산조시립대학 www.sanjo-u.ac.jp/about/school_map/

유커뮤니티호텔 www.u-community.co.jp

오오사카쇼교우 대학 https://ouc.daishodai.ac.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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