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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일본 호텔업계의 경영전략 (1)_ 호시노 리조트의 ‘마이크로 투어리즘’


코로나 쇼크로 인해 호텔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일본 언론의 관심은 두 경영자에게 쏠리고 있다.


바로 호시노 리조트의 호시노요시하루(星野佳路) 대표와 아파그룹(APA Group)의 모토야토시오(元谷外志雄) 대표다. 숙박객이 예전처럼 다시 호텔을 찾는 날이 언제가 될지 도무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야말로 호텔업계에 최대의 기회라고 말하는 사람이 바로 이 두 경영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두 호텔 경영자가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전략은 대조적이다.


이번 호에서는 우선 호시노 리조트 호시노요시하루 대표의 전략을 살펴보기로 한다.




호시노 대표가 생각하는 포스트 코로나
얼마전 텔레비 도쿄(テレビ東京) 방송에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호시노요시하루 대표는 홋카이도에서 산악 스키를 타고 있었다. 지난 번 필자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연중 60일은 스키장에서 지낸다고 했기에 스키 마니아인 것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코로나 쇼크로 인해 일본의 호텔 산업이 그야말로 미증유의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다소 의아한 장면이었다. 게다가 이러한 위기는 호시노 리조트에게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년 대비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하지만 호시노 대표는 산을 오르며 말한다. “10년에 한번 꼴로 위기는 찾아온다. 이런 위기야 말로 찬스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직원의 임금도 지불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듣는다면 잔인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말이 갖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조금 더 깊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호텔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을 때 그는 “공급과잉 후에 곤란한 호텔들이 생겨나게 되면 오래된 호텔들이 이노베이션을 하게 된다. 이는 호텔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종합해보면 위기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데 이에 잘 대응한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치 산을 오르는 모습처럼 지금은 분명히 힘이 들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그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호시노 대표가 이 위기를 어떻게 ‘기회’라고 하는지 그 전략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코로나 쇼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와 그 후의 움직임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호시노 대표는 이번 코로나 쇼크가 단시간에 종식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적어도 1년에서 1년 반 정도 백신이 개발될 때 까지는 코로나와 함께 생활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 하에, 호텔업계가 노려야 하는 것은 언젠가 코로나 확대가 완만한 곡선을 그릴 때를 기다려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한편으로는 인바운드의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국내 관광객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호시노 대표는 일본에서 코로나 비상사태 선언이 해제된 후 거주 지역, 국내 관광지 등의 순으로 조금씩 고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판단에 근거해 호시노 대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고객 니즈를 대변할 수 있는 여행 스타일 즉 ‘마이크로 투어리즘’을 제창하고 있다.



마이크로 투어리즘의 특징
마이크로 투어리즘이란 집에서 30분에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는 곳을 찾아 가는 근거리 여행이다. 친근하고 자신이 잘 아는 곳을 찾아가서 그 안에서 몰랐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형태다. 호시노 대표는 마이크로 투어리즘에는 다음의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나는 ‘지역의 재발견’이다. 호시노 리조트는 지역의 각 시설에서 축제와 전통 문화, 자연 경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등 각 지역의 매력을 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지역 주민과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물론 코로나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100% 객실을 채울 수는 없지만, 숙박객들 간의 접촉 없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지역 문화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다.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지역의 농가, 상점, 레스토랑과 협력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낙농가에서의 우유 만들기 체험, 잼 만들기 체험 등이 대표적인데, 중요한 것은 이들 체험이 지역에 대한 학습 요소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학습의 즐거움은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족들이 같이 무엇인가를 배웠다는 만족감을 공유할 수 있고, 이러한 경험은 다시 호시노 리조트를 찾는 계기가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호시노 리조트의 직원들은 지역의 박사라고 불릴 정도로 연일 지역 곳곳을 배회하면서 다양한 즐거움을 찾고 있는 중이다.



지역의 고객에 집중하라
그렇다면 호시노 요시하루 대표는 왜 마이크로 투어리즘에 착안한 것일까? 그것은 바로 호시노 대표의 여행에 대한 철학 때문이다. 그는 여행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것은 해외나 국내에 상관없이 호흡하고, 보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공간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도 여행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마이크로 투어리즘의 기반이 되는 ‘지역’은 지금까지 그곳에 살면서 몰랐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공간으로서 의미를 가질 것으로 호시노 대표는 파악했다.


이를 위해 코로나 이전의 여행 문화에 대한 탈피가 중요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마이크로 투어리즘에 기반을 둔 여행은 지역의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고,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타킷 설정과 콘텐츠는 기존의 지역 료칸들의 판촉 전략과는 180도 다르다. 즉, 기존의 온천 료칸들이 그동안 외지에서 오는 숙박객들에게 초점을 맞춰 왔던 것과는 반대로 호시노 대표의 마이크로 투어리즘은 지역의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숙박시설의 타깃 전환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봤다.




호시노야 도쿄의 새로운 서비스 형태
호시노 리조트는 지역에 기반한 ‘마이크로 투어리즘’과 코로나 사태를 통해 부각된 ‘안전’이라는 두 가지 축에 기반을 두면서 호텔의 새로운 서비스 형태를 개발해 나가고 있다. 호시노야 도쿄의 예를 들어보자.
호시노야 도쿄의 스텝들은 빌딩 숲에 위치한 도시형 온천 료칸에서 어떻게 안전을 담보하면서, 코로나 이전의 서비스 아니 그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수많은 회의와 시행착오를 거쳐 지배인을 중심으로 한 스텝들이 만들어낸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먼저, 호시노야 도쿄에 묵는 숙박객은 호텔에서 섭외해 보내는 안전한 택시를 타고 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오게 된다. 하차를 하면 마스크와 페이스 커버를 착용한 직원들이 일정 거리를 두고 고객을 맞이하고 바로 예약된 객실로 가는 엘리베이터로 안내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통상 직원이 고객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안내해왔지만, 밀실에서 고객과 함께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올라가는 층의 엘리베이터 버튼만을 눌러주고 밖에서 인사를 한다. 그렇게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면 고객이 내리는 층에서 다른 직원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고객은 방에 안내돼 객실에서 체크인 수속을 밟게 된다. 식사는 호시노야 도쿄가 이번 코로나 이후 고심 끝에 개발한 메뉴를 제공하는데, 스텝들은 이 식사 메뉴의 개발부터 객실에서 식사를 할 때 호시노야 도쿄다운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고민을 했다. 먼저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에 고객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을 재고 반복해서 연습했다. 그리고 방에서 사용하는 테이블이 객실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디자인으로 엄선했고, 식사 메뉴의 설명 역시 최소화하기 위해 ‘시나가키’라고 불리는 요리를 설명한 종이를 보다 상세하게 기술하는 등 여러가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냈다.


오픈부터 호시노야 도쿄는 기존의 료칸처럼 객실에서 가이세키 요리를 제공하는 형식이 아니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 룸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하지만 호시노야 도쿄가 오픈한 이래 도심형 고급 료칸으로 유지해 온 서비스 형태를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객과의 콘택트에 기반을 둔 오모테나시 서비스 스타일 자체를 바꿔야했기 때문이다. 호시노야 도쿄의 스텝들은 호시노 요시하루 대표의 까다로운 문제 제기에 대해 시행착오를 거쳐 답을 찾아갔고, 도쿄 도심에서 고객들에게 안전한 휴식처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 호시노 리조트는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부터 각 지역의 재발견에 중심을 두고 상품을 개발해 왔다. 특히 호시노 리조트의 오모(OMO) 시리즈는 직원들이 가이드가 돼 호텔 인근 상점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상생하는 오모레인저 서비스로 해당지역의 보석 같은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지역 재발견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해당 서비스는 외국어 지원도 가능하지만 이는 제한적이고 일본 내국인을 타깃으로 한 성격이 강하다. 이처럼 이미 불안정한 해외 관광객보다 내국인을 타깃으로 상품을 개발해 온 호시노 리조트는 코로나 사태를 통해 그 대상 범위를 더욱 좁혀 ‘마이크로 투어리즘’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지역의 성격에 따라서 기존의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코로나로 인한 특수한 상황에 맞게 서비스를 수정하고 의미를 더하면서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 사람들의 여행 스타일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마이크로 투어리즘’에 주목하고 이에 맞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어떻게 개발하는가 하는 것은 이제 호텔업계의 공통된 과제가 될 것이다.



전복선 Tokyo Correspondent
럭셔리 매거진 ‘HAUTE 오뜨’에서 3년간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경험을 쌓은 뒤, KBS 작가로서 TV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인쇄매체에 이어 방송매체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 후 부산의 Hotel Nongshim에서 마케팅 파트장이 되기까지 약 10년 동안 홍보와 마케팅 분야의 커리어를 쌓았으며,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의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현재 도쿄에 거주 중이며, 다양한 매체의 칼럼리스트이자 호텔앤레스토랑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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