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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비즈니스호텔과 캡슐호텔 사이, 퍼스트 캐빈(ファーストキャビン)


효율성의 극대화를 보여준 캡슐호텔이 일본에서 탄생된 지 40여 년이 돼 간다. 이제 캡슐호텔의 단순한 효율성을 넘어 이미지와 가치를 더한 캐빈호텔이 여성 고객이라는 블루오션을 창출해내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태어난 캡슐호텔
일본을 떠올리는 이미지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 작고 심플하고 깔끔한 이미지로 귀결된다. 이러한 이미지를 가장 잘 담고 있는 일본적 호텔 형태는 캡슐호텔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캡슐호텔의 역사는 1979년 오사카시(大阪市) 우메다(梅田)에 첫 캡슐 호텔인 ‘캡슐 호텔 인 오사카(カプセルホテルin大阪)’가 문을 열면서부터 시작된다. 캡슐 호텔은 오사카에서 사우나를 경영하고 있던 나카노 유키오(中野幸雄)와 부하직원 후쿠니시토시부미(福西利文)의 발상으로 고안됐다. 그들은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구로 카와기쇼(黒川紀章)가 오사카 만국 박람회에서 전시한 캡슐주택을 참고해 그에게 디자인을 의뢰하게 됐고, 이를 통해 캡슐호텔의 형태가 완성된 것이다.
캡슐호텔은 큰 방에 2단으로 쌓인 캡슐 모양의 간이침대가 설치돼 있으며, 이용자는 이 캡슐에 들어가 취침하는 형태다. 캡슐 안에는 침구 외에 조명등, 환풍기, 알람시계, 라디오, (천장에 매달려있는) 소형 텔레비전 등이 갖춰져 있다. 이들은 누워서 조작이 가능하도록 기능적으로 배치돼 있다. 출입구는 객실의 다리 쪽 혹은 측면에 있으며,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나 커튼이 설치돼 있다.
캡슐호텔은 비즈니스호텔이 있는 도시의 번화가에 입지하며, 같은 건물 안에 사우나와 상점을 병설해 이용객들의 편리를 돕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캡슐호텔은 사우나, 상점 등과 함께 자리해 24시간 입욕이 가능한 시설도 많다. 또한 시설 내에 설치된 레스토랑과 마사지도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작지만 효율적인 캡슐호텔은 비즈니스호텔에 비해 이용 가격이 저렴하기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과 일본의 학생, 그리고 비즈니스맨 등 경비나 여비의 절약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또한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막차가 끊기는 등의 이유로 귀가 할 수 없어 숙박이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는 손님도 많으며, 비즈니스호텔이 만실이 될 경우 궁여지책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일본 외에는 이런 형태의 호텔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서양에서 온 관광객이 체험으로 숙박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캡슐호텔의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문제점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방음이 전혀 되지 않기 때문에 복도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나 다른 캡슐 이용객의 알람, 코 고는 소리 등으로 인한 소음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그리고 캡슐호텔의 캡슐은 일본의 법률상 가구로 취급됐기 때문에 문을 잠글 수 없다. 그래서 별도로 자물쇠를 설치할 수밖에 없는 불편함이 있다. 게다가 캡슐호텔의 역사가 40여 년 가까이 되면서, 그간 주요 이용 고객이 남성들이었기에 캡슐호텔 자체가 남성적인 이미지로 인식돼 여성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퍼스트 클래스를 형상화한 럭셔리 콘셉트
최근 일본에는 캐빈 호텔의 문제점들을 개선해 여성고객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대표적인 호텔 형태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퍼스트 캐빈(ファーストキャビン)’이다.
현재 퍼스트 캐빈은 철도 회사와 제휴한 뒤, 차례로 지역의 부유층이 사는 곳에 문을 열고 있다. 특히 방일 외국인의 증가에 따라 호텔 객실 부족이 만성화된 오사카와 교토京都 등의 지역에서 비즈니스호텔보다 저렴한 비용과 프라이버시 등을 배려한 ‘캐빈 호텔’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퍼스트 캐빈은 부동산 분야에서부터 설계, 디자인, 운영, 관리, 컨설팅까지 폭넓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2008년 7월 사업을 시작한 후 순조롭게 실적을 늘려 나가고 있다. 퍼스트 캐빈의 콘셉트는 기존의 저렴한 캡슐 호텔 개념을 깬 ‘럭셔리’라는 가치관을 내세운 소형 호텔이다. 시설의 특징을 살펴보면 명칭 그대로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객실을 빌딩의 한 플로어에 나열한 형식이다. 따라서 캐빈을 사전에 제작해 붙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저비용으로 호텔 개업이 가능하다.
구체적인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오사카에 거점을 둔 한신 전기 철도회사(阪神電気鉄道会社)는 퍼스트 캐빈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오사카시 후쿠시마구에 ‘퍼스트 캐빈 한신 니시 우메다(阪神西梅田)’(147실)을 개업했다. 이밖에도 2025년까지 철도 라인을 중심으로 6개점 정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퍼스트 캐빈은 2017년 내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교토의 아라시야마역에 직결된 상업 시설 내에 90~100개 정도의 객실 중 70%를 여성 전용으로 하는 호텔을 오픈할 예정이다. 아라시야마(嵐山) 지역의 숙박 시설은 고급 료칸이나 고급 호텔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아라시야마를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불만의 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바로 그러한 수요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퍼스트 캐빈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이라는 새로운 물결을 타고 철도의 주요 역, 시내 중심, 공항 등 비즈니스맨과 관광객 밀집 지역과 고급 주택가가 있는 땅값이 높은 지역에 꾸준히 호텔을 오픈하고 있다.

레이디 퍼스트, ‘퍼스트 캐빈’
퍼스트 캐빈의 주요 대상 고객은 캡슐호텔에는 거부감이 들고, 비즈니스호텔은 부담스러운 여성 관광객이다. 캐빈 호텔은 ‘비즈니스호텔과 캡슐 호텔 사이’라는 블루 오션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는 것이다. 캐빈 호텔은 캡슐 호텔처럼 여관법에 있어서는 간이 숙소로 분류돼 있으며, 요금은 4000~6000엔대로 비즈니스호텔보다 저렴하고 합리적이다.
객실의 공간을 살펴보면 ‘퍼스트 클래스 룸’은 4.4㎡, 천정 높이 2.1m로, 용적은 일반적인 캡슐 호텔의 약 4배이다. ‘비즈니스 클래스 룸’은 침대 하나에 해당하는 공간이지만, 천장의 높이는 퍼스트 클래스와 같다. 그리고 실내는 비행기의 최상급 클래스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비즈니스 고객뿐만 아니라 기존의 캡슐 호텔과 유스호스텔 등에 저항이 있었던 여성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것이다. 즉, 비즈니스호텔과 캡슐 호텔의 틈을 노린 블루 오션 전략의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투자 용이성 + 설치의 간편성
퍼스트 캐빈이 사업적으로 가장 매력 있는 부분은 투자가 용이한 사업성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오사카 지역의 경우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 역시 끊이지 않아 호텔 객실은 항상 부족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금액이 비교적 적으면서 설치 역시 쉬운 캐빈 호텔이 안성맞춤으로 보이고 있다. ‘퍼스트 캐빈 간사이국제공항(関西国際空港)’은 공항의 복합 시설 에어로 플라자 3층에 설치됐고, ‘호텔 닛코 간사이공항(ホテル日航関西空港)’의 경우 레스토랑 등의 일부로 사용된 공간에 설치됐다. 이렇게 설치의 용이성을 가진 퍼스트 캐빈 측으로서는 도시 지역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철도 회사와 제휴하는 이점은 크다.
필자가 퍼스트 캐빈의 도전에 주목한 이유는 비즈니스호텔 업계의 경쟁이 심화돼 가고 있는 한국의 현실 때문이다. 퍼스트 캐빈의 공간과 서비스 시스템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한국의 호텔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진 출처_
⑴ gigazine.net/news/20150308-first-cabin-compact-hotel
⑶ travel.rakuten.co.jp/HOTEL/142775/gallery.html
⑵ news.mynavi.jp/photo/news/2017/02/03/095/images/001l.jpg

전복선
Tokyo Correspondent
럭셔리 매거진 ‘HAUTE 오뜨’에서 3년간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경험을 쌓은 뒤, KBS 작가로서 TV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인쇄매체에 이어 방송매체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 후 부산의 Hotel Nongshim에서 마케팅 파트장이 되기까지 약 10년 동안 홍보와 마케팅 분야의 커리어를 쌓았으며,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의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현재 도쿄에 거주 중이며, 다양한 매체의 칼럼리스트이자 <호텔&레스토랑>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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