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꾸옥 섬은 베트남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그동안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펜데믹 기간에는 내국인에게 도시를 벗어나 해변의 리조트를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도 5월 인천발 비엣젯을 시작으로 현재는 한국에서 매일 9편의 직항이 푸꾸옥으로 운행 중이다. 몇몇 호텔/리조트들은 한국인 관광객이 없으면 영업 자체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제 대만, 태국, 홍콩에서도 매일 직항편들이 운행되면서 더 다양한 나라에서 푸꾸옥을 방문하고 있다. 펜데믹 전인 2019년과 비교해서 1500객실 이상의 호텔 객실 공급이 늘어났고, 아직은 수요를 상회하는 공급과잉으로 객실료도 기타 관광지에 비해서 훨씬 매력적이라는 것이 푸꾸옥을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수요가 단기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푸꾸옥 관광산업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더 큰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호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푸꾸옥의 변화와, 푸꾸옥이 어떻게 더 다양한 고객군을 유치할 수 있을지 푸꾸옥의 발전방향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한 섬
아직 푸꾸옥에서 호핑 투어/보물섬 투어/스노클링 등 해양 스포츠가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고객군들이 많다. 필자가 근무하는 JW 메리어트 푸꾸옥의 경우에도 매일 다양한 리조트 인/아웃도어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가 있지만, 상당수 고객들의 경우 리조트에 온 이후에나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푸꾸옥은 해양 스포츠가 다양하다’라는 인식이 적고, 섬에서 가능한 액티비티에 대한 이해도도 낮다. 이는 적극적인 마케팅의 부족해서 나온 결과로 보여진다.
현재 푸꾸옥 남부에서 시작하는 호핑투어는 예약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문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푸꾸옥 남부 케이블카의 종착역인 혼똠섬을 포함해 다양한 섬들이 주로 남부에 포진돼 있어, 푸꾸옥의 자연 환경을 경험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발리의 경우 요가, 명상, 지프투어, 해양 스포츠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의 수요가 많다. 푸꾸옥 또한 가능하지만, 적극적인 홍보가 없고, 개별 리조트들만의 홍보로 이뤄지고 있어서 효과가 미비하다. 이 부분은 베트남 정부와 푸꾸옥 시에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타깃 마켓에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골프 투어가 가능한 푸꾸옥
골프 투어로 푸꾸옥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얼마나 있을까. 푸꾸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빈그룹에서 운영하는 빈펄 골프장(18홀)만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급 골프시설을 통해 골프 여행지로서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선그룹에서 만든 에스츄리 붕바우 골프장이 그 예다. 에스츄리 붕바우 골프장은 푸꾸옥의 붕바우 해변 인근에 위치한 18홀, 파 72 코스로 약 7508야드에 달하는 길이를 자랑한다. 세계적인 골프 설계 회사 IMG가 협력해 만든 이 골프장은 울창한 숲에서 시작해 해변으로 이어지는 ‘포레스트 투 시’ 콘셉트를 채택, 푸꾸옥의 자연미를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이다.
첫 9홀은 푸꾸옥의 원시림을 배경으로 하며, 후반 9홀은 해변을 따라 이어져 골프와 자연의 완벽한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14번 홀에서는 탁 트인 바다 전망과 함께 일몰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골퍼들이 선호한다. 이제 빈펄 골프장과 에스츄리 붕바우 골프장을 연계해 골프 관광 상품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두 골프장 모두 18홀의 정규홀을 가지고 있고, 각 골프장의 매력이 다르므로, 골프 목적으로 푸꾸옥으로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선그룹사와 빈그룹사 모두 골프 투어에 가능성을 보고 지속적으로 골프장 환경에 투자 중이며, 한국의 골프 전문 여행사들과도 MOU를 맺는 등 타깃 마켓에 집중하고 있다.
데스티네이션 웨딩 / 허니문
푸꾸옥은 아직 데스티네이션 웨딩이나 허니문으로 찾는 손님이 많지 않다. JW 메리어트 푸꾸옥의 경우 1년에 대략 10~12건의 데스티네이션 웨딩을 유치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폭발적인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지만, 다양한 나라의 고객들이 푸꾸옥을 웨딩 적합지로 생각하고 있다. 인도, 홍콩, 호주 등 다양한 규모와 웨딩 스타일에 맞춰 럭셔리 데스티네이션 웨딩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인도의 경우, 2~3일에 걸쳐 150~300명 가량의 지인들을 초대해 성대하게 치루는 웨딩으로 유명하다.
올해 JW메리어트 푸꾸옥에서는 3박 4일간 400명 가량의 인도 고객들이 Buy-Out(리조트 대관)형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한 케이스가 있었다. 리조트에서만 진행한 것이 아니라, 오너사인 선그룹에서 운영 중인 선셋타운을 활용해 저녁 만찬과 세레모니를 함께했다.
이는 베트남 미디어에서도 거론됐고, 웨딩 이후에 인도 각지에서 웨딩 문의를 받았다. 아쉽지만 아직까지는 인도에서 푸꾸옥 직항이 운영되지 않아 항공편과 관련한 어려움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에는 인도, 홍콩 등 여러 웨딩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푸꾸옥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하려고 계획 중이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마케팅이 현시점 가장 필요해 보인다.
한국에서도 푸꾸옥으로 허니문 투어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고, 올해 초에는 허니문 전문 업체들이 푸꾸옥을 3박 4일 방문해 허니문 투어 가능성을 확인하고 가기도 했다. 이처럼 푸꾸옥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충분한 숙박업소의 공급은 웨딩/허니문의 수요에 적합하고, 더 많은 항공편의 증편을 통해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MICE 데스티네이션
직항편이 증가하면서 기업체들의 MICE 그룹 요청이 늘고 있다. 한국, 대만, 홍콩의 경우 비교적 짧은 비행시간으로 인해 큰 규모의 단체 이동이 용이하고, 데일리 항공편이 생겨 일정 조정에 용이해졌다. 따라서 올 4분기에는 푸꾸옥의 여러 호텔들이 한국 인센티브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11월 푸꾸옥의 한 호텔에는 1000명이 넘는 기업 인센티브 방문이 예정돼 있다. 아시아권을 제외하고도 미국, 호주, 유럽 등 롱홀마켓의 경우도 기업체 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고, 올해에는 구글,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기업들도 푸꾸옥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다만 푸꾸옥에는 아직 대형 컨벤션 센터 공급이 미비하다. 북쪽에 빈그룹에서 운영하는 대형 컨벤션센터와 남쪽 선그룹에서 최근 건립한 선 시그니처 갤러리(700명 수용 가능)가 있지만, 2000명 이상의 기업체 인센티브를 겨냥한다면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태국과 발리처럼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MICE 홍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관광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데스티네이션 홍보를 한다면 다양한 나라들의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기업의 유기적인 공조와 홍보 요구
현재 푸꾸옥은 직항편이 있는 국가들에게 인기있는 관광지가 됐고, 이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이제 푸꾸옥을 방문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기타 관광지보다 가까워서 등 단편적인 이유로만 푸꾸옥을 찾는다면, 이는 지속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푸꾸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앞서 기술한 것처럼 웨딩, 허니문, 골프, 기업체 MICE 그룹 등 여러 목적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푸꾸옥의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격 경쟁만이 아니라, 퀄리티 있는 관광 상품의 개발을 촉진시킬 것이고, 장기적으로 푸꾸옥의 발전 방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와 기업들의 유기적인 공조와 데스티네이션 단위의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