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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호텔 닛코 나리타 ホテル日航成田 , 호텔 안의 보육 시설 ‘나리타 하늘 어린이집’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는 하나, 아직 일과 육아는 여전히 공존하기 만만치 않은 과제다. 그리고 역시 아빠들의 참여가 증가됐다고는 하나, 아직 엄마들이 더 큰 부담을 갖게 되는 것이 바로 육아 문제기도 하다. 최근에 이런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직원의 목소리에 답하는 형식으로 보육 사업을 시작한 호텔 기업이 등장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호텔 그룹의 하나인 호텔 닛코 나리타가 그 주인공이다.


일하는 여성과 보육대란
일본 다이이치생명(第一生命) 경제연구소는 2018년 8월 여성들의 출산 후 퇴직으로 발생하는 경제 손실이 1.2조 엔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기업 내에서 여성이 출산 후 퇴직한 경우와 계속 일을 했을 경우를 비교했을 때 두 그룹 사이에는 일을 계속한 그룹의 경제적 수익이 높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느끼는 행복감도 크다고 한다. 출산 후 육아에 전념한 여성들의 경우 시간이 지난 후 느끼게 되는 상실감과 박탈감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소프트 브레인필드 주식회사는 지난 6월 육아 경험이 있는 84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 “출산 후 직장에 복귀해서 좋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복귀하길 잘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72.1%에 달한 반면, “복귀하지 않았으면 좋을 것 같다.”는 3.9%에 그쳐, 많은 사람들이 출산 후 복귀에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두 조사에서는 출산 후 가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회와 단절된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생기는 고독감과 불안감에 많은 여성들이 힘들어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에서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장본인으로서 조사 결과에 격하게 공감한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문제로 돌아가서 왜 여성들은 출산 후 직장을 떠나는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아기를 돌봐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육원에 맡길 수 없기 때문”, “육아와 일의 양립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 출산 후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보육 교사와 보육원 수의 부족으로 아이를 맡기기 힘든 이른바 ‘보육대란’은 최근 일본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어린이 보육시설을 호텔 안으로
최근 일본에서는 여성들의 이러한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여성 직원의 목소리에 답하는 형식으로 보육사업을 시작한 기업이 등장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호텔 그룹의 하나인 호텔 닛코 나리타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직원들의 육아와 일을 양립시키기 위한 해결책으로 보육 시설을 호텔 내에 오픈한 것이다. 사실 호텔이라는 사업은 공간 자체가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영업공간을 직원들을 위해 할애하는 이런 선택은 매우 놀랍다.



호텔 닛코 나리타 호텔에 탄생한 ‘나리타 하늘 어린이집’은 출산 후 아이를 기르며 근무하기를 바라는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때마침 정부 또한 보육원 대기 아동 문제의 해소와 일과 육아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 주도형 보육사업 즉 직장 어린이집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러한 니즈와 사회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닛코 나리타는 호텔 내에 어린이집을 개원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이 어린이집은 직원들의 필요에 의해서 시작된 만큼 이용할 수 있는 대상 역시 호텔 닛코 나리타 직원, 협력회사, JAL(일본항공) 그룹의 자회사 직원들이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닛코 나리타에 숙박을 하거나 레스토랑과 연회장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일시적으로 이곳의 보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텔과 항공사의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고려해 나리타 하늘 어린이집은 현재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을 포함해서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되고 있다는 점 역시 이색적이다.


호텔의 품격과 비행기의 꿈을 담은 곳
호텔 닛코 나리타의 ‘나리타하늘 어린이집’은 호텔 별관 2층 전체 객실을 개조해 만들어졌다. 객실을 리노베이션한 교실들은 저마다 바다와 강과 산이 표현돼 있으며, 각각의 교실 디자인은 아이들의 성장에 맞춰 구성됐다. 게다가 교실마다 ‘이사무 노구치’와 ‘아르네야콥센’ 등과 같은 세계 유명 디자이너의 소파가 놓여있는데, 이는 아이들이 실제로 작품에 가까운 가구들을 만지고 체험하도록 해서 아이들이 정말 가치있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니, 가히 호텔의 품격을 담은 곳이라 할 만하다. 이곳에서 매일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으로 예술적인 감성을 갖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또한 어린이집이 나리타공항과 인접해 있고, 부모들의 직업이 공항과 관계된 만큼 전체의 디자인 키워드는 바로 ‘하늘, 비행기 세계’다. 이러한 콘셉트를 뒷받침하듯 원내 중앙 복도는 활주로를 본뜬 디자인으로 만들었고, 천장에는 비행기의 오브제가 장식돼 있다. 시설 운영은 도쿄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해 온 주식회사 ‘one roof’에 위탁해, 전문성을 가진 스태프들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이곳의 정원은 전체 100명으로, 연령 구성은 생후 57일~초등학교 취학 미만 아동들이다. 요금은 매월 0세 는 3만 5900엔, 1세는 3만 5700엔, 2세는 3만 5700엔, 3세 3만 6000엔, 4~5세 2만 7100엔으로 책정돼 있다. 그리고 호텔 고객 등 일시적으로 이 시설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 시간당 0~2세는 1500엔, 3~5세는 1000엔의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나리타라는 국제공항이 위치한 지리적 환경 때문인지, 이 어린이집은 인터내셔널한 분위기가 넘쳐흐른다. 실제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책임지는 원장도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여성인 카스니디 실바가 취임했다. 또한 아이들을 직접 돌보는 보육교사 역시 절반 정도를 외국인 혹은 외국 국적을 가졌던 일본인으로 채용해 영어로 운영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이 곳 어린이집의 아동들이 성장했을 때 세계 어디에서든지 행복한 생활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호텔의 자구책이 갖는 사회적 의미
나리타공항 구역 내에는 현재 약 3500명의 JAL그룹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3번째 활주로 건설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향후에도 공항의 인력수급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나리타의 지자체와 일본공항은 나리타공항에 근무할 우수한 인력의 확보가 중요한데, 특히 여성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린이집의 개원은 매우 적절한 전략이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호텔 안에 어린이집을 만드는 일이 생각처럼 쉽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호텔 닛코 나리타 별관 2층을 개조하고 어린이집으로 만들다 보니, 호텔 총 객실 수는 705개에서 685 개로 줄어들었다. 그러다보니 수익이 일부 감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호텔 닛코 나리타의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보육시설을 확보한 것은 객실을 줄이는 것 이상의 가시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바로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호텔 내의 어린이집은 기업이 여성 인력을 확보하고 지원하는 데 국가의 제도가 바뀌는 것을 기다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이러한 능동적 대처는 호텔이라는 공간의 가치를 고객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전복선 Tokyo Correspondent
럭셔리 매거진 ‘HAUTE 오뜨’에서 3년간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경험을 쌓은 뒤, KBS 작가로서 TV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인쇄매체에 이어 방송매체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 후 부산의 Hotel Nongshim에서 마케팅 파트장이 되기까지 약 10년 동안 홍보와 마케팅 분야의 커리어를 쌓았으며,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의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현재 도쿄에 거주 중이며, 다양한 매체의 칼럼리스트이자 호텔앤레스토랑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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