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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간쯔우 guntû, 바다 위의 료칸


예술과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섬 나오시마(直島). 최근 스타일리시한 건축물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오노미치(尾道)와 후쿠야마(福山)가 인접한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 바다에 또 하나의 유니크한 호텔이 생겼다. 모던하게 재해석 된 일본의 민가(民家)가 바다에 떠 있는 듯한 크루즈 호텔이 탄생한 것이다.


건축과 예술의 지역 세토나이카이를 항해하는 호텔
일본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고급 크루즈 호텔 ‘간쯔우(guntû)’는 2017년 10월에 첫 선을 보였다. ‘간쯔우’는 건축과 예술의 섬으로 알려진 이 일대의 지역을 돌면서 새로운 볼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에서 예술과 건축의 섬으로 유명한 나오시마(直島)는 이미 섬 자체가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아 일본을 찾는 예술 관련 분야의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이와 함께 오노미치(尾道)와 후쿠야마(福山)지역은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에서 근래 몇 년간 건축을 통한 지역 활성화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본지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복합 시설 ‘Onomichi U2(창고를 개조한 곳으로 이색적인 자전거 호텔이 있다)’가 위치했는데, 이외에도 이곳에서 새로운 예술관련 건축물이 속속 등장해 핫한 곳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바로 지역의 가치를 돌아 볼 수 있는 호텔이 있으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바다 위에 떠 있는 호텔 ‘간쯔우’인 것이다.



바다 위에 떠있는 료칸
‘간쯔우’는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건축가 호리베야스시(堀部安嗣)의 설계로 만들어졌으며, 일본 전통 고급 료칸을 연상시키는 구조를 가진 크루즈다. ‘간쯔우’는 크루즈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서양식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일본식 디자인으로 이뤄졌다. 일본의 어느 마을에서 본 듯한 나무로 만든 민가(民家) 모양의 삼각형 지붕은 이 커다란 선박이 세토나이카이 바다, 산, 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 전체 길이 약 80m, 약 3층 규모의 여객선이 주위 풍경과 일체된 느낌을 주는 것은 이 삼각형 지붕을 비롯한 외관뿐만 아니라 선내에도 목재를 아낌없이 사용한 덕분이다. 실제로 삼치와 노송나무, 밤나무 등 11종류의 목재를 풍부하게 사용한 선내는 고급스러움과 함께 편안함과 아늑한 느낌을 준다.



객실 수 총 19개로 크지는 않지만, 그러한 희소성 덕분에 더 특별함이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승선 가능한 고객은 최대 38명이지만, 승무원은 46명으로, 고객보다 직원 수가 더 많은 셈이니 서비스의 퀄리티는 쉽게 짐작이 가능하다. 럭셔리한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된 객실은 저마다 ‘간쯔우’의 특별함을 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하나 밖에 없는 더 간쯔우 스위트는 90㎡의 넓이에 노천탕과 테라스까지 갖춰져 있어 그야말로 바다위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를 경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더 간쯔우 스위트 룸은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는 부분 외에 또 다른 매력이 있는데, 이는 바로 창밖 전경을 180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박의 경우 조타실은 선박의 운항이 가장 잘 보이는 앞머리에 위치하고, 선박의 측면에 객실이 있는 구조가 일반적인 데 반해, 간쯔우의 스위트룸의 경우 일반적인 조타실의 자리에 위치했기 때문에 배의 진행 방향으로 180도 파노라마의 전경을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쯤 되면 영화 <타이타닉>의 유명한 뱃머리 신을 객실에서 연출할 수 있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상황이다.



간쯔우에 승선을 하면 먼저 와인, 샴페인 등 웰컴 드링크가 제공되는데, 이는 세토우치(瀬戸内) 바다의 아름다운 섬 사이를 항해하는 황홀함이 승선과 동시에 시작된다. 출항을 하면 객실과 라운지, 카페, 바, 스시 바, 스파, 뷰티 살롱과 피트니스 센터까지 모두 갖춘 선내의 서비스 시설을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식사도 간쯔우의 매력 포인트인데, 메인 다이닝의 메뉴는 도쿄(東京)의 하라주쿠(原宿)에 있는 전통 일본 요리집 시게요시(重よし)가 감수를 한 것으로, 세토나이카이의 도미를 비롯한 신선한 해물과 산지의풍부한 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간쯔우 호텔은 한가로운 여유와 힐링을 느끼기에도 제격이다. 어디에 갈지 무엇을 먹을지, 복잡한 여행 계획은 필요 없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 신선한 해물 요리나 여유로운 휴식에 대한 기대를 갖고 승선만 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모든 것은 간쯔우 안에 준비돼있다.




간쯔우의 항해 루트
그럼 여기서 간쯔우가 어떤 루트로 세토나이카이를 항해하는지 살펴보자. 항로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변화는 있지만 크게 두 가지다. 일본 국보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도 등록돼있는 이츠쿠시마 신사(厳島神社)가 있는 미야지마(宮嶋) 등을 둘러보는 서쪽 코스와 지브리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의 무대가 된 항구 도시 도모노우라(鞆の浦)와 나오시마등 아트 섬을 둘러싼 동쪽 방향 코스다. 특이한 것은 간쯔우는 모항 부두를 떠난 후 어느 항구에도 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밤바다에서 닻을 내리고 정박할 뿐이다. 미야지마(宮島)나 나오시마(直島) 등 낙도를 방문 하고 싶을 때는 간쯔우에 탑재돼 있는 2척의 10인승 소형 선박 ‘텐더 보트’를 바다에 내려 간쯔우에 설정된 교주(부잔교)에서 원하는 섬으로 향하면 된다. 텐더 보트로 세토(瀬戸)의 섬을 방문하는 선외 체험도 배의 매력 중 하나다. 간쯔우 항해 프로그램은 전체 2박 3일과 3박 4일 코스 중에 선택하면 된다. 히로시마 오노미치에 있는 Bella Vista Marina에서 출발하고 도착하며, 마리나에서 히로시마(広島) 공항, JR 후쿠야마(福山)역까지 교통편을 제공한다.


일본의 크루즈 산업
일본의 크루즈 산업의 발전을 보면,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쟁에서 선박 회사가 크루즈 사업에 의욕을 표명했는데, 사실상 이것이 일본 크루즈의 시작이었다. 돌이켜 보면 버블 경기가 붕괴하는 시점인 이 때 업계에서는 향후 크루즈 시장 목표를 100만 명으로 정해 크루즈 산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1991년에 「아스카(飛鳥)」가 일본 국적 최대 여객선으로 등장했을 때 이미 일본은 버블 후유증과 경제 침체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후, 1995년 크리스탈 심포니와, 2000년에 스타 크루즈가 취항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크루즈 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저가격대의 서비스 상품을 내놓았지만 크루즈 산업의 활성화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


이처럼 사실 일본의 크루즈 산업은 지금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지리적 조건을 들 수 있다. 세계 크루즈 지역으로 유명한 카리브해, 지중해, 알래스카, 북유럽 등의 해역에 비해 일본 근해의 해상 기상 조건은 좋지 않다. 일본 근해에서 편안하게 크루즈를 즐길 수 있는 시즌이 짧고 운항 해역을 계속 바꿔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또한 일본 연안과 주변에 매력적인 기항지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일본 각지의 항구가 전혀 매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최대의 크루즈 지역 카리브해의 매력과 비교하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런 문제를 ‘간쯔우’는 훌륭하게 해소하는 듯하다. 왜냐하면 나오시마를 비롯한 크루즈에 적합한 기항지가 있고, 코스도 두 종류가 있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박 자체도 일본인에 적합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져있어 크루즈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과 거부감을 해소시킬 수 있다. 유유자적 정취와 여유를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일본의 료칸식 크루즈라는 새 선택지가 주어졌다.


전복선 Tokyo Correspondent
럭셔리 매거진 ‘HAUTE 오뜨’에서 3년간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경험을 쌓은 뒤, KBS 작가로서 TV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인쇄매체에 이어 방송매체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 후 부산의 Hotel Nongshim에서 마케팅 파트장이 되기까지 약 10년 동안 홍보와 마케팅 분야의 커리어를 쌓았으며,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의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현재 도쿄에 거주 중이며, 다양한 매체의 칼럼리스트이자 호텔앤레스토랑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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