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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2 (금)

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스이란(翠嵐)럭셔리 컬렉션 호텔 교토

자부심에 명성을 더하라


도쿄(東京)는 일본의 중심이지만, 교토(京都)는 일본의 자부심이다. 교토는 미국의 유력 여행 잡지의 독자 투표에서 2년 연속 인기 도시 1위를 획득하는 등 명실공이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평가받고 있으나, 넘치는 관광객에 비해 부족한 숙박시설이 항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에 대해 교토시는 ‘양보다는 질’이라는 전략을 세우고 럭셔리 호텔 유치, 관광 콘텐츠 상품화에 팔을 걷고 나섰고, 이처럼 교토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 해결책을 대변하듯 등장한 호텔이 바로 ‘스이란(翠嵐) 럭셔리 컬렉션 호텔 교토’다.



세계 유산과 역사적 건축물의 만남
교토(京都)아라시야마(嵐山)의 호주카와(保津川)에 인접한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의 최고급 호텔 브랜드 ‘스이란(翠嵐) 럭셔리 컬렉션 호텔 교토’는 2015년 3월 오픈했다. 스타우드는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호텔 운영사로 약 100개국에서 1200개의 호텔을 소유 및 운영하고 있다. ‘세인트 레지스’, ‘웨스틴’, ‘쉐라톤’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호텔 9개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급 클래스로 자리매김한 ‘럭셔리 컬렉션'을 세계 30개국에 85개 이상을 보유 중이며, ‘스이란’은 일본 제 1호 럭셔리 컬렉션이다.
아라시야마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호주카와(保津川)를 따라 가다 보면 해발 381m의 자연 경관이 펼쳐지는 아라시야마의 완만한 능선을 배경으로 한 그림 같은 곳에 일본식 전통 문이 눈길을 끄는데, 바로 그 문 안 쪽에 약 1630평의 부지에 스이란(翠嵐)이 있다. 스이란 교토의 오랜 역사를 느끼게 하는 문을 들어서면 100년 이상 된 초가지붕의 운치 있는 건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차실로 아라시야마의 절경을 바라보면서 다과와 간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차실 옆에는 일본 정원이 있고, 그 안쪽에는 1899년에 가와사키 중공업의 창업자인 가와사키소조(川崎正蔵)가 세운 별장으로 아라시야마 저택으로 불리는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레스토랑 ‘교 스이란’이 있다. 호텔 바로 근처에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사찰인 텐류지(天龍寺)가 있으며, 이 지역은 옛날부터 일본의 귀족들이 뱃놀이를 즐기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관광 체험 프로그램과 프렌치를 가미한 일본식 요리
스이란은 세계문화유산과 역사적 건축물, 아름다운 자연과 인접하고 있다는 좋은 위치뿐만 아니라 특별한 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현지 관광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갖춘 호텔 스텝들이 레스토랑 예약 및 교통편 예약 등 안내로 일반 업무는 물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의 정보 제공과 지원에 노력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실제로 호텔의 웹사이트에는 다양한 관광체험 프로그램이 소개돼 있다. 최근 세계유산인 사찰과 제휴해 평상시 견학이 어려운 소장물이나 건물의 특별 관람 투어를 준비했다. 또한 호조카와가 보이는 일본정원과 차실에서 유명한 작가를 초청해 야외 다과회와 요가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리고 보통 일본 료칸에서는 객실에서 저녁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 호텔은 1층의 레스토랑 ‘교 스이란’에서 아침과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역사적인 건물의 운치 있는 공간에서 요리를 즐긴다.’는 호텔의 콘셉트 때문에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다. 요리는 일본, 프랑스 요리의 요리사에 의해 고안된 디너 코스와 일본식 아침 식사를 맛볼 수 있다. 저녁은 일본의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스타일에, 프랑스의 미의식을 융합시킨 메뉴가 제공된다. 물론 식재료는 교토의 전통 채소를 듬뿍 사용하고 있다.



양보다 질
연간 5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교토. 미국의 유력 여행 잡지의 독자 투표에서 2년 연속 인기 도시 1위를 획득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평가받고 있지만, 교토시의 관광정책 관계자는 아직까지 극복해야할 과제가 많다고 한다. 사실, 교토시는 신사, 절 등이 관광지로서 많은 관광객을 수용하고 있지만, 관광수익이 낮고 법인세가 과세되지 않는 종교 법인이 많은 관계로 세수가 부족한 과제가 있었다. 따라서 교토시는 관광정책에 있어서 ‘양보다 질’이라는 방향을 내세웠다. 바로 ‘여행자의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 ‘현지에서 소비하는 금액을 늘려 나갈 것’, ‘시민 생활과 공존시켜 나갈 것’ 등 세 가지 방향이다.
이를 위해 교토시가 구체적으로 제시한 대안은 럭셔리 호텔 유치다. 교토시가 관광수익을 늘리기 위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가 숙박시설의 확충인데, 특히 부유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럭셔리 호텔 유치를 선택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호텔의 숙박단가를 올릴 수 있고, 숙박업소가 이익을 더 낼 수 있도록 하며, 국제회의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토시는 국제회의를 유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호텔이 적기 때문에 MICE산업이 부진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교토 시내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외국계 럭셔리 호텔의 개업이 잇따르고 있다. 2006년에 ‘하얏트 리젠시 교토’, 2014년 2월에는 ‘리츠 칼튼 교토’ 개업에 이어, ‘포시즌 호텔 교토’도 2016년 올해 안에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런 외국계 럭셔리 호텔의 대부분은 시내 관광이나 접근하기 편리한 교토 시내의 중심부에 진출한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객실 수도 100개 이상으로 규모도 크다. 한편, 스이란은 럭셔리 컬렉션이지만 중심부에서 떨어진 아라시야마 리조트에 소규모 호텔이다.
교토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의 경우, 호텔을 설립하고 운영할 때 되도록이면 많은 객실을 확보하고 많은 숙박객을 받아 이익창출을 극대화하는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스이란처럼 서비스의 규모에 맞는 객실 수를 설정하고 그리고 그에 맞는 디자인을 갖추는 것은 숙박객을 많이 받으려는 양적확대의 호텔경영과는 차별화 되는 부분이 있다. 즉, 질적인 면에서 높은 수준의 가치를 두는 것이 호텔을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선행돼야 한다는 가치관이 스이란에 내재돼 있는 것이다.
요사이 한국에는 중국관광객이 늘어나자 새로운 호텔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가능한 많은 숙박객을 받으려는 양적확대의 전략이 전개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이런 전략은 관광객 붐이 일어났을 경우 성공할지 모른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번 찾은 고객들이 두 번 세 번 그리고 자식 세대까지 찾는 곳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역시 질적인 부분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일본의 경영자들은 나이테 경영이라는 경영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이테 경영이란 아무리 구매 수요가 많더라도 그 제품 혹은 서비스의 공급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다. 이것은 일시적인 붐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흔들리지 않고 서비스와 제품의 공급량을 기업이 주도권을 가지고 질적인 부분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나이테 경영의 철학이 관광객이 넘쳐나는 교토라는 지역에서조차 양보다 질을 우선한 콘셉트를 확립한 스이란의 사례는 양적 확대에 의존하는 우리의 호텔시장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전복선
Tokyo Correspondent

럭셔리 매거진 ‘HAUTE 오뜨’에서 3년간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경험을 쌓은 뒤, KBS 작가로서 TV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인쇄매체에 이어 방송매체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 후 부산의 Hotel Nongshim에서 마케팅 파트장이 되기까지 약 10년 동안 홍보와 마케팅 분야의 커리어를 쌓았으며,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의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현재 도쿄에 거주 중이며, 다양한 매체의 칼럼리스트이자 <호텔&레스토랑>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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