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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리조트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HOTEL GRAPHY NEZU

공유 공간의 가치에 주목한 소셜 아파트


일본에는 셰어하우스보다 개인의 공간과 시간이 보장되고, 게스트룸보다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호텔보다 투숙객 간의 커뮤니티가 활발한 소셜 아파트라는 개념이 있다.
소셜 아파트의 공유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가치에 주목해 여행객을 대상으로 만든 ‘호텔 그라피 네즈HOTEL GRAPHY NEZU’가 흥미롭다.


(위) 공용라운지, (가운데) 공용 키친, (아래) 공용 옥상


새로운 주거 개념, ‘소셜 아파트’
소셜 아파트는 조금 거창하게 말해 주거하는 사람의 세계관을 넓힐 수 있는 새로운 거주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 주거 형태인 셰어하우스와는 달리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아파트 수준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스타일이다.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입주자들이 모이는 라운지 같은 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소셜 아파트다. 소셜 아파트에서는 일반 주거 공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공유 공간에서 사람들의 교류를 통해 보다 풍부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다. 소셜 아파트라는 새로운 주거 개념을 일본에서 펼쳐온 주역이 바로  ㈜글로벌 에이전트グローバルエージェンツ이다. 글로벌 에이전트는 수도권에 35개동 1800세대의 주민 교류형 아파트인 ‘소셜 아파트’ 사업을 핵심으로, 그 외에도 호텔 2곳, 음식점 4곳을 비롯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사업을 다루고 있다. 그중 소셜 아파트의 공유 공간에서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하며 생겨나는 새로운 가치에 주목해 여행객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 바로 호텔 그라피 네즈다.


(위) 디럭스룸, (아래) 공용 라운지


호텔 그라피 네즈
호텔 그라피 네즈는 도쿄 지하철 치요다센千代田線 네즈根津역 근처에 있다. 이곳은 도쿄 대학東京大學, 도쿄 예술 대학東京藝術大學 등이 인접한 한적한 주택가다. 도쿄에서도 유명한 관광지인 우에노上野에서 가깝긴 하지만 학술적인 느낌의 분위기가 감도는 조용한 거리인데, 바로 이곳에 유럽의 대학 기숙사와 같은 공간을 연상시키는 호텔 그라피 네즈가 있다. 이 호텔의 주요 고객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여행자이며, 일본에 온 해외 여행자 중 단기 숙박뿐 아니라 장기 체류자도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이 호텔에는 장기 숙박자가 40%, 여행객이 60% 정도이고, 여행객의 90%는 외국인이라고 한다.
객실 요금은 가장 저렴한 싱글 객실 7000엔에서부터 가족이 함께 묵을 수 있는 디럭스 2만 5000엔까지 폭넓다. 작은 객실의 경우 공용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점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깔끔한 디자인의 샤워실과 화장실을 이용한 후기는 대부분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반응이다.
객실 외 호텔의 시설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이 바로 모든 숙박객이 이용할 수 있는 공동 거실이다. 이 거실에는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소파 외에도 애플 컴퓨터가 있어 마치 실리콘밸리의 IT기업 같은 자유로운 사무실 느낌이 난다. 그리고 거실에는 일반 호텔에서는 볼 수 없는 주방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일본인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여행자가 다양한 가정식 요리를 만드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호텔이 주목 받는 이유 중의 하나가 외국인 여행객의 이용이 많다는 것인데, 그 때문인지 직원들도 영어에 능통하다. 호텔을 운영하는 글로벌 에이전트는 이 호텔을 통해 국제 교류를 도모하는 살롱과 같은 공간을 창출하고 싶었다고 한다.


(위, 가운데) 카페 테라스, (아래) 카페 조식


투숙객과 지역 주민의 커뮤니티 공간, 카페&라운지
호텔의 1층에는 카페&라운지가 있다. 글로벌 에이전트는 고코쿠지(護國寺)의 소셜 아파트 ‘WORLD NEIGHBORS’에 카페를 만든 후 평판이 좋아 호텔그라피네즈에서도 투숙객의 편리를 생각해 만들었다고 한다.
카페의 메뉴는 아침 식사로 오차즈케, 점심 메뉴, 저녁의 술과 안주까지 전 세계에서 온 고객이 기호에 상관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를 폭넓게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계란말이 샌드’와 같이 일식의 특징을 살려 외국인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 메뉴도 많다.
카페가 생긴 후, 지역 주민도 호텔을 찾게 됐다고 한다. 원래 이 호텔은 숙박객과 지역 주민의 교류가 생기는 것을 목적으로 했는데 카페가 생기면서 그것을 이뤘다. 카페의 영업시간은 8시 30분~23시, 점포 면적은 실내와 테라스를 합쳐 약 12평. 좌석 수 실내 20석, 테라스 6석이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 제공
공유 자전거(셰어사이클)는 여러 사이클 포트 중 원하는 장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원하는 장소에서 놓아두면 되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다. 2007년 파리에서의 성공을 계기로, 런던에서는 런던올림픽을 맞아 도입됐다. 2013년부터는 뉴욕에서 대규모로 전개돼 시민의 다리로, 또 관광객의 이동 수단으로 이용되는 중이다.
고키고키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일본의 공유자전거 서비스 프로젝트인 ‘COGICOGI SMART!’(www.cogicogi.jp)는 자전거에 장착한 스마트 잠금장치를 스마트폰으로 조작해 대여와 반납을 할 수 있다. 2015 년 4월 다이칸야마代官山 T-SITE, 다이칸야마代官山 LOG ROAD, 시부야渋谷 PARCO 등에서 처음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서비스 개시 이후 일본 거주자뿐 아니라 많은 방일 관광객들이 이용하고 있다.
호텔 그라피 네즈에는 호텔 정면에 바로 이 ‘COGICOGI SMART!’ 사이클 포트가 있어 숙박객과 여행객에게 인기가 있다. 호텔 그라피 네즈를 시작으로 우에노上野, 아사쿠사浅草, 스카이트리 영역에서도 서비스 제공을 시작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을 찾는 대부분의 여행객은 일본의 호텔 객실이 협소해 불편함을 느낀다고 한다. 출장으로 비즈니스호텔에 묵을 때는 좁은 방에서 작업하고 편의점의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해결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호텔 그라피 네즈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공유 공간을 마련했다. 이 공간에서는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이 느끼는 외로움까지 해소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비즈니스호텔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비즈니스호텔의 핵심인 효율성과 합리성을 높이려는 경쟁이 한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호텔 그라피 네즈의 사례를 보면 효율성이나 합리성도 중요하지만, 그곳에 머물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공유 공간에서 여행객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느끼게 되는 가치에 주목한다면 획일적인 호텔 서비스에서 나아가 따뜻한 무언가를 더하게 될 것이다.


전복선
Tokyo Correspondent
럭셔리 매거진 ‘HAUTE 오뜨’에서 3년간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경험을 쌓은 뒤, KBS 작가로서 TV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인쇄매체에 이어 방송매체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 후 부산의 Hotel Nongshim에서 마케팅 파트장이 되기까지 약 10년 동안 홍보와 마케팅 분야의 커리어를 쌓았으며,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의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현재 도쿄에 거주 중이며, 다양한 매체의 칼럼리스트이자 <호텔&레스토랑>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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