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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7 (일)

최경주

[Global Networks] 진정한 소셜 공간으로 거듭나다, 에디션 싱가포르

 

얼마 전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코로나19로 쫓겨나듯 싱가포르를 탈출한 이후 만 4년 만의 방문이다. 그사이 많은 호텔들이 리브랜딩과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롭게 탄생했고 신규 호텔과 싱가포르에서는 처음 선뵈는 ‘EDITION’이나 ‘ARTYZEN’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등장도 눈에 띈다. 새로운 호텔과 브랜드 모두를 직접 경험해 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한정된 일정과 예산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한 후 한국과 현재 상주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브랜드인 에디션을, 그중에서도 에디션 싱가포르의 로비는 꼭 방문해 보고자 했다.

 

 

이안 슈레거가 도입한 로비 사교 

 

‘에디션’은 부티크 호텔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이안 슈레거와 메리어트의 협력으로 탄생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또한 그는 디자이너 필립 스탁과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다수의 호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 부티크 호텔이라는 개념 외에도 호텔산업에 다양한 개념을 도입하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로비 사교(Lobby Socializing)’다. 사회적인 상호 작용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호텔 로비는 이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지만, 20세기 말, 이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한 이안 슈레거의 21세기 호텔의 로비 사교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지 몸소 경험해 보고자 에디션 싱가포르로 향했다. 

 

 

절제된 럭셔리 보여줘


출입구에서부터 이안 슈레거의 호텔에서 자주 발견되는 큰 특징을 발견했다. 바로 일상과의 경계를 만드는 출입구로 겉모습은 그저 평범한 유리문으로 보일 듯 말 듯 커튼으로 가려진 문 너머로 호텔 안의 세상이 어떨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호텔 안으로 들어서니 심플하나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안 슈레거가 에디션에서 표현하고자 한 절제된 럭셔리가 느껴졌다. 또한 에디션 브랜드의 다양한 시그니처들이 곧바로 눈에 들어왔는데, 침대나 소파에 올려놓는 ‘Edition Throws’라 불리는 담요, 그리고 또한 로비 중앙에 위치한 특이한 형태의 계단은 에디션의 시그니처 중 하나다. 계단 아래 위치한 ‘펀치 룸(Punch Room)’도 에디션의 또 하나의 시그니처다. 이름처럼 다양한 펀치를 선뵈는 펀치 룸은 에디션의 시그니처 바(Bar)로 각 호텔의 펀치 룸마다 시그니처 색을 지니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경우 파란색이다. 

 

 

로비 바, 최고의 복합 사교 공간


로비 사교의 중심이 될 ‘로비 바’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핑크빛 백라이트가 점등된 크리스털 디캔터로 장식된 바 타워는 이미 싱가포르 SNS의 핫스폿으로 등극한 지 오래다. 이곳의 로비 바는 칵테일을 마시며 비일상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복합 사교 공간임이 틀림없다. 이 밖에도 생선을 주제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며 음식을 요리하는 ‘FYSH’ 레스토랑과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는 라운지 ‘The Roof’ 등 객실 외 호텔 안의 모든 공간은 사교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이곳의 식음료 요금은 객실 요금에 비해 매우 합리적인 수준으로 숙박객뿐 만이 로컬들로부터도 앞으로 큰 사랑을 받게 될 공간이 될 것 같다. 

 


이처럼 현지인의 접근성을 높인 호텔의 사교 공간은 지역 사회를 호텔 안으로 끌어들여 로컬을 경험할 수 있는 도시의 축소판이자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 숙박은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진정한 소셜 공간이 될 것이라 주장하는 이안 슈레거의 ‘21세기식 더 큰 의미의 로비 사교’를 접할 수 있었으며, 에디션의 분위기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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