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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6 (토)

손진호

[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CASA CASTILLO


*본 글의 외국어 표기는 기고자의 표기에 따릅니다.

 

새로운 움직임은 새로운 지역에서 나타난다. 전통이 없기에 자유로울 수 있고, 새로운 시도를 막을 장벽이 없다. 21세기 새로운 스페인 와인산업을 견인할 새로운 규정이 등장한 스페인 중부 지방~! 이곳에서 나타난 지역 표기의 새로운 시도에 관해 살펴보고, 그 흐름을 선도한 한 와이너리의 역할과 그 와인을 시음해 본다. 2022년을 여는 첫 달의 주제로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법이니까.

 

21C, 새로운 스페인, 새로운 규정


유럽 와인산업에서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인지도가 약간 떨어지는 스페인이기에 오히려 법규 면에서는 다소 유연하고도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듯하다. 스페인은 2003년에 ‘신 와인법’을 통과시키며, 현대 와인산업 체계로 신속히 움직였다. 전통적인 테이블 와인급에 해당하는 비노 데 메사(Vino de Mesa)와 비노 데 라 티에라(Vinos de la Tierra) 카테고리를 유지하며, 품질 와인급으로 올라가는 층계참인 ‘지역 품질 와인(VCIG)’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전통적인 품질 와인급에 해당하는 ‘원산지 명칭(Denominacion de Origen)’과 ‘고급 원산지 명칭(DOC)’ 카테고리도 유지했으나, 매우 특별한 ‘파고 와인(Vinos de Pago)’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기존 DO & DOC가 마을이나 지역 단위에 부여하는 등급 규정이라면, 파고 와인은 ‘단일 양조장’에 직접 부여하는 등급 규정으로서, DO & DOC 등급과는 우열의 관계는 아니다. 해당 지역 내에서 높은 평판과 고품질의 특별한 와인을 생산하는 일종의 ‘Single Estate Specialty 명칭’의 특성을 갖는다. 핀카 엘레쓰(Finca Elez), 세뇨리오 데 아린싸노(Señorío de Arinzano), 파고 플로렌티노(Pago Florentino) 등이 대표적 이름이다. 여기까지가 공식 등급 체계의 변화라면, 각 지역별로도 새로운 품질 기준을 정립하려는 움직임이 21세기의 ‘신 스페인(New Spain)’에 나타나게 된다.

 

이는 특정 세부 테루아를 중시해 그 이름을 레이블에 표현하며, 테루아 크기와 세부 조건에 따라 지역 표기를 세분하는 방식이다. 마치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마을 단위 밭(Communal, Village), 일급 밭(1er Cru), 특급 밭(Grand Cru)으로 구분하는 것과 유사하다. 최초 등장한 것은 총 3단계 표기법이었다. 먼저 스페인어로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비노 데 푸에블로(Vino de Pueblo)’ 표기는 ‘마을 단위급’ 와인 정도다. 작은 시골 마을의 테루아를 표현한 소박하고 정겨운 와인이 되겠다. 그 윗 단계가 특별한 ‘장소(Place)’라는 의미를 가진 ‘비노 데 파라헤(Vino de Paraje)’ 표기로서, 일정한 테루아를 가진 특정 장소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세 번째로 가장 고품질 와인은 ‘단일 밭’을 의미하는 ‘비노 데 파르셀라(Vino de Parcela)’ 표기로서 ‘싱글 빈야드(Single Vineyard)급’ 와인이다. 처음에는 비공식 분류로 라만챠(La Mancha), 무르시아(Murcia), 발렌시아(Valencia) 등 중부 스페인 지방의 실험적 양조장들에서 나타났지만, 2017년을 지나면서부터, 리오하(Rioja), 까바(CAVA), 비에르소(Bierzo) 등 제도권 DO체계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준되고 있다. 스페인 와인의 신기원을 이룩할 새로운 테루아 표기법을 도입해 품질의 혁신을 선도한 후미야의 한 와이너리가 이달의 주인공이다.

 

 

후미야의 보석, 부티크 와이너리 CASA CASTILLO


스페인 중동부 와인의 신천지 무르시아 주에는 로즈마리 농장으로부터 시작해, 후미야(Jumilla DO) 와인 지역의 눈부신 부티크 와이너리로 발전한 농장이 있다. 세계적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에 의해, 후미야 지역의 최고 양조장으로 지목된 까사 까스티요다. 그는 이 양조장을 서늘한 기후와 석회질 토양에서 자란 모나스트렐 품종 와인의 최고 가치를 구현한 보물 창고와 같다고 극찬했다.

 

시에라 델 몰라르(Sierra del Molar) 산맥 기슭 해발 750m 고지에 자리잡은 까사 까스티요~! 상큼한 로즈마리 향이 여전히 감도는 농장을 둘러싼 척박한 돌밭에는 포도나무와 올리브, 아몬드나무가 자라고 있다. 그 나무들 사이로 무성히 자라는 짙은 향의 토착 허브들은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아찔한 향기를 뿜어낸다. 현재 농장을 경영하는 호세 마리아(José Maria Vincente)는 까사 까스티요의 3대째 소유주이자 운영자다. 호세 마리아의 할아버지 호세 산체스(Jose Sanchez Vincente)가 1941년 카사 카스티요를 구입했을 때, 영지에는 이미 양조장과 지하 셀러 그리고 몇 필지의 포도밭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1870년대 프랑스인 생산자들이 고국에서 필록세라의 곤경을 피해 이주해 와서 세운 시설들이었다.

 

사태가 진정되자 프랑스인들은 고국으로 돌아갔고, 옛 시설과 황폐해진 포도밭만 남았다. 1985년 호세 마리아와 그의 아버지 호세 네메시오(Jose Nemesio Vincente)는 농장에서 와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포도밭을 다시 가꾸고 확장하기 시작했고, 양조장을 개축했다. 이들의 첫 빈티지 와인은 1991년에 병입됐다.

 

농장의 핵심 테루아 가치는 지질학 연대로 제3기(Tertiary Era 신생대 전기)에 바다 속에 있다가 융기해 형성된 퇴적 석회암(Sedimentary Limestone)으로서, 기타 보조 토질, 해발 고도, 채광 방향 등의 요소와 결합해, 놀라운 다양성을 준다. 포도밭의 해발 고도는 750~775m로, 낮의 더위와 밤의 서늘한 기후차가 커서 농익은 과일 풍미와 충분한 산도가 갖춰진 포도가 생산된다. 더욱이 이 정도 고도에서는 드물게도 석회질 토양이기에,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면서도 매우 정갈하고 깔끔한 와인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까사 까스티요는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보고 확실히 구별되는 와인을 만들 수 있었고, 테루아가 확실하게 반영된 와인을 생산할 수 있었을까~?

 

 

까사 까스티요, Vino de Paraje & Vino de Parcela


까사 까스티요의 총 174ha의 포도밭에는 모나스트렐(80%)을 주력으로, 가르나챠(12%), 시라(8%) 품종이 식재됐으며, 평균 수령은 5~75년이다. 포도밭은 모두 4개의 구획으로 나눠 있다.


비센테 가족이 처음 포도 묘목을 심을 때, 덥고 건조한 기후에 최적인 토착 모나스트렐을 주종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까베르네 소비뇽과 가르나챠 품종은 자갈이 많은 토질 밭에 시라 품종은 석회질이 풍부한 보다 안전한 곳에 식재했다. 가장 큰 포도밭인 ‘라 발레(La Valle)’는 덥고 자갈이 많은 테루아로서 모나스트렐 품종만이 식재돼 있다. 경사지에 있는 ‘발 토스카(Val Tosca)’ 밭 구역은 햇빛에 빛나는 하얀색 석회질 토양으로 프랑스 론의 명가 장 루이 샤브(Jean-Louis Chave)에서 받은 시라 품종을 원뿌리 그대로 심었다.

 

발 토스카 밭과 마주보는 경사면에는 ‘라스 그라바스(Las Gravas)’ 밭이 있는데, 이는 자갈이 깊고 풍부한 토양이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이곳은 흙 성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자갈더미처럼 보인다. 여기에는 모나스트렐과 까베르네 위에 접목한 가르나챠가심어져 있다. 호세 마리아는 1990년대에 필수불가결한 품종으로 인정받았던 템프라니요와 까베르네 소비뇽을 과감하게 제거하고 지중해 지역 토착 품종에 집중했다. 보다 유연하고 보다 참신한 와인을 만들고자한 호세의 선택이었다. 가르나챠 품종은 약 23ha가 재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오래된 포도밭 구획인 ‘라 솔라나(La Solana)’는 1941~1942년 농장 구입 당시에 식재한 부분이며, 석회 모래질 토양에 대목없이 심은 모나스트렐 밭이다. 라 솔라나 밭에서는 양조장의 아이콘 와인이자 희귀 와인인 ‘피에 프랑코(Pie Franco)’ 와인이 생산된다. 피에 프랑코 와인은 매년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토양이 필록세라에 저항력이 있지만 면역력은 없기 때문이다. 단종되기 전에 한번 맛봐야 할텐데…

 

한편, 화이트 와인이 없는 까스티요에서는 향후 청포도를 심어 화이트 와인을 생산할 계획이다. 농장의 북서쪽 경계에 있는 ‘라 모호네라(La Mojonera)’ 구역은 하얀색의 석고성 석회질 토양이 열을 반사하고, 와인에 섬세한 성격을 주게 될 것으로, 신선한 지중해 화이트 와인 생산에 최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도 가르나챠 블랑카(Garnacha Blanca)와 마카베오(Macabeo) 품종이 선택될 듯하다. 후미야의 건조한 기후 덕분에 호세 마리아는 포도밭 경작 방법을 유기농법으로 전환해 친환경인증(CAERM)을 받았다.

 

비센테 일가는 물도 주지 않으며 극심한 더위에 노출돼 있는 포도나무로부터 최상의 엑기스를 성공적으로 끄집어냈다. 모든 포도의 수확은 수작업으로 이뤄지며, 선별과 발효를 위해 즉시 양조장으로 이송된다. 발효 작업은 스테인리스 탱크 또는 지하의 에폭시 코팅된 콘크리트 조에서 양조한다. 레드 와인의 침용 추출 작업은 아직도 발로 직접 밟아가며 이뤄지며, 가지를 제거하지 않고 포도송이를 통째로 넣어 침용시키는 비율은 점차 증가해, 회사의 최고급 와인인 ‘피에 프랑코(Pie Franco)’ 뀌베에는 50%까지 사용한다. 양조된 와인은 콘크리트 조, 대형 오크 푸드르(Foudre) 및 500L들이 중형 프랑스 오크통(Demi-muid)에서 숙성을 이어간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진보를 이룩한 까사 까스티요 농장의 싱글 빈야드 레드 와인은 품질 뿐만 아니라 스페인에서 가장 훌륭한 테루아 기반 와인 중 하나다. 현 오너 와인메이커 호세 마리아의 불굴의 노력으로 위에서 필자가 언급한 스페인 와인의 최고 명예 등급인 ‘비노 데 파고(Single-Estate Appellation)’에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가 됐으나, 그는 타이틀에 집착하지 않는다. 명실상부한 지역 최고 부티크 컬트와인이라는 자부심만이 있을 뿐~!

 

‘라스 그라바스’ Las Gravas, Viñas Viejas, Vino de Parcela

‘라스 그라바스’ 와인은 ‘비노 데 파르셀라’로 표기된 싱글 빈야드 와인이다. 해발 760m 고도 북사면 경사지 자갈밭에서 생산되는데, 50cm 이상 자갈이 깊게 형성돼 있는 자갈밭이라 밭 이름도 ‘Las Gravas(자갈밭)’다. 레이블에는 고블레 형태로 자라는 모나스트렐 품종의 고독하고도 영웅적인 모습과 깊이 있게 쌓인 자갈밭을 인상 깊게 보여 준다. 1998년 브랜드 첫 생산 때 블렌딩됐던 까베르네 소비뇽은 일찌감치 빠졌고, 시라 품종도 최근에 빠졌다. 결국 2018년 빈티지에는 지역 상징 품종인 모나스트렐 90%에 약간의 가르나챠가 블렌딩됐다. 이 가르나챠 품종 역시 자갈밭에서 재배한 포도다. 수확된 포도는 라가레스(Lagares)로 불리는 지하실의 돌 탱크에서 발효된다. 이 기간 직원들이 직접 발로 밟아 색상과 타닌을 뽑아낸다. 발효를 마친 와인은 5톤짜리 대형 오크조와 500L들이 중간 오크통에서 18개월 정도 숙성된다. 약 20% 정도의 오크통만이 새 것으로 매년 교체된다.

 

필자가 시음한 2018년 와인은 매우 우아하고 미묘한 뉘앙스를 가진 섬세한 와인이었다. 전나무 숲속의 피톤치드 향과 발사믹 향이 신비스러운 도입부를 연주하고, 세련된 타닌과 온화하고 소박한 벨벳 질감, 빼어난 균형감에 석회질 토양의 상승감 있는 광물질 물성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2악장, 진중하고 절제된 표현이 다시 수줍은 첫 주제로 돌아가는 3악장이 지나면, 모나스트렐의 박력감과 가르나챠의 과일 풍미가 폭발하며, 잘 짜여진 교향곡의 4악장을 마친다. WA 점수 96점을 받을 만하다. 연간 약 3만 5000병 정도 생산된다. 한편 2015년부터는 라스 그라바스 밭의 최상단부 포도만 따로 모아서 양조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호세의 부친에게 헌정된 특별 뀌베 ‘네메시오(Nemesio)’를 만들기 위해서다. 향후 특별히 우수한 빈티지 해에만 모나스트렐 100%로 생산될 이 특별 뀌베는 19개월 프랑스산 500L 들이 중고 오크조에서 숙성되는 명품이다. 한국 시장에 수입될 날을 고대한다. Price 15만 원대

 

‘발 토스카’ 비노 데 파르셀라 Val Tosca, Vino de Parcela

 

‘비노 데 파르셀라’ 표기를 단 와인이다. 싱글 빈야드는 아니고, 발 토스카 밭과 아길란다(Aguilanda) 밭의 포도를 블렌딩했다. 밭 위치는 밸리 평지에서 산악지대로 넘어가는 중간에 있다. 석회석 암반 위에 자갈과 모래가 많이 분포한 토질이다. 이 지역 사람들은 이 석회석 돌을 ‘Tosca’라고 불렀고, 여기서 밭 이름이 나왔다. 지역에서는 매우 드물게도, 시라 품종 100%다. 앞선 와인 엘 몰라르 가르나챠가 프랑스 남부 론 지방의 정서를 가졌다면, 발 토스카 시라 와인은 북부 론 꼬뜨 로티(Cote-Rotie) 와인과 같은 성향을 지녔다. 단아한 몸매와 견고한 구조감을 지녔으면서도 알코올은 13.5%vol 밖에 되지 않아, 대단히 섬세하고 놀랍도록 우아한 미감을 보여준다. 아마도 특별한 양조 숙성 방법에서 기인한 듯하다. 다른 와인들은 대개 큰 오크조와 작은 오크통을 함께 사용한 반면, 이 발 토스카 와인은 5톤짜리 커다란 오크조만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숙성시켰다. 가르나챠가 더운 해에 제 기량을 뽐내는 것과는 반대로, 시라는 상대적으로 서늘한 빈티지 해에 내실 있는 시라 품종의 기량이 발휘된다.


필자가 시음한 2018년 빈티지 와인은 시라 특유의 보랏빛 톤이 강조된 자주색 루비의 멋진 색상을 띠고 있었고, 산딸기와 레드 커런트의 상큼한 향과, 제라늄 이파리의 허브 터치, 들판의 풀꽃 향과 약한 흙내음 그리고 부드러운 토스트 피니시를 가졌다. 28ha의 밭에서 연간 약 3만 병 정도 생산된다. 최근에 개발된 뀌베인지, 한국 시장에도 최근에 진입한 신상이다. 이름과는 관계 없지만,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들으며 마셔 보는 것은 어떨까? Price 11만 원대

 

‘엘 몰라르’ 비노 데 파라헤 El Molar, Vino de Paraje

엘 몰라르는 자갈밭에서 자란 가르나챠 품종 포도 100% 단품종 와인이다. 사실 가르나챠 품종 역시 수 세기 동안 스페인의지중해 연안 포도 산지에서 재배되고 있었음에도  모나스트렐 품종 만큼의 진지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대부분 다른 품종에 블렌딩하는 정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이 지역의 현실이다. 그런데 덥고 건조한 여름 기후와 석회암 기반 위의 풍부한 자갈밭 토질 등 후미야의 테루아가 프랑스 남부 론 지방의 테루아와 얼마나 닮았는지를 고려하면 이러한 과소 평가는 실로 놀랍기만 하다.

 

이러한 테루아의 특성을 직시한 호세 마리아는 자기 땅 중에서 가장 자갈이 많은 곳을 찾아 가르나챠 품종을 식재했다. 그리고 농장이 내려다 보이는 뒷편 산맥(Sierra del Molar)의 이름을 따서 ‘El Molar’라고 이름지었다. 이 와인의 레이블에도 몰라르 산의 검은 실루엣이 이를 증언하듯 등장한다. 이 장소가 매우 특별해, 호세는 이 와인에 ‘비노 데 파라헤’ 표기를 붙였다. 특정 테루아와 특정 품종의 결합이 최적으로 표현된 와인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수확된 가르나챠 포도는 절반 정도 분량은 송이채 통째 넣어 자연 발효에 들어가며, 이후 중고 프랑스 오크조에서 14개월 정도 숙성시킨다.


필자가 시음한 2019년 빈티지 와인은 가르나챠 품종의 특성상, 맑고 선명한 루비 칼라를 띠고 있으며, 향긋한 장미향을 비롯한 꽃향기가 매혹적이고, 아니스와 레몬그라스 향 등 이국적인 향신료와 허브 향이 개성을 듬뿍 뿜어낸다. 입안에서도 알코올의 온화함과 과일 캔디를 빨아먹는 듯한 감미로운 과일 풍미가 화려하다. 프랑스의 샤또뇌프뒤빠쁘(Chateauneufdu-Pape) 와인과 비교 시음해 보면 매우 흥미로울 듯하다. ’18 빈티지는 WA 94점을 획득했다. Price 8만 원대

 

까사 까스티요 모나스트렐 ‘Casa Castillo’ Monastrell

프랑스 부르고뉴의 한 와인 생산자의 품질 수준을 느껴 보려면 그의 기본급 ‘Bourgogne Rouge’를 마셔보면 알게 되듯이, 호세 마리아 와인도 이 와인부터 마셔보면 까사 까스티요 양조장 와인의 기본 지향점을 알 수 있게 된다. 테루아의 특성이 강한 상급 와인과는 달리, 이 와인은 품종의 특성과 과일 풍미를 살린 스타일이다. 120여 ha의 면적을 가진 가장 넓은 ‘라 발레’ 구역의 모나스트렐 포도에 가르나챠 품종을 약간량(10%) 블렌딩했다. 호세 마리아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향후 시라 품종까지도 포함될지도 모르겠다.

 

아울러, 2015년 빈티지부터는 이 구역의 30년 이상된 수령의 포도나무로부터 생산되는 포도를 사용해 한 단계 상급인 ‘비노 데 핀카(Casa Castillo Vino de Finca)’ 와인을 별도로 생산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나무 수령은 점점 더해지기에, 향후 생산량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 상급 뀌베는 아직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고 있다. 필자가 시음한 2019년 빈티지 기본 모나스트렐 와인은 전통 양조법으로 유산발효를 거쳐 약 6개월 정도 프랑스 오크통에서 숙성했다. 매우 진한 흑적색에 자줏빛 뉘앙스가 선명하며, 블랙 체리와 블랙베리 등 잘 익은 과일의 단향이 강하고, 정향과 아니스, 커리 등 향신료 터치도 복합적이다. 14.5%vol의 알코올, 미디엄 보디감에 중간 농축도, 매끈한 타닌과 산뜻한 산도를 지닌 말쑥한 모나스트렐을 구현했다. 2018년 빈티지 와인은 WA점수 91+ 점을 받았다. Price 6만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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