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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타스카 달메리타, 로쏘델꼰떼 & 노쩨도로

Tasca d’Almerita, Rosso del Conte & Nozze d’Oro


지난 달에 소개한 바롤로 와인이 이탈리아 최북부의 와인이었다면, 이 달의 와인은 반대로 가장 남쪽 시칠리아 지방 와인이다. 위도 10도의 간격을 두고 멀리 떨어진 이들 와인의 공통점은 역설적으로 추운 겨울에 따스함을 주는 와인이라는 점이다. 차이라면, 바롤로 와인은 품종의 특성으로 이 느낌을 주었다면, 시칠리아 와인은 자연 그 자체가 주는 후끈한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

시칠리아~! 3천년 이상의 오랜 포도 재배 역사를 가진 와인의 고향~! 구릉지대의 척박한 화산토에서 수십 종의 토착 품종으로 색깔 있는 와인을 만들어 낸다. 최근 이십여 년 사이, 와인 품질의 혁명적인 진보를 이룩한 곳~! 지중해의 쪽빛 물결을 바라보는 이탈리아 최남단 포도밭에서는 가차 없이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과 습기라곤 거의 없는 악조건 속에서 짙은 색상, 풍부한 향과 강한 알코올의 와인을 만들어 낸다. 시칠리아처럼 기후가 더운 곳에서 좋은 포도밭은 높은 구릉지대의 언덕에 있어야 한다. 포도가 천천히 익을 수 있도록 해 산미와 과일의 균형이 잡힌 포도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귀한 품격의 노블레스 와인, 타스카 달메리타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의 중부 내륙 해발 고도 약 500m 구릉지대에 8대에 걸쳐 200여 년 가까이 와인을 생산해 온 유서 깊은 명문 가문이 있다. 시칠리아 최고 생산자 중 하나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타스카 달메리타 가문이다. 1830년대, 달메리타 가문의 두 형제가 레갈레알리 농장(Regaleali estate)을 구입하면서 가족 영농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전환점을 이룬 1950년대에 경영자 쥬세페 달메리타는 양조와 포도 재배 양면에서 시칠리아 와인을 개선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췄다. 시칠리아 와인을 ‘양적 생산에서 질적 생산으로’ 전환시킨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다.



시칠리아만의 토착 품종으로 세계적 품질의 와인을 만들어 보고자 한 그의 노력은 결실을 이뤄 레갈레알리 화이트(Regaleali Bianco)를 생산해 냈고, 레드 와인으로서는 40년 수령 이상의 네로 다볼라(Nero d’Avola) 품종을 중심으로 블렌딩한 스페셜 리저브급인 로쏘 델 꼰떼(Rosso del Conte)가 탄생됐다.



쥬세페의 아들 루치오 달메리타는 새로운 포도밭을 개척하는데 중점을 뒀는데, 특히 보다 서늘한 고산 지대에 포도밭을 조성했다. 그는 1980년대 시칠리아에서는 최초로 국제적 품종인 샤르도네와 까베르네 소비뇽을 심었다. 물론 처음에는 아버지에게 비밀로 하고 몰래 시작했단다. 마치, 피에몬테 지역의 안젤로 가야의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나무가 자라고 어느 정도 시칠리아 테루아의 맛을 내자 아버지 쥬세페는 비로소 이들 품종 와인의 생산을 허가해 줬다. 이리하여, 토착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레드 와인과 국제적 품종으로 생산한 화이트&레드 와인의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오늘날 타스카 달메리타 양조장은 해발 450~700m 고지에 자리 잡은 주력 레갈레알리 농장을 포함해 5개의 농장에서 총 600ha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가족경영 와이너리 모임인 그란디 마르끼(Grandi Marquis) 소속 와이너리로 전통과 품질을 유지하며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타스카 달메리타, 로쏘 델 꼰떼

로쏘 델 꼰떼는 1970년에 첫 출시된 타스카 달메리타사의 시그니처이자 아이콘 와인이다. 시칠리아 와인의 품질과 숙성 가능성을 보여준 첫 번째 작품이라고 평가된다. 또한 시칠리아의 첫 단일 포도밭 와인이었다. 타스카 달메리타의 종갓집 농장인 레갈레알리 이스테이트의 산 루치오(San Lucio) 포도밭에서 생산한 토착 레드 품종 네로 다볼라와 뻬리코네(Perricone)를 주 품종으로 하며 그 외의 다른 이탈리아 토착 품종을 블렌딩한 프리미엄급 레드 와인이다. 로쏘 델 꼰떼라는 이름은 ‘백작의 레드 와인’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 와인이다. 1970년에서 1987년까지는 밤나무 통을 사용했고, 1991년까지는 슬라보니아 오크통을 사용했으며 현재는 프랑스 오크통을 사용하고 있다. 블렌딩 비율 역시 매해 기후적 특성에 대응해 조합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레갈레알리 농장의 테루아를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2011년 빈티지 로쏘 델 꼰떼 와인은 18개월을 프랑스 오크통에 숙성시켰다. 폭발적인 검은 베리류 과일향과 이국적 향신료, 민트, 다크 초콜릿, 잎담배, 감초, 들판과 허브 내음이 깔끔한 미네랄과 어울려 매우 복합적인 향을 형성하고 있다. 시칠리아의 태양이 선사한 풍요롭고 감미로운 활기와 따스함을 느끼게 하는 풍미를 지녔다. 입안에서는 불타는 타닌마저도 달콤하고 유연하다. 농염하게 달라붙어 스며든다. 신비와 기품을 동시에 갖춘 ‘몬테크리스토 백작’ 같은 와인이다.
가격 16만 원 대


타스카 달메리타, 노쩨 도로 & 샤르도네



노쩨 도로 화이트 와인은 하나의 보석이다. 순수하고 관대한 기품을 가진 귀부인이다. 토착 인졸리아 품종 72%에 싱그러운 소비뇽 블랑 28%를 블렌딩했다. 산도를 보존하기 위해 유산 발효를 진행하지 않았고, 싱그러운 풍미를 위해 오크통을 쓰지 않았다. 이름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노쩨 도로(Nozze d’Oro)’는 결혼 50주년 금혼식을 기념하기 위해 쥬세페 백작이 아내 프란카에게 바친 특별한 와인이었다. 금혼식 선물이었던 이 와인이 시장의 호평과 격찬을 받자, 그는 이 와인을 계속 생산하기로 했고, 이후 회사의 대표 상품이 됐다. 결혼 기념일의 와인이다. 사랑 받는 남자가 될 절호의 기회를 줄 것이다.
가격 6만 원 대




싱글빈야드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은 농염한 카르멘 같은 와인이다. 열대 과일과 코코넛, 바닐라 향… 남자를 꾀는 치명적인 향과 현란한 기술로 파고드는 진한 키스 같은 맛을 지녔다. 5ha 면적의 산 프란체스코 단일 포도밭 와인으로서, 14도의 뜨거운 알코올과 해발 500m의 산 기운이 주는 산미를 완벽하게 갖췄다. 다양한 프랑스 오크통을 적절히 분배해 숙성시켰기에 입안을 굴리는 매 순간마다 새로운 감각을 자아낸다. 타스카 달메리타의 화이트 와인은 안주가 필요 없는 미식 와인이다.
가격 12만 원 대


구입정보 금양인터내셔날(02-2109-9233)


손진호
중앙대학교 와인과정 교수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학 박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와인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이후 중앙대학교 산업교육원에서 와인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하고, 이후 17년간 한국와인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와인연구소>를 설립, 와인교육 콘텐츠를 생산하며,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mail sonwin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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