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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 Bar

[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샤또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


"이맘때 시애틀은 늘 안개가 많고 비가 오는데, 지금은 해가 났네요. 햇빛을 즐기세요. 안개가 다시 끼기 전에. 인생에서 좋은 시절은 후딱 갑니다. 즐기세요. 마음을 열고 지금 사랑하자구요~!"
탕웨이와 현빈이 주연한 영화 ‘만추’에서 수륙양용 오리차(Duck Bus)의 가이드가 하는 말이 머릿속에 감돈다. 안개로 유명한 시애틀의 날씨는 그래서 또 다른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만들어냈나 보다. 요 며칠 단풍을 재촉하는 늦가을 비가 내리더니 수은주가 10℃ 이하로 내려갔다. 요즘 날씨는 꼭 시애틀 날씨 같다. 생각난 김에 워싱턴 와인 한 병을 열었다. 그런데! 와인의 향과 맛에서는 따뜻하고 감미로운 훈풍이 불어오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시애틀의 날씨와 워싱턴 와인 사이에는 무슨 간격이 있는 것일까? 어떤 마술이 작용했을까?



케스케이드 산맥이 만든 마술 날씨
그 대답은 바로 시애틀 뒤에 높다랗게 병풍처럼 펼쳐진 케스케이드 산맥에 있다. 만년설로 덮힌 4400m급 Mount Rainier와 3200m급 Glacier Peak를 비롯한 준봉들이 남북으로 오리건주까지 달리는 이 산맥은 그 왼편과 오른편의 기후를 180도 다르게 바꿔 놓았다. 연간 강수량 2000mm 이상인 태평양 연안과 연 강수량 200mm 밖에 되지 않는 동편 내륙 지역 날씨가 그 결과다. 이른바 포도 재배에 최적 기후로 알려진 ‘덥고 건조한(hot & dry)’ 기후가 워싱턴 주의 동편에 마련된 것이다. 그 가능성을 엿본 초창기 창업자들이 1860년대에 첫 삽을 뜨기는 했지만 지나치게 건조해서 포도나무 자체의 생존도 힘들고 6~7년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한파도 큰 시련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워싱턴주 와인 산업의 출발은, 콜럼비아강 관개수로망이 완성되고 금주령이 철폐되는 1930년대를 기다려야 했다. 이 역사적인 시기에 설립된 National Wine Company와 American Wine Company를 전신으로 하는 워싱턴 최초의 양조장이 있으니 그것이 오늘 우리가 다룰 ‘샤또 생미셸 양조회사’다.




워싱턴 최초 양조회사, First 샤또 생 미셸
필자가 본 원고를 준비하는 2017년은 샤또 생 미셸 회사에게는 특히나 중요한 연도이다. 바로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반세기의 역사. 수백 년 역사가 있는 유럽의 양조장에 비하면 자칫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기는 미국이고, 그것도 캘리포아도 아닌 워싱턴이다. 그래서 먼저 직전 회사인 ‘생 미셸 빈트너스(Ste. Michelle Vintners)’를 살펴 보기로 한다.
창립자 프레데릭 스팀슨(Frederick Stimson)은 시애틀의 목재왕으로서 부를 축적했고 1912년, 현재 회사 본부가 있는 우딘빌(Woodinville)에 사냥과 휴식을 위한 별장을 건립한다. 목재 왕답게 울창한 수목들에 둘러싸인 32ha의 넓은 영지에 우아한 프렌치 스타일의 샤또 건물을 마련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큰 진보 없이 긴 시간이 흘렀으나 드디어, 1967년 당대 최고 명성의 와인 양조자 앙드레 첼리스체프를 캘리포니아로부터 초빙, 그의 컨설팅으로 고급 비니페라 유럽종으로 포도밭을 모두 새롭게 단장했다. 이 고급 유럽종 포도나무로 생산된 유럽 스타일의 고급 와인은 ‘생 미셸 빈야즈(Ste. Michelle Vineyards)’라는 양조장 이름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양조장 와인의 품질은 급성장하기 시작했고 사업은 발전했다.
그리고 1972년에는 워싱턴 동부의 콜럼비아 강가에 첫 포도나무를 식재하고 Cold Creek Vineyard를 일궜다. 드디어 사세가 확장되자 1976년 초창기의 요람인 우딘빌에 프랑스 보르도 풍의 우아하고 세련된 양조장 건물을 건조하기에 이르렀다. 이 대대적인 역사를 기념하며 회사는 사명을 ‘샤또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이라고 개명, 완전히 새롭게 출발하게 돼 이 해를 설립연도로 잡았다. 워싱턴 주의 작은 한 와이너리가 세계적 품질의 와인을 생산할 부푼 꿈을 품은 그 해 말이다.
역사학자인 필자가 회사명과 관련해 다소 사족을 붙인다면, 설립자 스팀슨 씨의 딸 이름이 ‘미셸(Michelle)’이다. 그녀는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회사에 합류했고 프랑스처럼 고급 와인을 만들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서 명명했다고 한다. 또한 당시 초창기 미국 와이너리에서는 프랑스어로 된 양조장 이름을 붙이는 것이 유행이었다. 프랑스 분위기가 나면서도 좀 더 고급스러움을 주기 위해 앞에 ‘세인트(St.)’의 여성형 ‘(Ste.)’를 추가로 붙였다고 전해진다.

두 번째 사족을 붙인다면 프랑스어기 때문에 사실 정확하게 여성형 발음인 ‘생트 미셸’로 발음하거나 아
니면 아예 미국식으로 ‘세인트 미첼’로 발음해야 할텐데 역시 부드러운 발음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최종적으로 ‘생 미셸’로 발음이 굳어진 듯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름은 부르기 쉽고 어감이 좋아야 하나 보다. 이 역사적인 샤또 건물에는 상점과 시음장, 양조장 견학이 이뤄지며 회사의 랜드마크인 샤또는 전 세계에서 온 방문객들로 붐빈다. 양조장 아래 뜰에는 광대한 반원형 극장이 있어 매년 여름 음악 축제 Summer Concert Series가 벌어진다. 1984년부터 계속된다고 한다. 너무도 유명한 행사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일정을 참조해 와인투어를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워싱턴 최대 양조회사, Grand 샤또 생 미셸

이후 50여 년간 샤또 생미셸 양조장은 가장 오래된 워싱턴 양조장으로서 그야말로 입지전적인 성장을 일궈 냈다. 또한 후일 독립해 양조장들을 세운 많은 와인산업 일꾼들을 그 품 안에서 키워냈다. 1991년에는 콜럼비아 강가에 ‘캐너 릿쥐(Canoe Ridge Estate)’ 포도밭과 양조장이 조성됐다. 단일 양조장으로서는 워싱턴주 최대 규모로 ‘샤또 생 미셸 와인 이스테이트’의 레드 와인은 모두 이곳에서 양조된다. 화이트 와인은 앞서 언급한 우딘빌의 랜드마크 샤또 양조장에서 만들어진다. 미국의 회사들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잠시 브랜드를 들여 다보기로 하자.
먼저 회사의 가장 핵심이며 고급 프리미엄 브랜드가 ‘Chateau Ste. Michelle’이다. 총 4개의 포도원에서 생산한 포도로 기본급 ‘Columbia Valley’, 중간급 ‘Indian Wells’, 상위급 ‘Single Vineyards’가 생산된다. 반면 저렴한 가격의 ‘스팀슨(Stimson Estate Cellars)’라인은 생 미셸 와인 에스테이트가 선보이는 대중적 와인 브랜드로, 와인을 처음 접하거나 가격과 맛에 부담 없이 일상적으로 와인을 편하게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해 출시한 와인이다. 한편 언뜻 비슷한 이름으로 혼동할 수 있는 ‘도멘느 생미셸(Domaine Ste. Michelle)’ 브랜드는 스파클링 와인 전문 브랜드로써 1978년 출시된 워싱턴 주 최대 스파클링 와인 브랜드다. 샹파뉴 생산 방식에 샹파뉴 품종으로 생산돼 2만 원대 후반의 ‘Best Buy’ 스파클링 와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워싱턴 최고 양조회사, Best 샤또 생 미셸
첫 30여 년간 샤또 생 미셸 와인 이스테이트 회사의 미덕이 중저가 고품질 와인을 세계인의 식탁에 올려놓은 것이었다면 후반부 20년의 업적은 워싱턴 주의 와인을 세계 최정상급의 고가 와인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이 레인지 또한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가장 굵직한 것만 살펴본다면 먼저, ‘에토스(Ethos)’, 각 포도밭 중 최고의 포도만 모아서 최고의 빈티지 해에만 생산한다. 이 회사 와인 피라미드의 최 정점에는 1996년 론칭한 ‘Artist Series’가 있다. 드디어 메리티지(Meritage) 와인을 생산해 냈다. 보르도 블렌딩으로 보르도의 특급 와인들과도 겨뤘다. 여기에 예술의 옷을 입혔다.

매년 저명한 예술가들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장르의 레이블 디자인을 입힌다. 소장 가치도 높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유럽의 생산자들이 위싱턴에서 최고의 특별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샤또 생미셸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와인산업계의 거목 안티노리 가문과의 협업을 통한 ‘Col Solare’ 와인, 독일 모젤 와인의 기수 닥터루젠(Dr. Loosen)과의 콜라보를 통한 ‘Eroica’ 레인지, 그리고 프랑스 론 지방의 미셸 가시에 와 필립 깜비(Michel Gassier & Philippe Cambie)와 합작한 ‘Tenet’ 와인이 그것이다. 이 와인들은 부록의 시음기에서 설명하겠다.
이 위대한 역사의 처음에는 워싱턴 지역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미국 동부의 한 와인 평론가는 그에게 배달된 한 워싱턴 와인의 냄새를 맡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워싱턴에서 온 와인이라고? (Wine from Washington?)” “그래. 포토맥 강의 어느 편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건가? (What side of the Potomac do the grapes grow on?)” (‘워싱턴 State’ 의 와인을 마치 ‘위싱턴 DC’의 와인인양 비아냥거린 것이다).
50여년이 지난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놀리지 않는다. 이제 워싱턴 주는 2만 ha의 포도밭 면적을 자랑하고 900여 개 이상의 양조장이 있는 미국 제2의 고급 와인 산지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위대한 도약의 주춧돌을 놓고 그 도약을 최전선에서 인도한 양조장이 바로 샤또 생 미셸 와인이스테이트다. 그의 영도 아래 워싱턴 와인은 국제적인 갈채를 받고 있고 세계의 명산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필자가 우딘빌의 본부 샤또를 방문했을 때 기억이다. 우리 VIP 방문객들에게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실시했는데 한쪽 두 잔엔 콜럼비아 크레스트(Columbia Crest)와 샤또 생 미셸의 와인을, 다른 두 잔엔 프랑스 보르도의 샤또 빨메르(Ch. Palmer), 샤또 무똥 롯칠드(Ch. Mouton-Rothschild)가 들어 있었다. 이 무한한 자긍심을 어찌하랴~!




샤또 생 미셸, 콜럼비아 밸리, 까베르네 소비뇽 50주년 특별판
워싱턴 주에서 최대 면적의 와인 산지로 손꼽히는 콜럼비아 밸리는 프랑스 보르도와 같은 북위 46도에 위치하며 여름 성장 기간에는 하루 17시간 가량의 풍부한 일조량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초두에 설명한 캐스케이드 산맥의 마술 Rain Shadow effect에 의해 사막과도 같은 건조한 기후 특성을 보이며 낮은 강수량으로 보다 농축된 진한 풍미의 포도를 생산해낸다.
콜럼비아 밸리 까베르네 소비뇽은 샤또 생 미셸의 대표 와인으로 풍부한 과일향과 매끈한 볼륨감을 갖는 동시에 유럽 와인에서 볼 수 있는 긴장감 있는 타닌 구조와 산미의 생동감을 함께 갖추고 있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대중적 편향의 뉴월드 스타일에서 벗어나 미국 와인 산업에 새로운 척도를 마련해 준 밸류 와인으로 자리 잡았다. 2017년 올해가 양조장 설립 50주년이 되는 해로서 복고풍 디자인으로 한정 제작된 레이블을 꼭 만나 보기를 권한다.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그래서 필자는 이 와인을 마시며 이런 생각을 속으로 했다. “무려 50주년 기념 와인인데, 이리 저렴해도 되는 것일까?”
까베르네소비뇽 87%, 메를로 6%, 시라 1%에 기타 품종을 블렌딩했다. 소위 워싱턴이 자랑하는 CMS블렌딩이다. 그러니 색상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첫 코에 초콜릿, 모카커피의 구수한 향과 블랙 베리류, 자두의 풍부한 과일향이 등장하며 이어 산뜻한 후추와 커런트, 은은한 삼나무 의 풍미에 기분이 좋아진다. 입안에서는 부드럽고 세련된 타닌의 질감과 13.5%의 알코올 감성이 짜릿하며, 산미와 감미가 묘하게 어우러진 이국적인 뒷맛으로 마감한다. 샤또 생 미셸은 미국 와인의 기준을 세운 최초의 워싱턴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이다. 1967년부터 유럽 전통 포도 품종으로 다채로운 스타일의 워싱턴 와인을 선보였으며, 현재 워싱턴 지역의 AVA 등급 체계의 기반이 된 혁신적인 와이너리로 유명하다. 샤또 생 미셸은 콜럼비아 밸리 AVA 지역 내 총 1400ha의 광대한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워싱턴 주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가 식재돼 있는 콜드 크릭 빈야드를 포함하고 있어 와인에서 노련미와 숙성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Price : 4만 원대


콜 솔라레 (Col Solare)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대표적 와인 생산자인 안티노리(Marchesi Antinori)와 샤토 생 미쉘이 합작으로 생산한 와인 브랜드이자 와이너리 이름이다. 첫 생산된 1995년과 1996년 빈티지부터 와인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온 와인으로서 명실공히 워싱턴 주 최고의 클라스를 표현하고 있다.
이탈리아 끼안티 지역의 오랜 명망가이자 티냐넬로, 솔라이야 등 슈퍼 터스칸 와인을 생산해 온 명가 안티노리 회사는 워싱턴의 와인 생산을 이끄는 생 미셸 와인 이스테이트와의 국제적 합작을 제안했다. 콜 솔라레 와인은 와인 양조자로 시작해 안티노리 사의 경영 사장까지 오른 렌초 코타렐라가 직접 양조에 참여하며 ‘토스카나의 영혼을 지닌 워싱턴 와인 생산’이라는 모토 아래 1995년 첫 빈티지를 출시했다.

이탈리아어로 ‘반짝이는 언덕(Shining hill)’ 이라는 뜻에 걸맞게 햇살이 충실하게 드는 홀스 헤이븐 힐스(Horse Heaven Hills) 포도밭과 남성미 넘치는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유명한 레드 마운틴 빈야드(Red Mountain Vineyards)에서 온 과일이 와인의 뚜렷한 개성을 표출하고 있다. 콜 솔라레는 보르도 블렌딩 스타일을 기본적으로 추구하며 티냐넬로 와 솔라이아 같이 보르도 품종에 기반을 둔 세계 최고의 슈퍼 터스칸 와인을 만들어온 안티노리의 저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1995년 콜 솔라레를 탄생시킨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2007년에는 나파 밸리의 유서깊은 ‘스태그스립와인셀러(Stag’s leap wine cellar)’를 공동 인수했으며, 현재 생 미셸 와인 에스테이트는 미국 시장 내의 안티노리 와인의 독점 공급원이기도 하다.
필자가 시음한 2013년 빈티지 콜 솔라레 와인은 까베르네 소비뇽 88%, 까베르네 프랑 6%, 메를로 4%가 블렌딩 됐고, 프랑스 오크통에서 22개월 숙성됐다. 콜 솔라레 의 재배지는 건조하고 따뜻한 기후의 레드 마운틴 지역으로서 자갈과 사토, 석회질이 혼재된 토양으로 단단하고 구조감과 우아한 산미를 동시에 품을 수 있는 최적 토양이다. 포도밭은 기술을 담당한 안티노리 가문이 이탈리아에 소유하고 있는 포도밭과 같은 방식으로 채광 방향, 식재 밀도 등이 맞춰져 조성됐다. 감미로운 블랙 체리와 야생적인 블랙 커런트의 아로마가 강렬하며 바닐라와 후추, 커리, 담뱃잎, 라벤다와 로즈마리의 이국적 풍취가 아련하게 취하게 만든다. 강한 알코올의 뜨거움과 꽃향기의 우아함, 과일의 산미가 입안을 감싸며 긴 여운을 남긴다. 이와 함께 로즈마리 잎 몇 개 얹어 미디엄 레어 템포로 익힌 채끝 등심을 권한다.
Price : 22만 원대


테네트 지에스엠, Tenet GSM
테네트Tenet 와인은 샤또 생 미셸의 수석 와인 생산자 밥 베르듀와 프랑스 론 지역의 전문 와인 양조자 미셸 가씨에(Michel Gassier)가 만나 신대륙과 구대륙의 조화를 절묘하게 담아낸 프리미엄 브랜드 와인이다. 전통적인 론 스타일에 워싱턴 콜럼비아 밸리의 고유한 떼루아 특성을 조화롭게 아울러 변화와 혁신을 담아냈다.
포도 품종 블렌딩이 의미심장하다. 그르나슈 43%, 시라 35%, 무르베드르 22%다. 바로 프랑스 남부 론 와인의 랜드마크 블렌딩이다. 그래서 와인 명칭도 GSM 이다. 각 포도 품종의 이니셜을 땄다. 후일 원조 프랑스 남부 론의 샤또뇌프-뒤-빠쁘(Chateauneuf du Pape)와인과 호주의 GSM을 구해다가 이 와인과 삼중 비교 테이스팅을 하면 참 흥미로울 듯하다. 맑고도 심원한 짙은 루비 색이 아주 아름다웠다. 깊은 계곡의 맑은 물웅덩이는 얕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깊듯이, 이 와인의 색조도 그리 느껴진다.

그르나슈의 달큰한 흑사탕 내음과 시라의 과일향, 무르베드르의 야생적 허브와 감초, 정향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지며, 삼총사의 우정을 과시한다. 신선한 산딸기와 잘 익은 체리, 은은히 퍼지는 고수, 정향, 넛트맥 등의 인도풍 정취가 매우 이국적이다. 프랑스 오크통에서 13개월 숙성시켰는데 회사 홈페이지에서 보니 82%는 오래된 오크통, 18%는 새로운 오크통을 사용했으며 크기로는 24%는 500L들이 큰 오크통에, 76%는 일반 보르도 오크통 Barrique을 사용했다고 하니 그 정성이 그대로 이 와인의 복합미로 표현되고 있다. 알코올이 무려 15.5%다. 뜨거운 와인이다. 11월의 와인으로 고르길 잘했다. 한 해에 1200상자만 생산한다. 눈에 띄면 바로 사 둘 일이다. 로즈마리에 재운 양고기 바비큐라면 제격이다.

Price : 18만 원대


구입정보_ 금양인터내셔날(02-2109-9233)


손진호 / 중앙대학교 와인강좌 교수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학 박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와인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이후 중앙대학교에서 와인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하고, 이후 17년간 한국와인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와인연구소>를 설립, 와인교육 콘텐츠를 생산하며,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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