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다이닝의 코로나19 돌파구, 마켓컬리의 급부상
코로나19로 더 어려워진 것은 어쩌면 객실보다 레스토랑일 수도 있다. 호텔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당연하게 떠오르는 뷔페 레스토랑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모여 입을 열고 식사를 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두려움이 생긴 것이다. 이에 호텔은 ‘조식 룸서비스’, ‘테이크아웃 도시락’, ‘드라이브 스루’ 등의 서비스를 통해 부진한 레스토랑의 매출을 조금이라도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렇게 비대면 서비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레스토랑 매출의 숨통을 HMR이 터주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마켓컬리가 빠른 속도로 호텔의 세일즈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호텔이 론칭한 가정간편식 HMR은 지금까지 신세계조선호텔이 김치와 중식당 호경전 볶음밥 3종,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명월관 갈비탕과 온달의 육개장, 글래드 호텔앤리조트 그리츠의 양갈비 3종과 동남아식 닭가슴살구이 4종. 그리고 지난 6월 말 새롭게 론칭한 메이필드호텔 서울의 낙원 소갈비찜이 있다. 레스토랑에서 조리한 테이크아웃 제품과는 다르게 HMR은 별도의 생산라인, 패키지, 유통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준비 과정은 물론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서도 신경 쓸 게 여간 많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샛별배송으로 국내 최초의 새벽배송 시작을 알린 마켓컬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덩달아 HMR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이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닌 일상이 되자 호텔 레스토랑은 HMR을 새로운 판매 채널로 눈독들이기 시작했다. 현재 호텔이 진출한 HMR 채널은 마켓컬리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온달의 육개장은 자연이랑, 호경전 볶음밥과 그리츠는 SSG닷컴에서도 판매 중이다.
HMR 채널도 각자 타깃으로 하는 고객과 추구하는 가치, 브랜드 이미지가 달라 호텔은 HMR 진출 시 호텔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와 시너지를 이룰만한 채널을 선택, 단독출시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낙원 소갈비찜 론칭을 기획한 메이필드호텔 서울 세일즈&마케팅팀 이선우 브랜드 매니저(이하 이 매니저)는 “구체적인 계획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빠른 채널 확보를 위해 일정을 조금 더 타이트하게 앞당겼다. 3개월여의 연구 및 론칭 준비 기간 동안 신경 쓸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그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신선한 소갈비찜 메뉴와 낙원에 향수를 느끼는 고객들의 좋은 후기를 바탕으로 신규고객을 창출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마켓컬리의 주 타깃인 30~40대 젊은 주부들의 구매력이 낙원 소갈비찜의 고급스런 이미지와 큰 시너지를 이뤘던 결과라고 본다. 코로나19로 전반적으로 호텔이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HMR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확인할 수 있어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 중”이라고 론칭 배경을 이야기했다.
아직까지 호텔업계 HMR 성과는 숙박과 식음업장 매출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처럼 호텔의 브랜드를 강조한 상품을 브랜드 이미지와 맞는 채널을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려간다는 측면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도 레스토랑을 찾아오기 힘든 고객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레스토랑 서비스로 호텔의 시그니처 메뉴를 HMR에 접목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커머스계의 신입, 라이브 커머스의 등장
코로나19가 많은 일상을 변화시켰지만 비대면의 여파로 커머스계에도 새로운 흐름이 대두되고 있다.
바로 라이브 커머스, V(Streaming Video)-Commerce의 등장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오프라인 매장 상품을 모바일에서 실시간 방송을 통해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언뜻 홈쇼핑과 별 다를 것 없이 보이지만 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의 가장 큰 차이는 TV가 아닌 스마트폰, 노트북, 유선 PC 등 다양한 디바이스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마치 현장에 있듯 판매자, 다른 소비자들과 쌍방향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코로나19로 사람들과의 접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홍보 및 마케팅을 실시해야 하는 마케터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채널이 아닐 수 없다.
라이브 커머스가 국내 여행업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7월 1일, 한국관광공사가 씨트립과 공동으로 ‘슈퍼보스 라이브쇼(Super BOSS Live Show)’를 진행하면서부터다. 씨트립의 슈퍼보스 라이브쇼는 트립닷컴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량렌쟝 회장이 직접 출연, 국내 주요 여행지를 소개하며 호텔 숙박권과 관광상품 할인 판매를 진행했다. 씨트립의 슈퍼보스 라이브쇼는 지난 3월 23일 첫 방송을 시작, 지금까지 중국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 총 15차례 방송되는 동안 회당 평균 거래액 4000만 위안(한화 약 68억 원)에 총 누적 판매금액이 6억 위안(한화 약 1020억 원)을 기록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슈퍼보스 라이브쇼 한국특집은 해외여행을 목적으로 한 라이브쇼로는 최초로 진행, 7월 1일 중국 현지시간으로 오후 8시부터 40분간 국내 특급호텔과 여행지 입장권 등을 위챗과 시트립을 통해 라이브로 판매했다.
대면하지 않지만 대면하는 듯, 재미는 덤
라이브 커머스가 타 커머스와 차별화된 점은 역시 실시간 소통이다. 비대면이 일상화되기 전 이미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2030 세대들은 이미 실시간 소통에 익숙해져 있던 터. 어쩔 수 없이 비대면을 일상으로 맞이했지만 소통의 창구가 필요했던 이들에게 그동안 쇼호스트의 일방적인 홈쇼핑의 단점을 보완한 라이브 커머스는 환영받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전문 쇼호스트가 아닌 유튜브 스타, 혹은 나와 가깝게 느껴지는 일반인 판매자들이 방송을 주도해 상업성이 덜 느껴지는 점도 특징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특히 의류업계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데 소비자들은 라이브 채팅을 통해 “미디움 정도면 허리 사이즈가 어느 정도 되나”, “다른 스커트와의 매치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나”, “어울리는 신발을 추천해 달라”는 등 궁금한 사항들을 거리낌 없이 묻고, 이를 확인한 판매자는 그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응대한다.
한편 라이브 커머스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한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라이브 커머스계 루키로 성장하고 있는 잼라이브는 방송 중 퀴즈쇼를 진행해 상품 프로모션에 오락성을 더했다. 이에 잼라이브는 ‘대국민 라이브 퀴즈쇼’라는 타이틀까지 붙을 정도로 500만 명의 잼라이브 유저들이 퀴즈쇼에 참여하기 위해 매일 잼라이브에 접속하고 있다. 잼라이브의 총 상금은 350만 원 정도. 잼라이브는 퀴즈를 통해 타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하고, 브랜드는 퀴즈를 통해 상품을 알리고 이를 구매로 연계하는 식의 구조다.
동시접속자 3만 6000명의 파급효과 자랑해
한편 이러한 라이브 커머스 흐름을 재빠르게 읽은 롯데호텔 월드가 지난 7월 13일, 호텔업계 최초로 잼라이브 방송을 통해 2030 ‘펀슈머’ 공략에 나섰다. 13일 저녁 7시부터 50분간 진행된 롯데호텔 월드의 ‘라방(라이브 판매방송)’은 김일중 아나운서와 인플루언서 리코가 진행을 맡았다. 방송 중에는 롯데호텔 월드와 관련된 퀴즈를 출제하기도, 중간 중간 김일중 아나운서와 리코가 경험한 롯데호텔 월드의 면면을 소개하기도 하면서 프랜즈와 패밀리, 두 가지 타입의 객실 패키지를 판매했다.
이번 잼라이브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롯데호텔 월드 객실판촉팀 신동궐 책임은 “기존의 홈페이지는 원래 호텔을 잘 아는 사람들이 접근하고, 소셜커머스나 이커머스 같은 채널은 워낙 많은 이들이 유입된다. 이에 확실한 구매 의사가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라이브 커머스가 가시적인 홍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했다. 아무래도 호텔업계에서는 최초로 진행했던 프로모션이었던 터라 잼라이브 측에서도 본 방송 전 예고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준 것이 첫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시너지가 된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오후 7~8시 황금시간대였기 때문에 동시접속자가 3만 6000명까지 오르기도 했다. 잼라이브는 젊은 20~30대가 위주라 패키지도 패밀리 타입보다 프렌즈 타입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동안 롯데호텔 월드를 방문하는 주 고객 연령층과 달라 내부적으로 꽤 신선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잼라이브를 통해 20~30대 젊은 커플, 3~4인의 소모임 고객에게도 어필될 수 있겠다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된 것”이라고 이번 잼라이브 프로모션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서 롯데호텔 월드가 어느 지역에 있는 호텔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신선한 충격도 있었다. 그동안 서울과 인근 지역에 한한 세일즈만 해왔던 터라 세일즈 매니저로서 세일즈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하며 “방송 이후 주위 많은 호텔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직 라이브 커머스도 이제 막 시작 단계라 판매량이 눈에 띄게 높은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방식의 세일즈, 그동안 알아보지 못했던 니즈를 공략하는데 앞으로도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윈-윈의 기회 창출해나가는 채널과 호텔
호텔을 노출시키고 객실 판매에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채널 다변화에 마케터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객실 예약 플랫폼이 아닌 채널과도 컬래버레이션 하는 호텔들도 늘어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SRT와 협업, 지난 6월 29일 특별여행주간을 맞아 SRT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선보인 ‘SRT 타고 여름휴가 체크인’ 프로모션에 참여했다. 프로모션은 SRT 이용객이 해당 호텔에 승차권을 제시하면 할인된 가격이나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호텔 웹사이트 우대요금 기준 10% 할인 또는 2인 조식 무료 혜택을 제공했다. 프로모션에는 부산과 서울의 호텔들이 참여했는데 서울의 호텔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가 유일하다. ㈜파르나스호텔 객실 세일즈팀 박금나 팀장은 “호텔마다 채널 확장에 발 벗고 나서면서 호텔들의 아이디어 싸움이 시작됐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도 내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홈쇼핑을 시도했고, 기업 퍼포먼스는 SRT와 함께 손을 잡았다. KTX와 비교했을 때 내국인 출장객은 SRT 이용률이 더 높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덕분에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SRT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에 호텔이 노출돼 객실 판매는 물론, 홍보효과도 보고 있다. 반면 SRT 입장에서는 그동안 주로 어떤 고객들이 SRT를 이용하고 여행 패턴은 어떤지 트래킹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호텔에서 투숙객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윈-윈하는 등 그동안 몰랐던 시너지를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기존에 접하지 않았던 채널들과도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 기대되는 가운데 박 팀장은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세일즈 팀의 사고방식 자체가 뒤바뀌었다. 기존의 몇몇 대형 채널에서 벗어나 이것저것 부딪히며 시도하다 보니 서로 니즈만 맞으면 윈-윈할 수 있는 접근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채널도 생각하지 못 했던 것들이 많고, 호텔과 같은 상품에 대해 상당히 궁금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런 일련의 시도들을 통해 호텔도, 채널도 다방면의 연구를 하게 돼 힘 들기는 하지만 나름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지방에는 아직 우리 호텔을 모르고 있는 곳들도 많아 이번 프로모션이 호텔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도 SRT와 협업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채널 다변화, 채널에 대한 이해 수반돼야
벌써 반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호텔 세일즈 팀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 고민 끝에 홈쇼핑도, 라이브 커머스도,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채널 확장도 새롭게 세일즈 팀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호텔뿐만 아니라 전 분야의 산업이 어려운 가운데 서로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채널을 만난다는 것은 코로나 위기 속 오아시스와도 같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호텔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각각의 방법에는 다 일장일단이 있는 법.
특급호텔이 신호탄을 던져 많은 호텔과 리조트들이 홈쇼핑에 나서고 있지만 워낙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가성비를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기껏 맞춰놓은 가격 전략에도 손바닥 뒤집듯 마음이 변하는 것이 홈쇼핑 고객들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일단 불안정적이다. 카카오 라이브는 아직 라이브 쇼핑 채널이 일원화가 되지 않아 라이브 방송용 앱과 상품을 구매하는 쇼핑 앱이 나뉘어져 있다.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방송에서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이 낮은 편이다. 게다가 가격 경쟁에 혈안이 돼 있는 이커머스는 자칫하면 지독한 특가경쟁으로 전반적인 호텔 ADR 수준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채널에 대한 이해다. ‘다른 호텔에서 시도해봤는데 잘 돼서’, ‘다들 대세라고 하니까’라는 접근은 어려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앞으로는 다방면의 눈과 귀를 열어야 한다. 급속한 매출 하락으로 절실함으로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만나봤던 마케팅 담당자들은 적어도 3개월에서 많게는 6개월까지 채널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호텔과의 시너지를 시뮬레이션 해봤던 이들이었다. 다양해진 채널, 보다 복잡해진 마케팅이지만 호텔 마케터들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재미난 마케팅 사례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메이필드호텔이 HMR 시장에 진입한지 약 한 달 정도 지났다. 호텔에서 마켓컬리로 채널을 확대시킨 배경과 기대했던 효과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채널 확대의 가장 큰 이유는 호텔 홍보였다. 호텔을 홍보하는데 일반적인 OTA와 SNS 이외에 노출시킬 수 있는 채널이 어떤 것이 있을까하는 고민이 있었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에 메이필드호텔의 근간, 낙원의 대표 메뉴인 소갈비찜을 HMR로 론칭해보자는 생각에 닿았다. 낙원은 3대가 오는 식당이다. 부모님과 함께 오던 이들이 어느덧 아이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곳이다. 낙원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고, 메이필드호텔의 근간인만큼 호텔의 이미지를 낙원을 통해 드러내는 것도 또 하나의 홍보 방법이라고 본 것이다. 그렇게 작년 말부터 고민하던 프로젝트였는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론칭에 박차를 가했다.
채널 선택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많은 채널 중 마켓컬리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아무래도 호텔 상품 가치를 알아줄 수 있는 고객에 어느 채널을 통해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자체적으로는 낙원 레스토랑 메뉴들이 가격대가 높은 축에 속하다보니 가격에 대한 민감성이 덜하면서 소갈비찜을 계기로 메이필드호텔에 관심을 가질만한 이들을 타깃으로 했다. 그런 면에서 구매력있는 30~40대가 주 고객층인 마켓컬리가 돋보였고, 워낙 까다롭게 품질 검수하는 것이 알려져 있어 친환경의, 건강한 한식을 선보이는 낙원의 브랜드 이미지와도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마켓컬리의 MD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육류를 예로 들자면 마장동에서 오랜 기간 육류를 다뤄온 이들이다. 때문에 처음 소갈비찜 레시피를 전달할 때부터 이미 MD들의 조언이 시작된다. 고기의 육질을 어떻게 고르게 할 것인지, 양념을 공장에서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지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함께 논의한다. 그러면서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호텔 입장에서도 첫 론칭임에도 안심이 됐던 것 같다.
제품 론칭을 기획하며 주로 고려했던 것들은 무엇이 있나?
하나부터 열까지 다 고려 대상이었다. 가장 처음으로는 왜 소갈비찜을 선택했느냐에서부터 시작했다. 갈비찜은 요리 특성상 뼈가 포함돼야 하는데 포장과 유통 단계에서 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몇 가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뼈가 없는 불고기나 탕을 위주로 하는데 소갈비찜은 여러모로 어렵지 않겠냐는 피드백이 있었다. 그러나 워낙 낙원의 갈비찜이 인기가 많았던 데다 첫 작품이었던 터라 한번 해보자는 의지가 더 강했다. 수많은 냉동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손에 오르내리면서 비슷한 맛과 비슷한 패키지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기왕이면 낙원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드러내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제품을 통해 낙원과 호텔의 이미지가 연결돼야 하다 보니 패키지에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동안 낙원이 가지고 있었던 전통성을 가져갈 것인지, 3040을 타깃으로 모던함을 가미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시중에 유통되는 HMR 형태를 차용할 것인지 논의의 논의를 거쳤다. 결국에는 호텔, 낙원의 아이덴티티는 보여주면서 타깃 연령대를 조금 젊어진 느낌으로 디자인했다. 디자인 과정에서는 낙원의 한옥 프린트에 어떻게 하면 경복궁을 복원한 장인이 1984년, 궁중식 기와를 이용해 낙원을 지은 스토리를 담을 수 있을지, 궁중식 기와와 기성 한옥과의 차이를 잡아내는 부분에도 많은 연구를 했다.
론칭 이후 고객 반응은 어떤 상황인가?
낙원 소갈비찜이 갈비찜 제품군에서는 700g에 3만 1000원으로 제일 고가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상당히 좋다. 돼지갈비와 소갈비를 모두 포함해 갈비찜 부문에서 2주간 1위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리뷰를 보면 기존에 낙원을 이용하던 고객들이 낙원에 대한 향수가 많았던 것 같다. 예전부터 부모님과 다니던 레스토랑인데 이제는 아이와 함께 집에서 먹을 수 있어 좋았다는 평들이 많았다. 그렇게 기존 고객들이 좋은 후기를 남겨 자연스럽게 신규 고객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는 낙원 소갈비찜을 직접 검색해 구매하는 이들도 늘었다.
이번 채널 확장을 통해 느꼈던 소감은 어떤가? 새로운 채널 진출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한다면?
메이필드호텔이 아무래도 로컬 독립브랜드다보니 그동안 이러한 채널 다양화에는 늘 관심이 많았다. 채널 다양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랑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채널이 무엇인가를 찾는 일인 것 같다. 호텔의 마케팅 방향성에 따라 남들이 해보지 않은 새로운 채널에 도전할 수도 있고, 대중적인 채널이지만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특히 우리와 같은 독립브랜드에서 잘 활용한다면 다양한 고무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메이필드호텔도 세분화되는 고객 니즈를 찾아 고객의 접점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