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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컬리너리

[Feature Ⅲ] 무엇이 변화를 주도하는가? 다이닝으로 들어온 호텔 바 -②

- 3. 지루함 벗고 핫스폿이 되다.



... 어제 [Feature Ⅲ] 무엇이 변화를 주도하는가? 다이닝으로 들어온 호텔 바 -①에 이어서


호텔 바 성공 키워드
하나. 명확한 콘셉트를 잡고 가야
호텔 바의 첫 번째 차별화 포인트는 호텔의 정체성이 느껴지도록 공간에 의미부여하는 것이다. 장소에 숨겨진 이야기, 궁금증을 자극함으로써 고객에게 특별한 장소로 거듭날 수 있게 하고 호텔이 추구하는 정체성을 명확하게 반영시켜야 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스피크이지 바 콘셉트를 호텔에 접목한 찰스 H가 대표적이다.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는 미국의 대공황 여파로 금주령이 내려졌을 때 사람들이 몰래 술을 팔던 곳이다. 간판이 없거나 다른 가게로 위장해 비밀리에 영업을 했으므로 술을 마시러 온 손님들이 큰소리를 내지 않고 속삭이듯 이야기한다는 의미에서 유래됐다. 로드숍에도 르 챔버, 앨리스, 몰타르 등 유명한 스피크이지 바가 많이 있다.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어 1인 고객 뿐 아니라 소규모 모임이나 파티 손님도 많이 찾는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세바스티앙 갠리 식음료 이사는 찰스 H가 이같은 콘셉트를 갖추게 된 배경에 대해 “칵테일에 대한 관심과 개인적인 공간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프라이빗하면서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공간을 만들어가자는 콘셉트가 잡혔다. 찰스 H에 들어가는 순간 모든 공간이 잊지 못할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메뉴부터 잔, 가구, 조명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단순히 술 한 잔 즐기러 오는 느낌을 주지 않고 하나의 경험과 추억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둘. 시그니처 아이템의 차별화
최근 호텔업계가 시그니처 맥주를 출시해 선보이고 있다. 포시즌스 서울의 찰스 H는 지난해 3월 호텔업계 최초로 칵테일에서 영감을 받은 맥주 Le 75 출시를 시작으로 두 번째 찰스 H 비어인 ‘뉴요커’와 ‘디스트리토 페데랄’까지 세 번째 에디션을 출시했으며 오는 10월 네 번째 에디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에서는 지난해 6월 해비치의 특색을 담은 크래프트 비어 ‘해비치 위트 비어’를 내놨다. 해비치 위트 비어는 유러피안 노블홉을 사용한 밀맥주를 바탕으로 제주산 감귤 농축액을 다량 함유해 감귤의 풍미와 상큼한 맛은 물론 제주의 지역적 특색까지 담았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올해 7월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시그니처 수제 맥주 아트바이젠을 선보였다. 호텔 믹솔로지스트가 유럽 최고 품질의 노블 홉을 선별해 블렌딩한 정통 밀 맥주로 묵직한 바디감과 깊은 황금빛 색상이 특징이다.


담금주 수준을 넘지 못하던 한국와인도 놀랄 만큼 성장해 까다로운 호텔 바의 문턱을 넘었다. 그동안의 혹평과 시행착오에도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생산자의 노력이 이어져 품종 개발, 양조기술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지난 6월부터 새롭게 출발하는 더 플라자는 라운지 & 바와 르 캬바르 시떼에 한국와인 12종을 리스트업 하고 호텔 최초로 한국와인의 메카가 되기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더불어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바 플레이버즈에서도 10여 종의 한국와인을 선보이는 한편 하우스 와인으로 한국와인을 제공하는 등 호텔에서 한국와인이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시그니엘 서울의 Bar 81은 80여 종의 샴페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내추럴 샴페인을 특화시켰다. 2개 층고의 벽면을 가득 메운 샴페인 셀러가 그 규모를 자랑하며 최근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호텔 스카이 바 12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파크하얏트의 더 팀버하우스는 그 날의 기분과 취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칵테일을 제조해주는 바텐더 특선 칵테일이 있다. 전문 믹솔로지스트가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주종, 재료 등을 추천해 창작 칵테일을 선보인다.



셋. 호텔 바 일으킨 루프탑 바의 성공
루프탑 바의 가장 큰 장점은 탁 트인 공간에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이비스 명동, L7, 콘래드 서울, 파라다이스 시티 등을 비롯한 호텔업계에 루프탑 바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머큐어 앰배서더 강남 쏘도베의 루프탑 바 클라우드는 손실업장을 흑자 전환하고 홍보 효과와 투수객 만족도를 높여 객실매출까지 살아나게 하면서 호텔 외주화의 심리적 저항성을 무너뜨린 계기가 됐다.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는 어반 딜라이트의 박형진 대표에 따르면 “루프탑은 다른 업장과 달리 기획단계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기술이 필요한 특수 업종이므로 외주화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호텔업계에 부는 루프탑 붐을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오픈한 L7 홍대와 L7 명동의 루프탑 바에서는 각각 야외 수영장과 풋 스파를 즐기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20~30대 고객들의 유입도 끌어들였다.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루프탑 인챈팅 가든은 세계 최대 규모의 페리에 주에 전용 라운지다. 대표적인 벨레포크 가운데 국내에서 맛보기 힘든 최상위 라벨까지 갖췄다.


넷. 호텔과 로드숍의 컬래버레이션, 게스트 바텐딩
호텔 바의 게스트 바텐딩도 반응이 뜨겁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라운지 & 바는 올해 리뉴얼 오픈하면서 국내 고객을 안정적으로 정착키는데 성공했다. 국내 유명 바텐더들을 초청하는 게스트 바텐딩을 정기적으로 열어 로드 바의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봤다. 여기에 더해 할로윈 시즌에는 미국의 바 매니아 대회의 개최 장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바 매니아 대회는 한국에서만 세 번째 개최되는 것으로 올해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선수들이 선보이는 스피드 챌린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호텔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게스트 바텐딩에 대해 라이즈 오토그라프 콜렉션의 배준영 컬쳐 리더는 “바 시장에 전문성을 갖춘 바텐더가 많아져 다양한 로컬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소화해내고 있다. 최근 호텔 바와 로드 바의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히 진행되는 데는 이러한 베이스가 깔려있다.”고 전제한 뒤 “하드웨어적인 공간에 강점이 있는 호텔이 끼와 재능이 있는 바텐더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섯. 바 앤 다이닝으로 거듭나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기존의 바 서클과 로비라운지를 통합한 바 & 라운지를 리뉴얼 오픈하면서 식사와 안주의 퀄리티를 높였다. 과거에 술을 제외하면 치즈 플레이트나 과일 등으로 선택 폭이 좁았던 메뉴가 다이닝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식사에 곁들여지는 주류의 폭도 넓어졌다. 


콘래드 서울은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닌 특별한 영감을 얻는 곳’이라는 콘래드의 서비스 모토를 반영시켜 루프탑 바 버티고를 지난 6월 재오픈 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루프탑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야외 공간과 별도로 실내 공간을 마련했는 것. 특히 기존에 바 음료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다이닝을 강화한 바 앤 다이닝 콘셉트를 선보였다.  


시그니엘 서울의 Bar 81은 조리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갖고 있지 않지만 같은 층에 위치한 프렌치 레스토랑 스테이와의 협업을 통해 정통 샴페인과 정통 프렌치의 콘셉트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어반 딜라이트의 박형진 대표는 “호텔 바가 음료만 집중하기보다 음식과의 궁합을 이루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바 앤 다이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잠재가능성 높은 한국의 바 시장 눈여겨 봐야
최근 호텔 바의 명성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증명하듯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찰스 H가 지난해 9월 ‘2018 월드 베스트 바 100(The World’s 100 Best Bars 2018)’ 가운데 64위, 국내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아시아 베스트 바 50(Asia’s 50 Best Bars 2019)’ 중 14위, 국내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최고의 바에 이름을 올렸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세바스티앙 갠리 식음료 이사는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호텔에 있는 바의 입지가 더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대부분의 바들도 호텔에 소속돼 있으며 그 결과 대다수의 호텔이 베스트 바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찰스 H의 경우 환상적인 디자인 월드 클래스 칵테일 등에서 호평을 얻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바 시장에 대해서는 “서울은 술의 문화를 이해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칵테일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공간에 담고 있다. 따라서 더 많은 바들이 더욱 세련되고 경쟁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 했다. 한국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칵테일에 흔한 라임조차 구하기 힘들 정도로 답답한 시장이었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해 다이닝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해외의 바텐더들은 이 같은 한국을 잠재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 한국 시장은 이제 막 캐기 시작한, 숨은 보석 같은 셈이다. 호텔 바가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지만 앞으로도 바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할 여지가 많다. 호텔의 경쟁력이 되는 호텔 다이닝의 다음 틈새는 바(Bar)가 될지 모를 일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지난해 식음업장 리뉴얼 공사를 거쳐 호텔 바 서클과 로비라운지를 하나로 합쳤다. 이후 매출이 리뉴얼 전보다 50%이상 상승하며 전략에 성공을 거뒀다. 특히 고객들이 취향에 따라 진과 가니쉬를 선택해 원하는 글라스에 담아 마시는 개인 맞춤형 칵테일 서비스, ‘폴링 포 진 앤 토닉(Falling for Gin and Tonic)’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진과 가니쉬들이 진열된 무빙 바는 카트 형태의 움직이는 바 테이블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라운지 & 바가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고객들은 바에 앉지 않더라도 원하는 자리에서 바텐딩을 감상할 수 있고 바텐더가 모든 재료를 무빙 바에 싣고 고객의 자리 앞으로 가서 직접 칵테일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고객에게 찾아가는 바텐딩 서비스, 무빙 바 도입해”
조선호텔 라운지 & 바 김대욱 헤드 바텐더 / 매니저



호텔을 그만두고 로드숍으로 간 이유는 무엇인가? 
바텐더 생활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시작했지만 호텔에서는 바텐더로서 펼칠 수 있는 역량에 한계가 있어 현실의 벽을 체감하고 호텔을 퇴사했다. 이번에 합류하게 된 것은 호텔 내부에서부터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담동 앨리스 바를 마지막으로 호텔로 컴백하게 됐다. 


돌아와서 어떤 부분에 변화를 주려고 했나?
그동안 호텔을 떠난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거품을 빼는 작업이 우선이었다. 이제 호텔보다 낮은 가격에 훌륭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로드 바들도 많이 생겨 그들과 출발점을 나란히 두고 경쟁해야 한다. 과거에 호텔 바는 어깨에 힘을 너무 많이 주고 있었다. 가격적인 부분이나 서비스의 유연성 등 어깨를 낮추는 작업을 많이 했다. 캐주얼한 서비스를 하는 로드 바는 플로어 바텐딩에, 호텔 바는 클래식 바텐딩에 강하다. 한층 캐주얼해진 분위기와 호텔의 강점인 고급 서비스를 접목시켜 클래식 바텐딩을 기본으로 상황에 따라 유연한 서비스가 가능토록 했다. 


무빙 바, ‘폴링 포 진 앤 토닉’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영국 런던의 유명 바텐더를 보기 위해 듀크 바에 방문한 적이 있다. 레스토랑 면적의 1/3이 바로 이뤄진 곳인데 주문한 마티니 재료를 테이블 앞으로 가져와 시연하는 게리동 서비스가 인상적이었다. 조선호텔은 역사가 깊은 곳이다. 나인스게이트에서 근무하던 시절, 게리동 서비스를 바라보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에 리뉴얼 하면서 홀이 넓어졌는데 도면을 보자마자 바텐더가 찾아가는 서비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궁극적으로 넓어진 공간에서 바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무빙 바를 도입하게 됐다.      


고객층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고객층이 한세대 정도 젊어져 30대 후반~40대 초반을 커버하고 있다. 예전에는 비즈니스 고객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칵테일과 술에 관심 있는 고객들도 늘었다. 제대로 된 칵테일을 맛보러 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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