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Feature Dining] 2019 미쉐린 가이드 서울 발간_ 미식도시로 성장하는 서울, 세계가 주목하다 -① 이어서..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 잇따른 한국 진출
미쉐린 이후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도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권위있는 와인과 음식 전문 매체인 감베로 로쏘는 2018년 11월 1일 서울 드래곤 시티에서 열린 ‘감베로 로쏘 TOP 이탈리안 와인 로드쇼’ 행사에서 2018~2019 한국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발표했다. TOP 이탈리아 레스토랑 어라운드 더 월드 한국부문에 오른 4곳의 레스토랑은 보칼리노(파인다이닝 부문, 포크 2개), 츄리츄리(정통 이탈리아 부문, 새우 2개), 스파카 나폴리(피자 부문, 슬라이드 1개), 까사 델 비노(베스트 와인 바)이다.
프랑스의 레스토랑 가이드인 라리스트도 내년 1월 31일 한국에서의 첫 번째 시상식을 열고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는다. 라리스트는 2015년 여행자와 미식가에게 레스토랑 선택의 지침을 마련하고자 프랑스 관광청 회장 필립 포르(Philippe Faure)가 이끄는 다분야 전문가 팀에 의해 창안된 프로젝트다. 가이드북들의 가이드으로 평가받는 라리스트는 매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식 가이드들과 출판서적, 기사, 평론가, 고객리뷰 등의 의견을 알고리즘 법으로 분석해 선정된 ‘세계 1000대 레스토랑’을 발표한다.
라리스트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180개국 1만 6500곳의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있으며 세계 1000대 레스토랑(World’s Top 1000)뿐 아니라 그 외 각 나라에서 반드시 경험해봐야 할 레스토랑으로 추천하는 5000곳의 레스토랑, 탁월한 요리,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식사를 경험할 있는 로컬 레스토랑을 선정한 약 1만여 곳의 ‘Food Gems’가 있다. 소개되는 각 레스토랑 페이지에서 반영된 모든 정보와 코멘트는 모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선정결과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보여준다. 즉 각기 다른 주관적 결과에서 오는 혼돈을 줄이기 위해 각 가이드의 평가를 통합한 평균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미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
저명한 레스토랑 가이드가 한국을 주시하는 가운데 이들은 한국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라리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 등에서는 본국의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들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한국 외식시장은 한식 레스토랑뿐 아니라 프렌치, 이탈리언, 일식 등 다국적 요리가 선전한다고 분석했다. 가이드 평가에서도 해외가이드와 국내가이드 평가의 차이점도 눈에 띈다. 해외가이드가 한식레스토랑에 집중 하지만 국내가이드는 다양한 장르의 레스토랑에 보다 오픈 마인드 인 것으로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뉴욕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도 하이엔드 콘셉트의 한식 레스토랑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로 내다봤다. 라리스트의 스테파니 김 마케팅 디렉터는 “과거 한식당과 대부분의 아시안 퀴진 레스토랑들이 값싸고 캐주얼한 이미지였다면 최근에는 젊은 한국인 셰프들의 해외진출로 고급스럽고 패셔너블한 새로운 한식의 기준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몫의 미쉐린 가치를 만들어 내야
미쉐린의 별을 획득하는 것이 셰프들에게 명예로운 일인 것은 나라마다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미쉐린에 오른다고 해서 모두 좋은 레스토랑이 될 수는 없다. 레스토랑의 위상은 그 곳을 찾는 고객들의 좋은 평가로 이어져야만 성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은 올라갔다.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진 무대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을 지는 무대에 오른 자들의 열연에 달려있다.
스카이 킹덤의 인용빈 셰프는 말한다. “뉴욕처럼 여행객이 많은 도시일수록 좋은 음식을 먹고자 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돼 있다. 미쉐린이 서울편을 발간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도 점차 같은 지향점을 향할 것이라고 본다. 이제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몫이다. 미쉐린이 들어온 지 10년 된 일본의 2스타와 3년 된 한국의 2스타를 비교했을 때 더 검증된 일본의 2스타를 선호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만한 가치를 경험케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놀랍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
시그니엘서울 ‘스테이’ 야닉 알레노 셰프
스테이가 2019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의 1스타에 등극한 것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전해 달라.
소식을 듣자마자 ‘한국팀이 잘 해냈구나!’하고 생각했다. 우리가 해낸 첫 성과에 무척 기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이번 결과는 스테이가 서울이 오픈한 지 일 년 반도 채 되지 않아 짧은 시간동안 해냈다는 게 큰 성과이다. 특별히 스테이는 서울을 오픈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쏟은 프로젝트인 만큼 모두가 잘 해줬다. 우리 팀 모두가 자랑스럽다.
세계적인 미쉐린 스타 셰프로서 가지고 있는 정체성은 무엇인가?
프랑스에서 요리는 전통적으로 내려온 문화의 한 부분이다. 이 문화를 계승하고 이어나가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또한 오래전부터 프랑스에서 비스트로를 운영하고 있는 부모님의 DNA를 물려받아 가업을 잇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요리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는가?
여행이다. 새로운 곳을 돌아다니며 얻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들, 재료나 음식의 냄새를 떠올리면 요리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진다. 여행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경험을 공유한다는 데 묘미가 있고 이 모든 것을 통해서 영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나에게 여행은 매우 중요하다. 여행 속에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고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전 세계에 몇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으며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총 17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고 ‘르 파비용 르두아양’(프랑스 파리, 3스타), ‘르 1947’(프랑스 쿠르쉬빌, 3스타), ‘스테이’(대한민국 서울, 1스타)가 미쉐린 별점을 얻었다. 레스토랑은 야닉 알레노 그룹에서 관리하고 있다. 지역별로 담당 팀이 있는데 마케팅, 컨설팅, 기획, 운영에 관한 팀으로 나누어 파리에는 150명, 모로코에 250명, 서울은 80명 정도가 전담 팀으로 구성됐다. 길게는 10년 짧게는 2~3년 함께 일한 팀원들이며 이 팀 안에는 현지 셰프들도 포함돼 있다. 스테이의 경우에는 한국 전담 셰프들과 관계를 쌓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성과를 두고 목표를 책정하기보다 과정을 함께 상의하고 만들어 가는 것부터 차곡차곡 출발해 가는 한국팀의 열정에 감동을 받았다.
스테이를 한국에 오픈하기로 결정한 데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시그니엘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이점과 상징성이 좋았다. 프랑스의 에펠탑처럼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 호텔이며 서울이 한눈에 보이는 뷰도 아름다워 결정을 망설일 수 없었다. 또한 롯데라는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그룹이며 전 부문을 모아 목표를 높게 두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특히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담당자들과 맺은 인연도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 이번에 아시아 최고의 호텔로 선정된 것을 봐도 내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프랑스의 르 파이용 르두아양과 스테이를 비교했을 때 비슷한 부분은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르 파이용 르두아양과 스테이는 레스토랑 콘셉트부터 다르게 설정했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렵다. 가령, 가리비 요리를 만든다고 하자. 파리와 서울의 환경이 다르므로 두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가리비가 같을 수 없고 모든 재료를 동일하게 수급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합리적인 방법에 따라 각자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스테이의 특별함은 무엇인가?
스테이의 강점은 로맨틱한 분위기에 있다. 연인이나 가족이 꼭 한번쯤은 와봤으면 하는 장소이다. 요리에 있어서는 패이스트리와 푸드 쪽을 더 개발하려고 한다. 스테이의 부책임자로 파견된 최혜영 셰프는 파리의 레스토랑 ‘르 파비용 르두아양’에서 부책임자로 5년간 함께 호흡을 맞춘 능력 있는 셰프다.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의 음식을 스테이에 전파하는 역할을 잘 해내리라고 본다. 패스트리 총괄셰프인 막심도 재능이 많다. 독특한 디저트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스테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매일 놀랍고 새로운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해 더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싶다. 미쉐린은 우리가 고객에게 어떤 것을 제공하는 지에 대한 평가이지 스테이의 고객이 우리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고객을 위해 매일 놀랍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 그런 노력이 계속될 때 미쉐린에서도 2스타를 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차별화된 맛, 정통광동요리의 진수 선보일 것”
포시즌스 호텔 ‘유 유안’ 킹슬리 쿠 주방장
유 유안이 3년 연속으로 미쉐린 가이드 1스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소감을 밝혀 달라.
매우 기쁘고 감사드린다. 좋은 발전의 무대를 만든 포시즌스 호텔과 유 유안의 모든 파트가 협력해 이룬 성과라고 생각한다.
헤드 셰프가 바뀌고 부담도 있었을텐데 어떤 점에 주력했나?
물론 큰 부담이었다. 포시즌스에 온지 어느덧 1년이 됐는데 유 유안에는 한국인 직원이 많아서 초반에는 언어적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한국인 직원들과 팀워크를 이루고 협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친근하게 다가서려고 노력했고 주변에서도 많은 도움을 줘 팀의 힘을 모을 수 있었다. 또한 기존에 유 유안에서 사용해오던 좋은 식재료가 많이 있지만 새롭게 구하고자 하는 식재료가 세관문제로 들어오지 못하거나 필요한 재료를 선별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그 부분은 현지 시장조사를 통해 로컬푸드로 대체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은 돼지고기나 한우 등 육류의 품질이 우수하다. 한우는 소고기의 향이 진하고 먹었을 때 입안에서 느껴지는 지방과 육질의 감촉, 밸런스가 훌륭하다. 그동안 사용해본 다른 소고기와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풍미가 좋다.
요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색감, 향, 맛의 밸런스다. 맛은 기본이고 보기 좋고 향이 좋아야 먹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전에 일했던 상하이의 레스토랑은 어떤 곳이며, 그동안의 노하우를 유 유안에 어떻게 적용시켰나?
정통 광동식 요리를 30년간 했으며 상하이의 임페리얼 트레저(미쉐린 2스타)에서 5년간 헤드셰프로 있었다. 상하이가 외국인의 방문이 많은 국제적인 비즈니스 도시인만큼 상위계층의 고객들을 겨냥한 광동식 파인다이닝을 선보였다. 이곳에서 선보인 시그니처 요리가 샥스핀 요리였는데 인터내셔널 호텔에서는 판매가 안돼 맛을 보여드릴 수가 없다. 대신 유 유안의 특제간장소스 소고기 볶음, 샤미장(새우장), 랍스터 찜 등의 요리를 자신 있게 권한다. 각 국가나 지역을 이동해 근무할 때 제일 먼저 하는 게 시장조사다. 그 지역의 특색이 담긴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중요하게 생각해 로컬 푸드를 사용하고 매 분기마다 그에 맞는 메뉴로 바꾸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 상하이편도 발행되는 것으로 아는데 그곳의 분위기를 전해달라.
상하이는 국제적인 도시로서 해외에서 오는 고객을 겨냥한 글로벌 음식점과 본토 음식과 관련해 발전된 유명 음식점도 많다. 특히 상하이는 기름을 적게 사용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 광동요리로 유명한데, 북경오리의 대표 격인 전주덕도 이곳에 있다. 미쉐린은 4~5년 전에 처음 발간됐다. 미쉐린 외에도 많은 평가서들이 있지만 미쉐린 만큼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가이드는 없다. 특히 미쉐린의 스타 레스토랑에 선정되는 것이 셰프로서 자신의 지위를 대변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많은 레스토랑에서 별을 획득하길 희망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경쟁적이거나 과장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고객들이 유 유안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추천해달라.
시그니처 요리인 북경오리다. 유 유안만의 12가지 향신료로 마리네이드 해 숙성시킨 오리를 사용하며 표면의 바삭함을 더하기 위해 굽기 전에 물을 뿌려 굽는데 그 물까지도 유 유안의 비법을 담았다. 특별히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북경오리에 정통한 새로운 셰프를 영입했으니 기대해도 좋다. 특제소스 소고기 볶음도 추천한다. 특제소스라고 부르는 간장소스는 여러 가지 조미료의 배합을 연구해서 만든 것으로 한우에 맞춘 특별한 소스다. 샤미장 랍스터찜은 최고급 새우를 선별해 사용하며 핸드메이드 소스가 곁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