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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윤

[Wine Market Insight] ‘뉴 트렌드’를 통해 본 와인 마케팅


와인 마케팅은 전통적 와인 문화에 새로운 와인 양조나 떼루아, 와인 메이커의 스토리를 입혀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거나 고객이 와인을 구매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세계적으로 와인시장에 나와 있는 와인 브랜드는 거의 2만 종 이상이다. 빈티지별, 포도 품종별로 구분하면 셀 수 없이 많은 것이 와인이기 때문에 그만큼 와인 판촉 경쟁도 치열해졌다.
20~30년 전만 해도 구세계 와인을 대표하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의 고가 브랜드가 세계 와인시장을 리드했다. 그러나 지금의 와인 시장 판도는 확 달라졌다. 와인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와인을 선호하면서 ‘신세계 와인’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산 와인이 백화점, 와인 전문점, 대형 마트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다.
한국에 많은 와인이 수입되고 대학과 사설 교육기관에서 와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와인 문화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식사 후 2차로 술을 마시러 가는 한국 사람들에게, 천천히 식사하면서 와인 한 잔을 나누는 문화는 여전히 낯설다. 와인은 호텔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고객들이나 일부 와인 애호 블로그 운영자, 동호회의 와인 마니아들에게서 몇몇 품목이 인기를 얻을 뿐이다. 그러므로 호텔 레스토랑의 와인 마케팅을 일반적인 소비자 대상으로 하는 것은 위험하다. 시장이 세분화된 호텔 레스토랑 고객층을 대상으로 해야 마케팅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타 업장과 차별성을 갖고 경쟁우위를 선점하려면 각국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와인 양조법과 와인산지에 대한 떼루아 정보를 고객에게 알려 저가격에 고품질의 가성비 높은 와인을 준비해야 한다.
필자는 이번 여름방학 기간 동안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 루시옹, 론 지방과 아르헨티나, 칠레에 있는 와이너리를 방문했다. 새로운 양조 기법과 새롭게 떠오르는 와인 산지를 소개해 와인 마케팅에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호에는 명품 와이너리에서 추구하는 훌륭한 와인의 조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와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도를 수확해 1차 발효시키는 과정이다. 현대적인 양조법에서는 주로 전통적이거나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한다. 오크 발효 통, 스테인레스 스틸이나 에나멜 탱크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명품 와이너리에서는 1차 발효를 위해 콘크리트 발효 통 혹은 달걀모양의 콘크리트 통을 주로 사용한다. 외부 온도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과학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며, 아주 빠르게 블렌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일부 와이너리는 그루지아의 전통방식을 벤치마킹한 포도를 수확해 포도밭에 흙으로 만든, 일종의 대형 크베브리(Qvevri) 항아리를 땅 속에 묻어 발효시키는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둘째, 각 포도가 가진 특성을 살린 발효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와이너리들이 포도밭은 여러 개 가지고 있어도 발효조는 하나만 사용한다. 명품 와이너리에서는 다양하고 미세한 떼루아를 가진 포도밭 별로 포도를 수확한 후에 각각 다른 발효조를 사용해 포도밭의 특징을 보존한다. 예를 들어 한 와이너리에서 30개의 각각 다른 포도밭을 갖고 있으면, 30개의 발효조에서 각 포도밭의 개성을 살린 발효를 진행하게 된다.
셋째, 일반적으로 와인 블렌딩은 발효 혹은 숙성과정이 끝난 와인과 같은 포도품종 혹은 다른 포도 품종 간에 이뤄진다. 그러나 최근 명품 와이너리에서는 필드 블렌딩(Field blending) 기법을 사용해 같은 포도밭에 블렌딩할 포도나무를 비율별로 재배한다. 예를 들면 쉬라 포도밭에 비오니에(Viognier) 포도 품종을 20% 심는 것이다. 즉, 같은 포도밭의 포도를 수확한 후에 발효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면 동일한 조건에서 자란 환경 때문에 와인이 상호 조화를 이뤄 양조가가 원하는 최고의 와인을 만들 수가 있다.
넷째, 훌륭한 와인 양조에 떼루아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떼루아는 포도나무를 자라게 하는 지형과 지질, 기후 조건 등을 말한다. 와인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운명이 있다고 일컬어진다. 명품 와이너리에서는 날마다 포도밭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파악해 데이터화하면서 최적의 포도를 수확해 와인을 양조한다. 최근에는 포도밭 토양을 5m 정도 파서 포도나무의 나이별로 뿌리가 어느 지층을 통과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해 지층에 따라 미네랄 함유량, 돌, 자갈, 진흙, 사암 등에 영향을 받은 포도의 상태를 와인 양조에 도입하는 등 와인의 개성을 살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섯째, 최근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은 ‘유기농 와인(Organic wine)’이나 ‘바이오 다이나믹 와인(Biodynamic wine)’을 선호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유기농 와인은 일체의 화학비료나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은 포도로 와인을 만든다. 명품 와이너리에서는 말(馬)로 포도밭을 갈고, 포도밭 골 사이로 포도나무 성장에 다양한 영향을 주는 동시에 병충해를 예방하는 다양한 특수 식물(고추냉이풀, 허브, 유채 등)을 심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와인을 만들고 있다. 또한 2~3년간 미생물에 토양을 발효시켜 매력적이고 우아한 아로마가 포도나무에 영향을 주도록 만든다.
여섯째, 와인을 숙성시키는 오크통의 질이 중요하다. 오크통이 전달하는 풍부한 맛과 향은 많은 요인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오크(Oak)의 원산지, 나뭇결의 크기, 참나무의 나이, 참나무통이 그을린 정도, 통의 크기와 사용 기간, 그리고 와인의 통 속 숙성기간 등 그 요인이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2~3년 동안 햇빛과 비, 습도에 노출시켜 자연 건조한 참나무를 사용해 만든 오크통을 사용하지만 최근 명품 와이너리에서는 5년 이상 자연 건조한 오크나무를 사용해 더욱 섬세하고 우아한 와인의 풍미와 아로마를 느끼게 한다.
호텔 레스토랑의 소믈리에는 업장을 찾는 고객에게 자연 그대로를 와인 속에 담아내는 와인, 후대에도 지속 가능한 포도밭을 보존하는 와이너리의 와인을 찾아 소개해주는 마케팅 진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와인 시장에서 마케팅 성공사례는 많지만 수많은 와인 브랜드를 모두 일일이 차별화해 마케팅하기란 쉽지 않다. 고객이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마케팅 소재를 찾는 게 중요하다. 다시 말해 고객에게 어필하는 브랜드가 많지 않아 와인시장에서 성공하기는 다소 제한적인 면이 있다. 그래서 전 세계의 새로운 와인 트렌트 정보를 찾아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정보 마케팅이 필요하다. 호텔 레스토랑의 소믈리에들은 국가별 와인 가격이나 품질 차이가 떼루아에서 결정된다는 정도는 잘 알지만 그 이상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알 필요성이 있다. 아무리 양조자가 뛰어난 양조기술을 개발한다 해도 포도의 재배지 환경, 즉 떼루아를 바꾸긴 힘들다. 여기에 차별화되고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마케팅 조건을 만들어 스토리텔링을 입혀야 한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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