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와인 한 잔은 기본적으로 생각하게 됐고, 호스트의 와인 테이스팅에 대해서도 크게 의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호텔 레스토랑에서 고객들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물을 마시는 것보다는 음식과 먹는 샘물에 대한 조화를 고려하게 되면서 먹는 샘물에 대한 맛과 품질 평가에 대해 궁금해 한다. 그리고 와인을 담당하는 소믈리에들도 와인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먹는 샘물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
와인이나 먹는 샘물의 품질 평가는 전문 소믈리에들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데 있다.
첫째, 시각(observe)은 눈을 통해 인지하는 감각들을 일컫는 말로 빛을 통해 사물을 인지하고, 눈을 통해 사물의 크기와 모양, 빛깔, 멀고 가까운 정도를 인지하는 것으로 투명도, 색깔, 밀도, 탄산유무 등을 평가한다.
둘째, 후각(smell)은 특정물질에서 확산돼 나온 분자가 코 속의 후 세포를 자극해 향이나 냄새를 감지하는 감각으로 뇌는 각 냄새들을 기억해 뒀다가 비슷한 냄새가 나면 기억을 되살려 냄새들을 구분하는데 인간의 후각 수용체는 350개 정도가 있다. 그러므로 350개의 조합으로 1만 가지 이상의 냄새를 구분하면서, 과일 향, 꽃 향, 나무 향, 풀 향, 동물 향, 식품 향 등을 인지하게 된다.
셋째, 미각(taste)은 혀에 있는 미뢰에서 섬세하게 느끼는 감각으로 짠맛, 신맛, 단맛, 쓴맛, 감칠맛 같은 5개의 기본 맛이 있는데 이 맛들의 조합으로 음식물 각각의 독특한 맛을 감지하는 것을 말한다.
넷째, 구강촉감(mouth feel)은 음식을 먹거나 와인을 마셨을 때 입에서 느끼는 촉감으로, 촉감과 혀의 촉감 등 물성적인 감각을 통해 인지한다. 음식의 질감 혹은 텍스처(texture)라고 하며, 와인이나 먹는 샘물의 경우 바디(body)감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면 와인과 먹는 샘물의 시각, 후각, 미각, 구강촉감에 대해 차이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각적인 것으로 와인은 화이트와인, 로제와인, 레드와인 별로 색깔이 다르고 빛깔로 숙성정도가 가능하며, 투명도, 이물질을 찾을 수 있는 반면에 먹는 샘물은 무색이므로 투명도와 탄산 유무 밖에 알 수가 없다. 둘째, 후각적인 것으로 와인은 가장 핵심적인 평가 요소로 다양한 향을 찾을 수 있으며, 포도품종의 특성을 알 수 있는 1차 아로마, 와인의 발효과정에서 나타나는 2차 아로마, 와인의 숙성과정에서 나타나는 3차 아로마를 느낄 수 있는 반면에 먹는 샘물은 무취로 냄새의 유무만으로 변질 상태를 평가하게 된다. 셋째, 미각적인 것으로 와인은 오미(五味)를 통해 복합적인 맛을 느낄 수 있지만 먹는 샘물은 섬세한 맛을 느끼는 것으로 미네랄의 맛을 찾아 먹는 샘물의 물맛을 평가할 수가 있다.
넷째, 구강촉감으로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을 제외하고는 균일하게 느껴지는 단점이 있지만 먹는 샘물은 단순하면서 매우 복잡한 구강 느낌을 주는 것으로 청량감, 물의 강약, 탄산정도 등으로 미세한 것을 감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먹고 마시는 것 중에서 무색무취한 물맛을 평가한다는 것은 워터 소믈리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특히 호텔 레스토랑을 찾은 고객들이 물맛을 구분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훈련을 통해 와인과 생수를 테이스팅 하면 각각의 고유한 개성을 고려하게 되면서 와인 테이스팅 경우는 후각과 미각이 강조되는 반면에 먹는 샘물 테이스팅은 구강촉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와인은 후각, 미각, 구강촉감을 통해 총체적으로 평가하며, 잘 훈련된 소믈리에의 경우 코와 입 속의 감각수용기가 복합적으로 느끼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연결시켜 뇌에 보고해 결정을 내리지만 먹는 샘물을 평가하는 품질은 미각+후각+구강 촉감으로 수행하면 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먹는 샘물의 청량감이 많이 좌우하는 것을 알게 된다. 와인과 먹은 샘물의 시각, 미각, 후각 그리고 구강촉감을 이해하기 위해서 서로 비교하면 도표와 같다.
참고적으로 먹는 샘물의 품질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먹는 샘물이 갖고 있는 TDS(Total Dissolved Solds; 총용존고형물) 경도(Hardness), pH지수(pH Factor), 탄산화정도(Carbonation), 오염도(Virginality)를 이해하면 쉽게 품질평가도 할 수가 있으며, 먹는 샘물의 비밀도 벗겨지게 된다.
<2016년 1월 게재>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