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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호

[정승호의 Tea Master 15] 중국 티 산업 ❷

- 중국 지역 경제의 큰 수익원이 되고 있는 티
- 원산지 표기와 티 무역에 관한 문제점들

•‌티(Tea)는 서양에서 오직 차나무의 찻잎으로만 우린 음료를 지칭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차(茶)는 찻잎, 차나무, 찻물을 모두 지칭하고,찻잎이 아닌 식물을 우린 음료도 차라고 표기하므로, 본 지면에서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찻잎을 사용한 상품을 ‘티(Tea)’로 표기한다.
•단, 중국 티의 이름은 우리나라 한자어 ‘茶’의 독음을 원칙으로 표기하고,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른 이름도 병기했다. 단, 일본 티의 이름은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다.



중국은 세계 최대 티 생산국이면서 동시에 세계 최대 소비국이기도 하다. 따라서 생산량이 많지만 소비량도 많아 수출량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은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측면에서 국가적인 차원의 티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여기서는 중국의 티 소비 및 수출 시스템과 원산지 표기에 관한 문제점들, 그리고 오늘날 새롭게 떠오르는 티의 품질 기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중국의 전통 수출 체계
중국은 티(Tea)의 발상지인 만큼 그 역사도 매우 깊다. 그리고 티가 중요한 가치 교환 수단인 통화로 사용되면서 중국의 티 무역은 매우 오래전부터 활발했다. 지금도 티는 중국에서 지역 경제에 큰 수익원이다.


그런데 중국 티의 전통적인 수출 체계는 인도나 스리랑카 등의 세계적인 티 수출국과는 전혀 다르다. 인도나 스리랑카, 케냐 등의 세계 주요 티 수출국에서는 경매 시스템을 통해 티를 유통, 판매하는 데 비해,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직·간접적인 관리를 통해 유통, 판매한다. 이와 같이 티를 경매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유통, 판매하는 나라는 중국을 비롯해 불과 몇 나라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최근까지도 티의 모든 사항들을 지방 정부들이 연합해 결성한 단체들이 대행하면서 시장에서 수출 시스템을 관리해 왔다. 이렇게 티는 수출 과정에서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는 지방 관청의 인·허가를 받아야만 했고, 또 각 지역의 대표성을 띠도록 표준화돼야 수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바이어들은 각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의 책임자들과 거래를 통해서만 티를 구입할 수 있었다. 이때 정부의 책임자는 티의 상품성이 있는지, 지역 대표성을 잘 드러내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한 뒤 엄격한 절차를 거쳐 수출을 승인했다. 예를 들면, 해외 바이어들은 정부 책임자의 관할 아래에서 승인을 얻지 못한 다원으로부터는 결코 티를 수입할 수 없었다.


오늘날에는 그러한 폐쇄적인 수출 시스템들이 대폭 자율화되고는 있지만, 대규모의 수출만큼은 아직까지도 각 지역을 대표하는 도매상들을 통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역 특산품의 티가 생산되는 지역의 각 성도(省都)에는 수많은 도매상들과 수출업자들이 진출해있고, 이들이 내국인과 해외 바이어들에게 재배 지역에 따라 대표성을 띠는 상품들을 다양하게 제시해 판매한다.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원산지 표기 문제
비교적 티의 역사가 짧은 인도와 스리랑카, 케냐 등 주요 홍차 생산국에서는 원산지의 표기를 확립하는 차원에서 티의 명칭에 대부분 지명을 붙인다. 특히 인도는 지리적 표시제(GI)를 법률로 규정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티의 명칭에 지명을 붙이는 표준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티의 종주국인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티의 명칭들이 다양한 배경으로 붙여져 왔다. 예를 들면, 재배된 차나무의 품종에 따라 명칭이 붙는가 하면, 재배된 지명에 따라서도 명칭이 붙었다. 보다 더 시적인 방식으로는 전설로부터 영감을 받아 명칭이 붙기도 했는데, 철관음(鐵觀音)과 용정(龍井)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황제가 관심을 보이면서 명칭이 붙는 경우도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벽라춘(碧螺春)이다.


이와 같이 중국에서 티의 명칭 제도는 인도나 스리랑카와 같이 지리적 표시제를 체계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다양한 역사적 요인으로 붙여져 왔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원산지의 표기와 관련해 시장에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생산자들이 유명 티의 이름을 도용하고, 다른 산지의 제품으로 속이고, 다른 가공 기술을 사용해 제조했다고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중국에서도 가장 유명한 녹차인 ‘용정’이다. 용정은 원래 저장성(浙江省) 항저우시(杭州市)에 인접한 조그만 고장의 이름이다. 이 고장은 수백 년에 걸쳐 티를 생산해 온 곳으로 유명한 산지며, 이곳의 생산자들은 오랜 경험이 축적된 전문지식에 기초해 찻잎을 손으로 직접 딴 뒤 오로지 전통 방식만을 고수, 티를 가공 및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중국의 티 무역이 확장됨에 따라 일부 생산자들이 자신들이 생산한 티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경쟁 업체의 유명 브랜드를 도용해 용정과 같은 형태의 티로 판매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저장성 남부에서 찻잎을 구입해 룽징현(龍井縣) 인근에 거주하는 티 생산자에게 판매한 뒤, 이곳에서 그들이 티를 가공 및 생산하도록 한다. 무역업자들이 그 티를 ‘진품 용정’으로 둔갑시켜 수출해 판매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는 비단 중국에서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 인도, 타이완과 같은 주요 티 생산국들에서도 중대한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최근 건강 티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보이차(普洱市)에 대해서는 지리적 표시제를 적용해, ‘윈난성 생산지의 환경 조건에 부합하는 운남대엽종쇄청차를 원료로 특정한 가공 기술에 따라 생산, 독특한 품질의 특성을 갖춘 차엽’이라고 엄격히 규정하고 원산지 표기를 강화하고 있다.


참고로 오늘날 중국 본토에서 해외 시장으로 수출용으로만 판매되는 대부분의 용정은 원산지가 쓰촨성(四川省)이며, 유기농 티(Organic Tea)의 경우에는 원산지가 장시성(江西省)이고, 보이차의 원산지는 윈난성(雲南省)인 것을 알아두자.


티의 새로운 평가 기준, 시각적 ‘미(美)’
중국에서는 최근 들어 젊은 층들이 티의 새로운 소비자로 부상하면서 티의 평가 기준도 새롭게 바뀌고 있는 추세다.
새로운 티에 열광하는 수많은 젊은 사람들이 이상하게도 티의 ‘맛과 향’보다는 티의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더 깊은 흥미를 보이고 있다. 그로 인해 어떤 티들은 심지어 찻잎을 유리잔 속으로 넣는 방식과 찻잎이 물이 든 유리잔 속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자태까지도 분석되고 있다. 예를 들면, 찻잎이 매혹적인 모양과 색상을 띠면서 유리잔 속에서 우리는 동안에 곧바로 일어서는 모습이라면 맛과 향에 관계없이 시각적인 아름다움으로 인해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티의 맛과 향이 아무리 좋더라도 유리잔 속에서 그 모양이 매혹적이지 못하다면 가치가 낮게 평가돼 싼 가격에 판매된다.
중국에서는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티’를 추구하는 이러한 최신 유행을 뒤쫓아 티의 포장적인 면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값싸고 실용적인 포장 용기들이 금속 상자와 판지 포장과 같은 더욱더 고급스러운 용기들로 대체됐다.


세계의 명차 60 _ 타마료쿠차(玉綠茶, 옥록차)



일본의 미야자키현과 사가현이 주산지인 타마료쿠차(玉綠茶)는 권곡형(卷曲形)의 비틀린 녹차다. 생산 방식은 센차(煎茶)와 거의 같지만, 센차(煎茶) 특유의 바늘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찻잎을 굴려 비트는 과정 대신에 회전 건조기에서 건조시켜 찻잎이 쉼표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찻잎의 독특한 모양 때문에 동그랗게 말린 차란 뜻으로 ‘구리차(ぐり茶)’라고도 한다. 구리(ぐり)는 일본 전통 공예나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동그랗게 말린 문양을 묘사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타마료쿠차는 가공 방식에 따라 일본식과 중국식의 두 종류가 있다. 일본식은 위에서 말한 증청 방식으로 만든 차이고, 중국식은 솥이나 가마에서 덖은 초청 방식이다. 이 초청 방식으로 만든 차를 우리나라에서는 부초차(釜炒茶), 일본에서는 가마이리차(釜炒り茶)라고 한다. 보통 가마이리차라고 하면 중국식 초청 방식으로 만든 타마료쿠차를 말한다. 완성된 두 차의 모습이 유사해 일본식이나 중국식이나 타마료쿠차라는 이름으로 같이 사용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종류의 차다. 일본식 증청 방식의 타마료쿠차인 무시세이타마료쿠차(蒸し製玉緑茶)는 센차(煎茶)와 비슷하면서도 좀 더 부드러운 향을 내고, 중국식 초청 방식의 가마이리차는 구수한 향미를 풍긴다.


마시는 법 300㎖ 용량의 서양식 티팟에는 6g 정도의 찻잎을 70~75℃의 물로 4분간 우린다. 자사호나 개완에는 ⅓가량의 찻잎을 70~75℃의 물로 30초~5분간 우린다.


※ 차의 이름은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라 표기했다.



정승호
(사)한국티(TEA)협회 회장,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티(TEA)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 및 연구 기관이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식 음료 산업의 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백차,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허브차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티를 시음하며 향미를 감별하는 훈련과정(Tea Tasting & Cupping)과 티 산지 연수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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