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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호

[정승호의 Tea Panorama 22] 찻잎과 물의 양, 그 골든 룰은?

차의 준비와 음미의 배경지식 ⑥

차를 맛있게 우리려면 차를 준비하고 음미하는데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 영국에서는 이를 ‘골든 룰(golden rules)’이라 부른다.
그동안 연재를 통해 골든 룰 중 찻잎의 품질, 물의 수질, 물의 온도, 우리는 시간 등을 살펴봤다.
이번 연재에서는 골든 룰의 마지막으로 찻잎과 물의 알맞은 비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찻잎과 물의 비, 서양은 ‘무게비’, 동양은 ‘부피비’
“차는 찻잎을 물에 우려낸다.”

지극히 단순한 일이다. 그러나 정작 찻주전자에 찻잎과 물을 얼마나 넣을지 생각해 보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물의 양에 비해 찻잎이 많으면, 추출 화합물은 풍부해지지만 향미의 균형을 잃을 수 있고, 찻잎이 적으면 향미가 약해 넣지 않은 것만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 선호하는 향미가 상대성을 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찻잎과 물의 비 문제’는 더욱더 복잡해진다.
그러나 인류는 오랫동안 차를 우려 마셔오면서 일종의 경험칙으로 찻잎과 물의 양에 관한 골든 룰에 대해 두 가지의 주요 방법을 채용해 왔다. 즉, 일정한 ‘무게의 비’와 ‘부피의 비’이다.
서양의 경우, 찻잎과 물의 양의 골든 룰에 ‘무게의 비’를 채용했다. 보통 찻잎과 물의 알맞은 무게비로 1:5 혹은 1:7로 맞추고, 물의 양을 더 늘일 경우 1:10의 무게비로 맞춘다. 반면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경우, ‘부피의 비’를 채용했다. 따라서 찻잎과 물을 넣고 우리는 용기의 부피에 따라서도 찻잎과 물의 부피비도 달라진다. 보통 알맞은 부피비로 찻잔(개완)에서는 3:7, 찻주전자에서는 5:5로 유지한다. 물론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첫 발향인 톱노트를 생성시키는 방향성 화합물의 농도를 높이기 위해 찻잎만 추가로 넣고 우리는 시간을 줄이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단위부피당 타닌의 농도가 증가해 쓴맛이 두드러지면서 향미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향미를 결정하는 제3의 요인-‘찻주전자의 부피’
차의 향미를 결정하는 요인에는 찻잎과 물의 비 등과 같은 골든 룰 외에도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제 3의 요인도 있다. 바로 ‘찻주전자의 부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동양에서 채용한 찻잎과 물의 부피비는 양자의 비만이 아니라 찻주전자와 같은 용기에 대한 상대적인 부피비이기도 하다.
간혹 우리가 찻잎과 물의 비를 알맞게 맞추었더라도 이를 우려내는 찻주전자의 부피가 맞지 않다면 차의 향미가 좋지 않다. 잘 우리고서도 맛이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찻잎으로부터 물에 용해된 함유 성분들이 찻주전자의 부피가 작을 경우, 찻잎이 완전히 펴지지 않아 물속으로 고르게 확산되지 못하고 차 거름망 속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차의 향미를 제대로 내려면 찻잎의 함유 성분들이 물에 보다 더 풍부히, 그리고 고르게 우러나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찻잎이 온전히 펴져 잘 우러나도록 공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도의 홍차 다르질링, 중국의 홍차 윈난차는 펴진 찻잎의 4배, 타이완의 구형 우롱차는 펴진 찻잎의 8배 이상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차와 관련된 도구를 구입할 경우에는 반드시 찻주전자의 크기를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그랑크뤼급의 차를 준비할 때는 차 거름망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차의 양을 늘린다고 좋은 향미도 따라 늘지 않아
우리는 일상에서 손님의 수가 많을 때 접대할 차의 양을 늘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보통 찻잎과 물의 양을 차의 양에 비례해 늘려서 큰 찻주전자로 우리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예를들면 차의 양이 평상시보다 10배의 양이 필요할 경우, 찻잎과 물의 양을 10배로 늘려 우리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럴 경우 뜨거운 물의 양이 많아 매우 느리게 식기 때문에 그 열이 더디 식는 시간만큼이나 찻잎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타닌을 많은 양으로 생성시켜 떫은맛이나 쓴맛이 강해진다. 따라서 열기를 30분 이상 지속시키는 물의 양은 좋은 향과 맛의 차를 내는 데는 의미가 없다. 즉 차를 우리는 양을 늘린다고 해서 좋은 향미도 따라서 늘지 않는 것이다. 결국 기존의 적당한 방법으로 손님의 수에 맞게 여러 회에 걸쳐 새로이 우려내 제공하는 편이 낫다.





차를 맛있게 우리는 골든 룰은 각자의 퍼스낼러티!
그동안 연재를 통해 차의 준비와 음미의 배경지식인 골든 룰로 차의 품질, 물의 질, 물의 온도, 우리는 시간, 찻잎과 물의 비, 찻주전자의 부피 등을 소개했다. 그러나 차의 좋은 향미라는 것은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다. 또한 조리하는 사람의 건강 상태에 따라 요리의 맛도 달라지듯이, 차를 우리는 사람의 몸과 마음의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의 향미 또한 달라진다. 결국 차를 맛있게 우리는 골든 룰이라는 것은 ‘다관을 쥔 사람이 건강한 상태에서 차에 퍼스낼러티를 녹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세계의 명차 21

황산마오펑 녹차(黃山毛峰, 황산모봉, HUANG SHAN MAO FENG)

타이핑허우쿠이(太平猴魁, 태평후괴)와 마찬가지로 안후이성에서 1년에 한 번, 봄에 수확해 생산하는 녹차이다. 황산마오펑은 녹차 재배로 유명한 황산 산(黃山)을 원산지로 하여, 마오펑 차(毛峰茶, 모봉차) 중에서도 뛰어난 녹차로 손꼽힌다. 모든 농장은 해발 고도 300~800m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밖에 온도 및 지리적 조건도 찻잎 재배에 유리하다.
황산마오펑은 찻잎과 재배 방법의 섬세함으로 인해 명성을 얻었다. 성숙한 싹과 바로 옆에 붙은 찻잎만 수확하며(일아일엽, 一芽一葉), 그리고 옅은 초록빛과 금빛으로 빛나는 찻잎을 손으로 직접 동글동글 말아 ‘참새의 혀’와 같은 모양으로 만든다.

※ 차의 이름은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라 표기함.
마시는 법) 300㎖ 용량의 서양식 티팟에 6g 정도의 찻잎을 70~75℃의 물로 4분간 우린다. 자사호나 개완에는 1/3가량의 찻잎을 70~75℃의 물로 30초~5분간 우린다.

<2015년 7월 게재>


정승호
(사)한국티(TEA)협회 회장,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티(TEA)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 및 연구 기관이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식 음료 산업의 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백차,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허브차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티를 시음하며 향미를 감별하는 훈련과정(Tea Tasting&Cupping)과 티 산지 연수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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