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의 품질과 종류는 찻잎의 수확 방법과 시기에 따라서 달라진다. 예를 들면, 손으로 직접 수확했는지, 아니면 기계로 수확했는지에 따라서 그 품질이 결정되고, 수확 시기에 따라서 홍차는 퍼스트플러시, 세컨드플러시, 몬순플러시, 오텀플러시 등으로 종류가 세분화된다. 이번 호에서는 홍차를 중심으로 찻잎의 수확에 대해 살펴본다.
계절에 따른 수확
차나무는 계절성 작물인 과실수와는 달리 상록수에 속한다. 이로 인해 찻잎은 차나무로부터 약 14~15일 간격으로 연중 내내 수확할 수 있다. 찻잎의 수확 시기는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4계절 순환 주기에 따라 초봄의 퍼스트플러시에서부터, 세컨드플러시, 몬순플러시, 오텀플러시, 그리고 프리즌플러시 순서로 수확된다.
이런 차나무는 일반적으로 낮은 기온보다 온난 다습한 지역에서 더 빨리 성장한다. 인도 다르질링 지역의 경우에는 연간 약 42회나 수확한다. 특히 몬순기에는 차나무가 급성장하기 때문에 수확 횟수가 더 많아지지만, 초봄에는 휴면기에서 깨어나는 기간이기 때문에 수확 횟수가 적은 편이다.
지역 특성에 따른 수확
또한 티의 품질과 수확 시기는 지역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다. 차나무는 지역의 기후, 토양, 위도 등의 테루아적인 특성에 영향을 매우 많이 받기 때문이다. 아열대 및 열대 지역인 인도의 남부 지역과 스리랑카, 인도네시아(거의 홍차를 생산)에서는 연중 내내 찻잎을 수확할 수 있지만 인도의 북부 지역, 중국 일부 지역, 타이완의 고산 지역에서는 차나무들이 겨우내 휴면기에 접어들면서 찻잎의 성장이 멈춘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서는 수확기가 4월부터 11월 사이에 집중돼 있다.
초봄, 신계절의 티
차나무는 겨울에 휴면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이 매우 더뎌진다. 대신에 차나무는 어린 새싹들에 에센셜 오일을 풍부히 저장한다. 따라서 겨울이 지나고 초봄에 수확하면 향이 매우 강하고 풍부한 고품질의 찻잎을 수확할 수 있다. 특히 카멜리아 시넨시스 품종, 즉 중국의 차나무들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저장성, 안후이성, 푸젠성에서는 4월 내내 수확되는 새싹들과 찻잎으로 최고 품질의 녹차를 생산한다. 이들을 가리켜 ‘신계절의 녹차’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도 첫 수확물을 최고의 녹차로 여긴다. 일본에서 봄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계절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강하게 갖기 때문이다.
인도의 경우에는 찻잎 봄 수확이 대부분 다르질링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다르질링 지역의 겨울 기후는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매우 다양하게 변화한다. 따라서 다르질링 티는 이전 겨울의 기후에 따라 초봄 퍼스트플러시 품질이 달라지는데, 보통 2월 말에서 3월 셋째 주 사이에 수확을 시작한다. 물론 품질은 직전 겨울의 기후에 따라 달라지고 수확도 5월까지만 진행된다. 아삼 지역에서도 드물기는 하지만 초봄에 수확이 진행된다.
수확기에 따라 달라지는 티의 종류
연간 수확기 중에서도 언제 찻잎을 수확했는지에 따라 생산되는 티의 종류도 결정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월 찻잎을 수확한 뒤 특정한 티를 생산하는데, 중국 푸젠성에서는 초봄의 며칠간 찻잎을 따 푸젠백차를 생산한다. 이후 다시 돋아나는 찻잎으로는 녹차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도에서는 수확기가 곧 홍차의 종류가 된다. 초봄에 처음 수확한 찻잎으로 생산한 티는 퍼스트플러시, 두 번째 것은 세컨드플러시, 세 번째 것은 서드플러시가 된다. 이것들은 각각 봄, (초)여름, 가을에 수확한 찻잎으로 생산한 티라는 뜻이다.
[세계의 명차 39] 톄관인(鐵觀音, 철관음, TIE GUAN YIN) 청차
중국 푸젠성 안시현에서 생산되는 톄관인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우롱차다. 톄관인은 생산된 티의 브랜드 이름인 동시에 차나무 품종의 이름이기도 하다. 두꺼운 타원 모양의 잎이 나는 톄관인은 자홍색의 매우 어린 잎 때문에 ‘훙신관인(紅心觀音, 홍심관음)’이라고도 한다.
전통적으로 생산되는 톄관인은 산화 과정에서 미네랄 향과 구운 향이 생기는데, 이러한 ‘불향’을 내기 위해서 보통 가공 과정의 마지막까지 찻잎에 열을 가한다. 일반적으로 생산되는 톄관인과는 달리, 이런 전통적인 방식의 톄관인은 중국의 티 감정가들이 가장 많이 평가하는 티이며, 유행을 타지 않아 시장 상황에 따라 종종 가격이 상승한다.
마시는 법 | 300㎖ 용량의 서양식 티팟에는 6g 정도의 찻잎을 70~75℃의 물로 4분간 우린다. 자사호나 개완에는 ⅓가량의 찻잎을 70~75℃의 물로 30초~5분간 우린다.(※ 차의 이름은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라 표기했다.)
정승호
(사)한국티(TEA)협회 회장,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티(TEA)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 및 연구 기관이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식 음료 산업의 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백차,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허브차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티를 시음하며 향미를 감별하는 훈련과정(Tea Tasting&Cupping)과 티 산지 연수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