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약 90분 정도 차를 타고 내려오면 ‘육지의 하롱베이’로 불리는 닌빈(Ninh Binh)이 있다. 닌빈은 영화 <인도차이나>의 배경으로 등장해 아름다움을 뽐내기도 한 땀꼭(Tam Coc)과 ‘포스트 땀꼭’으로 불리는 짱안(Trang An) 등이 속해 있는 닌빈 성(省)의 성도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중국 계림과 비슷한 풍경을 보여주는 닌빈은 약 2억 5000만 년 전에 형성된 곳이라고 한다. 관광객들이 보통 닌빈을 방문하는 경우 아직까지 국제적인 스탠다드를 갖춘 호텔들이 부족한 관계로 대부분 하노이에서 숙박을 하며 당일치기로 오전에는 닌빈의 다른 명소 중 하나인 호아루(Hoa Lu, 10세기부터 11세기 사이의 베트남의 수도)를 방문하고 점심을 먹고, 작은 돗단배에 몸을 실어 고즈넉한 수로 사이사이의 논과 천연동굴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땀꼭, 또는 짱안의 경치를 둘러보고 다시 하노이로 돌아가는 일정이 대다수다.
위에서 소개된 곳들을 제외하고 최근 닌빈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몇몇의 장소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닌빈에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2017년~2018년 여행트렌드로 소개된 키워드 중 하나가 트래블스타그램인 것처럼 대세 SNS 인스타그램의 활동자를 칭하는 ‘인스타그래머’라면 꼭 들려야하는 닌빈의 ‘인스타그램 성지’로 불리는 곳들이다.
먼저 500여 개의 돌계단을 타고 바위 산 위에 올라 땀꼭 주변의 카르스트 지형을 감상하는 등산코스로 잘 알려진 곳으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든 곳이지만 닌빈 최고의 숨겨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항 무아(Hang Mua)’가 있다. 이곳의 이름을 살펴보면 Hang은 ‘동굴’, Mua는 ‘춤추다’라는 의미이다. 옛날 베트남의 왕이 이곳의 동굴에서 무희들의 춤을 감상했다는 데서 전해온 이름이다. 이곳은 최근 한국의 한 공중파 예능 여행 방송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보기 힘든 곳이다.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검색을 이용해 한국어로 ‘닌빈’을 검색하면 보통 땀꼭이나 짱안의 사진들이 나오지만 영어로 ‘Ninhbinh’을 검색하면 제일 많이 보이는 사진이 바로 이곳이다. 특히 이곳에서의 해질녘의 모습은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끊임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한다.
또 짱안이나 땀꼭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청초한 맨 얼굴의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닌빈의 생태보호구역 중 3대 습지 중의 하나라는 ‘번롱(Van Long) 습지’가 있다. 이곳은 덜 개발된 순박한 느낌의 여행지로 고요 그 자체이며 호객행위 하나 없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지난 2017년에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킹콩> 시리즈의 신작인 <콩; 스컬아일랜드>의 주 무대로 닌빈이 소개됐는데 영화 세트장이 남아있는 짱안과 함께 이 곳 번롱 습지에서 주 촬영이 이뤄졌다. 번롱 습지의 물은 매우 맑아서 그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며 이 투명함이 거울이 돼 병풍처럼 펼쳐진 닌빈의 풍경을 끌어안는다.
마지막으로 닌빈의 끝자락에 위치한 400년 역사의 베트남의 최초의 카톨릭 성당인 ‘팟 지엠(Phat Diem)’이 있다. 이곳의 건축물들은 서양과 동양의 양식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15세기 베트남 오아조 시대의 궁궐 양식이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특히 호수 위에 예수상 뒤로 보이는 웅장한 성당의 모습이 묘한 느낌이다. 이곳은 5개의 예배당을 주축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각의 예배당들이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평소의 알고 있는 성당의 모습을 생각하면 굉장히 신선하다. 아쉽게도 이곳의 많은 장소들이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라 흔하게 사진을 찾아 볼 수 없지만 가끔씩 이곳의 사진을 올리는 인스타그래머들은 남들과 다른 콘텐츠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한다.
닌빈은 하노이에서 차, 또는 기차로 이동한다. 닌빈의 몇몇 리조트에서는 자체적으로 하노이공항, 또는 하노이에서 출발하는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는 객실패키지와 함께 아직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과 연계하는 액티비티를 만들어 프로모션을 하기도 한다.
최경주
팬 퍼시픽 하노이 세일즈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