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대표하는 공연인 ‘수상인형극’은 인형이 물에 떠서 펼치는 공연이다. 전통적으로는 베트남 북부 지역 농경생활의 삶의 일부분으로, 농사일을 하다 잠깐 쉬면서 논 주변의 연못이나 호수에서 나무로 만든 인형을 갖고 그들의 일상생활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거나 전설을 재현하면서 농사의 시름의 달래고 풍년을 기원하는 등 천년에 걸쳐 내려온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문화다. 수중인형극은 베트남전쟁으로 인해 그 역사가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지만 세계에서 유일한 형태의 독창적인 공연이기에 다시 1980년대 후반부터 그 역사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식 수상인형극 극장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 또한 쉽게 도시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났다. 그렇지만 반대로 파고다나 사원 안에 위치한 전통식 극장형태의 공연장은 점점 사라지게 돼 이제는 대부부의 수상인형극은 실내극장에서만 감상할 수 있어 안타깝게도 전통의 묘미가 감소해 버리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베트남북부 지역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컬쳐쇼인 ‘Quintessence of Tonkin(퀀테센스 오브 통킨쇼, 이하 통킨쇼)’이 론칭했다. 베트남에서는 보기 드문 유형의 대형 야외쇼 형태로 수중인형극은 이 통킨쇼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통킨쇼는 전통 수상인형극을 재해석해 탄생하게 된 쇼로 지금까지의 수상인형극을 통해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닌 화려한 장관을 경험할 수 있다. 통킨쇼는 총 6개(운문, 불교, 노스텔지아, 음악과 그림, 기쁨과 축제)의 각각의 테마로 공연을 진행한다. 각 공연을 통해 베트남 북부 지역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으며 이뿐 아니라 ‘Tu Dao Hanh(뚜 다오 하잉)’이라는 베트남의 덕망 있는 스님 이야기와 탕롱 왕궁의 역사를 수중인형극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마치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이 생각나는 베트남의 과거시험과 장원급제에 관한 에피소드나 베트남의 전통놀이문화를 관객이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음악과 퍼포먼스로 각각의 에피소드를 풀어나가는 것이기에 베트남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고 충분히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고 즐길 수 있다.
특히 공연에는 약 150명의 공연자들이 출연하는데, 전문공연자들이 아닌 대형공연장이 위치한 지역의 농민들이 관객들에게 실제 자신들의 삶과 경험을 보여주게 된다. 또한 하노이 대학의 탤런트 넘치는 무용과 학생들이 참여해 그들의 젊음과 에너지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또한 자연호수는 공연장으로 탈바꿈됐으며, 최신의 열수시스템을 통해 15톤의 ‘Thuy Dinh Pagoda(뚜이 딘 파고다)’가 호수 밑으로부터 단 몇 분 안에 수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 특별한 조명 시스템을 이용해 1.5km 떨어진 ‘Thay(따이) 산’에 조명을 비춰 공연장의 뒷배경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무대 뒤로는 큰 보름달이 뜨기고 하고 마치 심청이가 들어가 있을 법한 큰 연꽃이 등불이 돼 호수 밑에서 떠오르기도 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관람객 총 수용인원은 VIP좌석을 포함해 약 2500여 명이며, 11월 부터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7시 30분부터 약 1시간의 야외공연이 진행된다. 공연장은 하노이 시내에서 약 25km 떨어진 대형복합레저 콤플렉스인 바라랜드(Baara Land)안에 위치하고 있다. 시내와의 접근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무료 셔틀버스가 공연시간에 맞춰 매일 운행되고 있다.
최경주
팬 퍼시픽 하노이 세일즈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