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남부에 있는 영월은 남서쪽으로는 충청북도 제천시·단양군과 접하며, 남동쪽으로는 경상북도 영주시·봉화군과 도계를 이루고 있다. 영월은 단종(端宗)이라는 인물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단종유배지’로 유명한 곳이다. 국내 몇 남지 않은 교통 오지로 꼽히는 강원 삼척과 영월을 잇는 영월~삼척 고속도로(91km) 건설 사업이 오는 2025년까지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중점사업에 포함됐지만, 지금도 접근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조선시대에는 얼마나 오지였을지 유배를 오면 나가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인 영월관광센터 와이스퀘어(Y-square)는 영월군을 포함해 삼척시, 태백시, 정선군 등 강원 남부 폐광지역 4개 시·군의 관광 홍보 거점 역할을 위한 시설이다. 개관 후 반년 만에 벌써 10만 명 가까운 관광객이 다녀갔다. 영월관광센터 와이스퀘어는 다양한 관광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관광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름만 들어서는 전국 여느 시·군 관광안내소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와이스퀘어는 알찬 콘텐츠로 가득해 전혀 색다른 공간이다. 영월 중심지인 영월읍으로 들어서는 초입에 자리 잡고 있어 영월 관광의 첫 코스로 제격이다. 강렬한 붉은색과 기하학적 구조의 디자인이 입구부터 눈길을 끈다. 필수 관광 코스인 청령포(淸泠浦)도 지척에 있다.
한반도 지형을 닮은 청령포는 어린 나이에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의 유배지로 서쪽은 육육봉(六六峯)의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고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섬과 같이 형성된 곳으로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고 전하는 노산대(魯山臺), 망향탑 돌무더기 등 슬픈 역사가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와이스퀘어는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6494㎡ 규모로 도비 및 군비 총 280억 원을 투자해 착공 2년여 만에 개관했다. 1층에는 너른 로비를 중심으로 로컬푸드 매장과 푸드코트, 이벤트 홀 등이 마련돼 있다. 폐광지역 4개 시·군의 관광 안내 자료가 비치돼 있어 관광 정보를 얻기 좋다. 로컬푸드 매장 ‘쉬어가게’에서는 영월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과 가공식품을 한눈에 둘러보고 구입할 수 있다. 어수리, 눈개승마 등 산나물부터 곡류, 장류, 주류, 꽃차 등 다양하다.
푸드코트에는 4개 매장이 입점해있다. 영월산 찹쌀과 수수, 꿀과 팥으로 맛을 낸 빵을 맛볼 수 있는 ‘영월愛빵’, 어수리나물밥 도시락과 어수리 폭립(Pork Rib), 메밀전병 등을 판매하는 ‘어수리도시락’, 연잎밥을 비롯해 김밥, 라면 등 분식류와 음료를 판매하는 ‘화이통꽃할매’, 즉석떡볶이 전문점 ‘1988 즉석떡볶이’가 출출한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2층에는 센터의 메인 공간인 미디어전시관이 있다. 편안하게 기대앉을 수 있는 빈백 소파가 놓인 넓은 공간의 정면과 좌우, 바닥을 화면 삼아 디지털 영상물이 상영된다. 2가지 영상을 연이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민화를 소재로 한 ‘꿈의 정원’이다. 조선시대 민화에 등장하는 상상 속 동물과 자연 등이 신비롭고 현란하게 공간을 가득 메운다. 두 번째는 영월 창령사(蒼嶺寺) 터에서 발굴된 ‘오백나한상(五百羅漢像)’을 소재로 한 ‘마음을 비추는 얼굴’. 신비로운 영상 속, 수행의 경지에 올랐다는 나한들의 투박하면서도 푸근한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영상 관람이 끝나면 이어진 체험 존으로 이동한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공간이다. 록이(사슴), 범이(호랑이), 꼭이(닭) 등 민화 캐릭터 밑그림 하나를 골라 색칠하고, 완성된 그림을 스캔해 전송하면 민화 속 풍경이 담긴 커다란 벽면 스크린에 내가 그린 그림이 나타난다. 내 그림을 손으로 터치하면 각 캐릭터에 담긴 기원의 의미를 볼 수 있다. 3층은 카페와 대회의실, 옥상 잔디광장으로 구성돼 있다.
와이스퀘어가 관광객 유치를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영월만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관광거점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