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의 Tea Master 51] 티의 명소를 찾아서 ⑦ 터키 - 티 소비 대국인 터키의 티 명소들

2022.01.20 08:33:57

-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잇는 티 로드의 길목

 

터키는 예로부터 아시아의 서단 아나톨리아 반도와 유럽의 발칸반도 남단을 연결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요 길목으로서 실크로드뿐 아니라 티 로드의 중요 경유지였다. 따라서 터키의 티 역사는 매우 깊다. 오늘날에는 1인당 티 소비량이 부동의 세계 1위를 차지하는 티 소비 대국이자, 티 생산량도 세계 6위를 차지하는 생산 대국이다.
여기서는 동서양의 문화 교착지인 터키에서 애프터눈 티로 유명한 호텔과 전통 티로 유명한 티 하우스(카페)를 소개한다.

 

 

터키식 애프터눈 티로 유명한
포시즌스 호텔 이스탄불/보스포루스 지점
터키식 애프터눈 티


터키는 지정학적으로 동서양의 중요 길목인 만큼 동서양 문화가 한데 융합된 경우가 많다. 특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Bosporus Str.)을 사이에 두고 동쪽이 아시아, 서쪽이 유럽으로 경계를 짓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인 요건으로 터키는 실크로드, 티 로드의 경유지로서 중요 무역항이 발달했는데 그곳이 오늘날 터키 최대의 도시인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에는 크루즈선과 각종 소형 선박들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흑해와 마르마라해(Marmara)로 드나드는 광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전망 좋기로 유명하면서도 터키식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티 명소가 있다. 바로 5성급 특급 호텔 체인점인 포시즌즈 호텔 이스탄불(Fourseasons Hotel Istanbul) 보스포루스다.


 

터키식 애프터눈 티는 이 호텔의 얄리 라운지(Yali Lounge)에서 즐길 수 있는데, 티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여행객들에게도 매우 훌륭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신선한 티는 터키에서도 유명한 산지인 리제(Rize)에서 전량 들여온다.

 

 

얄리 라운지에서 제공하는 애프터눈 티는 역시 동서양의 교착항만 도시에 위치한 호텔인 만큼 음식과 매우 독특한 구성을 이룬다. 서양인, 동양인 모두에게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식재료인 향신료와 라브네(Labneh; 염소, 양, 소, 낙타 등의 젖을 약간씩 섞어 발효시킨 신선 치즈), 야채 등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샌드위치는 화이트 브레드에 훈제연어와 중동 전역에서 즐겨 먹어 ‘페르시아 밀크’라고도 하는 치즈인 라브네, 향신료인 딜(Dill), 레몬 절임 등이 담겨있다.

 

 

그밖에도 미니 번 빵에 생민트, 건과일, 요구르트가, 또는 브리오슈 빵에 물소 젖 모짜렐라, 토마토, 페스토 소스가 들어가고, 염소치즈와 땅콩이 든 버섯 타르트 등이 있다. 터키식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티 명소라고 하지만, 이러한 샌드위치는 영국에서 결코 맛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티 푸드다. 물론 페이스트리도 시나몬이나 바닐라와 같은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 그 맛이 매우 독특하고 일품이다. 그럼에도 역시 애프터눈 티의 한 구성 요소라 할 스콘은 반드시 등장한다.


술탄의 나라 터키에서 다소 이국적인 향미의 음식들과 홍차로 여왕의 나라 터키식 애프터눈 티를 푸른 해협을 바라보며 즐기고 싶다면, 포시즌스 호텔 이스탄불(보스포루스점)로 가보길 권한다.

사진 출처_ 터키식 애프터눈 티 삼단 트레이 www.afternoonteareviews.
eu/2016/12/afternoon-tea-four-seasons-istanbul-bosphorus
그밖의 사진 www.fourseasons.com/bosphorus

 

 

이스탄불의 역사적인 카페
피에르 로티


피에르 로티는 이스탄불에서도 매우 역사가 오래되고 유명한 티 카페다. 그 역사는 18세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스탄불의 시민들이 자주 찾던 카페였다. 당시의 카페 이름은 ‘라비아 카딘 카베시(Rabia Kadın Kahvesi)’. 이때 카베시는 ‘터키식 커피’를 뜻한다.

 

 

그런데 19세기 프랑스 해군 장교이자 유명 소설가로서 <아지야데(Aziyadé)>(1879), <로티의 결혼(Le Mariage de Loti)(1880), <빙도(氷島)의 어부(Pêcheur d’Islande)>(1886)를 쓴 피에르 로티(Pierre Loti, 1850~1923)가 이스탄불에 거주하며 보스포루스 해협의 항만 골든 혼(Golden Horn)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이 티 카페를 자주 찾은 역사적인 배경으로 인해 카페의 이름이 지금의 ‘피에르 로티’가 됐다.

 

 

이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테라스 티 카페는 지금도 그 전망이 좋기로 유명하다. 특히 정원식 테라스는 수용 가능 인원이 1400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또한 피에르 로티에서는 조그만 규모의 부티크 호텔과 레스토랑도 겸해 운영하고 있다.

 

 

호텔명은 ‘투르쿠하우스 부티크 호텔(Turquhouse Boutique Hotel)’, 레스토랑 이름은 소설 <아지야데(Aziyadé)>에서 따온 ‘아지야드 레스토랑(Aziyadé Restaurant)’이다. 아기자기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서 이스탄불을 방문할 일이 있는 티 애호가들에게는 테라스 카페에서 티를 즐기고, 숙박도 해결할 수 있는 명소기도 하다.

 

 

특히 레스토랑에서는 터키 특유의 색채감이 강한 향신료와 과일, 야채, 그리고 생선들을 사용한 진귀한 음식들도 즐겨 볼 수 있다. 터키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이스탄불의 항만과 해협이 한눈에 보이는 이곳에서 티 한 잔과 함께 이국을 방랑하던 피에르 로티의 삶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진 출처_ www.pierrelotitepesi.com/konum2.asp?pg=pierre

 

 

첸겔쾨이 지역의 로맨틱한 티 명소


이스탄불 첸겔쾨이(Çengelköy) 지역에는 터키의 TV 채널에서 방영된 로맨틱한 연속극의 장소로 유명한 티 명소가 있다. 바로 ‘타리히 치나랄티(Tarihi Çinaralti)’ 티 하우스다. 참고로 터키에서는 티(Tea)를 ‘차이(Çay)’라고 한다.

 

 

이곳은 보스포루스 해협의 선착장에 위치해 티를 마시면서 해협을 오가는 크루즈, 요트, 상선들의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낭만적인 장소다. 한마디로 이스탄불을 들린 티 애호가라면 반드시 가 봐야 할 버킷리스트다. 


 

특히 터키 전통 방식의 튤립형 유리잔에 담긴 짙은 주홍색의 홍차와 함께 푸른 바다를 소리 없이 가르는 요트, 초호화 크루즈선이 정박하는 가운데 갈매기 소리가 들리는 생동감 넘치는 바다를 감상하는 것도 꽤 낭만적이다.


 

한편, 이곳 티 하우스에서는 터키의 산지인 리제에서 산출된 티를 판매하고 있다. 티 외에도 메뉴에는 세이지 티, 린덴 티, 민트-레몬 티와 같은 허브티, 그리고 로즈힙, 키위, 오렌지, 사과와 같은 과일 티도 판매하고 있으며, 거기에 더해 터키식 커피도 맛볼 수 있다.

 

 

또한 티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티 푸드들도 메뉴에 선보이고 있는데, 티 하우스의 규모는 작지만 그 종류의 수가 거의 레스토랑 수준에 이를 정도다. 메뉴로는 브렉퍼스트, 토스트, 샌드위치, 애피타이저, 미트볼, 햄버거, 생선 요리, 수프, 샐러드, 디저트, 음료 등이 있다. 특히 생선 요리는 오직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잡은 것만 사용하고, 치킨, 소고기 등 육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할랄 방식으로 잡은 것들만 사용한다고 표방하고 있다. 또한 각종 빵은 고객들의 건강을 고려해 지중해식 빵만을 고수하고 있다.


 

터키의 이스탄불을 방문해 지역색을 물씬 느끼면서 터키식 홍차도 즐기고 싶다면 터키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티 명소인 ‘타리히 치나랄티’에 가보길 추천한다.

사진 출처_ www.cengelkoycinaralti.com/Home/Gal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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