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의 Tea Master 3] 티 문화의 일대일로(一帶一路)!

2018.01.15 09:30:18

- 티의 제3기 명(明), 티 세계화의 새로운 시작!
- 중앙아시아, 유럽을 넘어 티 문화의 대확산!


티의 제3기인 명대의 17~18세기 티는 육상 무역 루트로는 중앙아시아와 터키를 넘어 이집트에까지, 해상 무역 루트로는 네덜란드 상인에 의해 아라비아 반도를 경유해 아덴만, 홍해를 지나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으로까지 전파됐다. 바야흐로 티 문화의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화 속에티 문화가 융합되면서 새로운 문화들도 탄생됐는데 이 번호에서는 동양의 이국적인 식음료인 티가 서방 세계로 전파돼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는 티 문화의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간략히 소개한다.


티 문화의 ‘일대(一帶)
티 문화의 제3기인 명나라 시대(1368~1644)에 이르러서는 육상 무역 루트, 즉 티 문화의 ‘일대(一帶)’도 더욱 더 확장됐다. 일대(一帶)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무역 루트를 일컫는 용어다. 17세기에 이르면서 중국의 티는 무역상인 카라반의 활동으로 러시아, 이란, 터키, 이집트에까지 전파됐는데, 특히 러시아에서는 찻물을 끓이는 찻주전자인 사모바르(Samovar)가 발명되면서 티를 마시는 문화가 급속히 확산됐다.


사모바르로 티를 우리는 방식은 물을 가득 채운 중앙부의 용기를 석탄으로 가열하고 그 위에 놓은 조그만 찻주 전자에서 티를 고농도로 우려낸 뒤 취향에 따라 물로 희석해 마시는 방식이다. 이러한 사모바르로 티를 우리는 방식은 이후 이란, 터키, 아프가니스탄에까지 전파 돼 새롭고도 독창적인 티 문화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또한 일대를 통해서 티가 전파된 지역에서는 티를 중국 광둥성의 방언인 ‘차[cha]’에서 차용한 음절인 ‘츠[tch]’ 또는 ‘치[ch]’로 시작되는 용어로 사용하게 된다.


티 문화의 ‘일로(一路)’
한편 같은 시기에 티는 해상 무역 루트, 즉 티 문화의 ‘일로(一路)’도 더욱더 확장되기에 이른다. ‘일로(一路)’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으로 이르는 해상 무역 루트를 일컫는 용어다. 1610년 네덜란드의 무역상들은 중국의 티를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자바섬을 경유해 아라비아반도 해역의 아덴만, 아프리카 해역의 홍해를 항해하고 암스테르담으로 운송한 뒤 이탈리아, 독일, 포르투갈로 수출 하면서 유럽에 티 문화를 유입시켰다.


이후 이들 지역에서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귀족 문화가 형성됐는데, 더욱이 1645년에는 중국의 티가 영국으로 처음 유입돼 궁중과 상류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 가면서 ‘영국식 홍차’와 새로운 상류층의 티 문화인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가 탄생하기에 이른다. 또한 일로를 통해 티가 유입된 지역에서는 티를 중국의 수출항이었던 푸젠성 샤먼(廈門) 지역에서 차의 방언 발음인 ‘테[te]’에서 유래한 용어들로 사용했다. 영국에서는 ‘tea[ti:]’, 독일에서는 ‘tee[teː]’, 프랑스에서는 ‘thé[te]’ 등이다.



산업혁명으로 등장한 영국의 하이 티 문화
한편 19세기에 들어서는 전 세계를 변화의 물결 속으로 몰아넣는 산업 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난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대도 변화하면서 저녁 식사도 예전보다 훨씬 더 늦은 시각에 제공됐다. 그리고 티를 마시는 휴식 시간이 생겨났는데, 이와 같은 휴식 시간은 티를 상류 계층에서 하위 계층으로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이로 부터는 새로운 티 문화가 탄생했는데, 바로 고된 노동 시간을 비켜 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에 간식을 먹는 문화인 ‘하이 티(High Tea)’다. 서양에서는 그러한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하이 티를 일상생활에서의 휴식, 그리고 나눔의 상징으로 매우 중요한 시간으로 여긴다. 전통적인 하이 티 양식에서는 우유, 설탕, 샌드위치, 스콘, 비스킷, 케이크 등을티와 함께 먹는데, 이러한 식습관으로 인해 제과 기술도 함께 발전하기에 이른다.



영국의 티 문화로 탄생한 인도의 티 산업
19세기 제국주의의 발로와 함께 대영제국은 티 무역을 독점하고 있던 중국의 예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티 산지를 찾으려 노력 중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인도의 티 산업이 탄생했다.


영국은 당시 무역을 독점하고 있던 중국인의 중개상을 통하지 않고 티를 확보하기 위해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차나무를 직접 재배해 티를 생산했다. 이로 인해 인도 아대륙(亞大陸에)서는 티 산업이 발전, 오늘날에는 세계 홍차 생산 1위의 나라로 발전해 인도 경제에서도 큰 몫을 하고 있으며, 또한 인도인들의 생활에서는 티를 향신료와 우유를 넣고 끓여 먹는 ‘차이(Chai)’ 문화도 탄생하기에 이른다.



세계의 명차 50

보이타차(普洱沱茶, VINTAGE BIRD'S NEST) 흑차

움푹한 사발 모양이며 녹차를 긴압해 제조하는 흑차다. 중국의 긴압차 중 가장 역사가 깊은 보이차 중 하나다. 중국 윈난성 샤콴시(下關市)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이 가장 유명하다. 중국에서는 ‘푸얼퉈차(普洱沱茶)’라고 한다. 퉈차(沱茶)란 이름의 유래에는 동그란 모양을 ‘퇀(團)’이라 불렀던 것이 훗날 ‘퉈’로 부르게 됐다. 또는 ‘쓰촨퉈강(四川沱江)’ 일대가 주소비지였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긴압한 상태로 적당한 발효 환경에서 최소 5년 이상 숙성시키는 것이 좋다. 그러면 긴압 상태가 안정된 상태로 숙성되면서 보이차 특유의 풍부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살아난다. 숙성을 할 때 어떤 조건이 이상적인가를 두고 중국에서는 아직도 논쟁이 일고 있지만, 발효를 위해 온도와 습도가 높은 곳에서 보이차를 저장할 경우에 곰팡이가 필 위험이 있어 발효 과정은 보통 건조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일수록 좋다고 한다.


마시는 법

300㎖ 용량의 서양식 티팟에는 6g 정도의 찻잎을 70~75℃의 물로 4분간 우린다. 자사호나 개완에는 3분의 1가량의 찻잎을 70~75℃의 물로 30초~5분간 우린다.
※ 차의 이름은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라 표기했다.


정승호
(사)한국티(TEA)협회 회장,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티(TEA)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 및 연구 기관이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식 음료 산업의 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백차,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허브차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티를 시음하며 향미를 감별하는 훈련과정(Tea Tasting & Cupping)과 티 산지 연수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 










8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