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뭇과 30속 가운데 하나인 동백나무속(Camellia)의 상록수인 차나무. 이 차나무는 야생 상태에서 높이 약 30m까지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도 맺지만 오직 찻잎만을 티로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이러한 차나무는 원산지인 중국 윈난성 시솽반나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확산되기 시작해 오늘날에는 전 세계 각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여기서는 차나무의 재배와 관련해 대표적인 세 품종, 재배종 등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차나무의 세 품종
동백나무속의 차나무로 공식 기록된 것은 오늘날 200종이나 되는데, 티를 생산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것은 그중에서도 오직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종 뿐이다. 이 종은 다시 세 변종(이하 품종이라 한다)으로 나뉘는데 중국의 시넨시스, 인도의 아사미카, 캄보디아의 캄보디엔시스이다.
•시넨시스 품종
먼저 중국 윈난성이 원산지로 알려진 카멜리아 시넨시스 종 시넨시스 품종(Camellia sinensis var. sinensis)이 있다. ‘시넨시스(Sinensis)’는 라틴어로서 티(Tea)가 처음으로 발견된 나라인 ‘중국(China)’을 뜻한다. 이 시넨시스 품종은 티 생산에 오래전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야생 상태에서는 높이 6m까지 자랄 수 있다. 찻잎은 크기가 매우 작고 색상은 짙은 녹색이며, 무게는 매우 가볍다.
또한 이 품종은 내한성이 강해 추위에도 매우 강하기 때문에 중국, 일본, 이란, 한국, 그리고 터키 등의 고산지대에서도 광범위하게 재배되고 있다. 이 시넨시스 품종으로부터 티를 생산할 수 있는 수령은 비교적 길고, 특정한 환경 조건 속에서는 100년 이상이나 티를 생산할 수 있다.
•아사미카 품종
시넨시스 품종 다음으로 많이 알려진 품종으로는 인도 아삼(Assam)지역이 원산지인 카멜리아 시넨시스종 아사미카 품종(Camellia sinensis var. assamica)이 있다. 이 품종은 영국의 로버트 브루스 소령이 19세기 초에 인도 아삼 지역에서 발견된 이후로 오늘날 인도, 아프리카, 스리랑카, 아르헨티나 등에서 광범위하게 재배되고 있다. 특히 열대성 기후에 매우 적합해 강우량이 풍부한 지역이나 평원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이 품종의 찻잎은 시넨시스 품종보다 향이 덜하지만 더 크고 두꺼운 찻잎은 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매우 단단하고 어두운 색의 티로 만들어진다. 또 이 품종의 차나무는 시넨시스 품종의 차나무보다 훨씬 더 높이 자란다. 야생 상태에서는 무려 30m 높이까지도 자라고 수령도 수백 년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재배 환경에서는 티 생산 수령이 약 30년에서 50년 정도다.
•캄보디엔시스 품종
끝으로 캄보디아 열대 우림이 원산지인 카멜리아 시넨시스종 캄보디엔시스 품종(Camellia sinensisvar. cambodiensis)이 있다. 이 품종의 찻잎은 크고 유연하며 길이도 약 20cm까지 자란다. 이 품종의 찻잎으로 만든 티의 맛과 향 등의 감각적인 특성은 시넨시스 품종과 아사미카 품종에 비해 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이유로 캄보디엔시스 품종의 찻잎으로는 티를 생산하지 않는다.
대신에 이 품종은 자연 교배 능력이 월등해 시넨시스 품종이나 아사미카 품종과 함께 종종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차나무의 재배종
‘재배종(Cultivar)’이란 ‘재배한 품종(Cultivated variety)’이라는 표현을 축약한 용어다. 이 재배종은 식물 종의 특정한 형질만으로 택했거나 돌연변이 또는 교배를 통해 새로이 창조한 식물 종을 뜻한다. 이 같은 형질들은 파종을 통해서 반드시 이전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재배종의 유전적 형질을 유지하려면 영양생식의 한 방법인 꺾꽂잇법, 즉 ‘삽목법(揷木法)’으로 번식시켜야 한다.
여기서 삽목법이란 식물의 가지, 줄기, 잎 등을 자르거나 꺾어 흙 속에 꽂아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개량된 재배종 중에서는 동양의 전통 식물학에서는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서양의 식물 목록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것들도 많다. 한편 차나무는 다른 식물에 비해 비교적 자연적인 교배 능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병충해의 내성을 증가시키거나 환경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더 나아가서는 독특한 향미를 개발하기 위해 품종간의 교배를 자주 실시한다.
세계의 명차 51_ 말리용주(末利龍珠, JASMINE PEARLS) 가향차
중국 푸젠성이 대표적인 산지인 재스민 가향티다. 흔히 ‘재스민 펄(Jasmin Pearl)’, ‘제이드 펄(Jade Pearls)’, ‘드래곤 펄(Dragon Pearl)’, ‘피닉스(Phoenix Pearl)’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린다. 말리용주는 향이 매우 강해 향을 입힌 가향 티 중에서도 최고의 티로 여겨진다. 구슬 모양으로 단단히 말린 말리용주는 숙련공이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직접 뭉쳐 만들기 때문에 1시간에 약 100g 정도 생산된다. 이 말리용주는 수작업의 두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먼저 4월에 ‘녹은침차(綠銀針茶)’라는 찻잎을 딴 뒤 잔털로 뒤덮인 싹을 2~3개 골라 약간 물로 축여서 손으로 굴려 비빈다. 그 뒤 천 조각이나 비닐을 사용해 구슬 모양으로 만든다. 이렇게 만든 것을 선반에서 건조시키면서 8월까지 저장한다. 그 다음 과정은 가향 과정인데 다른 재스민 티와 동일한 방식으로 찻잎에 향을 입힌다. 신선한 꽃들을 말리용주와 교대로 층층이 쌓아 향이 배도록 하는데, 말리용주의 찻잎 100kg에 필요한 꽃의 양은 최소 360kg이다. 이 꽃들과 찻잎을 선반에 함께 뒀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꽃을 하나씩 골라내는 과정을 일곱 번 정도 반복한다. 이 말리용주는 중국 외에 베트남에서도 오늘날 많이 생산된다.
마시는 법 300ml 용량의 서양식 티팟에는 6g 정도의 찻잎을 70~75℃의 물로 4분간 우린다. 자사호나 개완에는 ⅓가량의 찻잎을 70~75℃의 물로 30초~5분간 우린다.
※ 차의 이름은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라 표기했습니다.
정승호
(사)한국티(TEA)협회 회장,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티(TEA)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 및 연구 기관이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식 음료 산업의 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백차,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허브차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티를 시음하며 향미를 감별하는 훈련과정(Tea Tasting & Cupping)과 티 산지 연수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