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의 Tea Panorama 34]차나무의 종류 ③

2016.07.08 09:17:23

다양한 재배종의 차나무들

 

오늘날 전 세계에서는 병충해, 추위, 가뭄, 폭우 등에 강하고 생산성도 높은 다양한 형질의 차나무들을 끊임없이 개량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존 다원에서 차나무를 다시 심거나, 새로운 다원을 건설할 때 특정한 환경과 기후에 맞는 재배종을 제대로 선택해야만 수확량을 높이면서 질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세계 곳곳에 일고 있는 차나무의 품종 개량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본다.

 

◀ 다르질링 지역의 연구소에서 실험적으로 재배하는 모습

차나무 개량의 어제와 오늘

수백 년에 이르는 차의 역사 속에서 차나무는 대부분 파종 형식으로 재배됐다. 즉, 여러 종의 차나무들을 서로 교잡하고 개량한 재배종의 씨앗을 파종해 찻잎을 생산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찻잎의 품질과 생산량이 균일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었다.
19세기, 영국이 인도에 찻잎의 생산량이 줄지 않고 품질도 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차나무의 재배법을 소개했다. 채종모본과 거기서 수확된 씨앗의 수분 작업을 통해 교배종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방법은 매우 단순하고 실용적이었다. 하지만 최소 25년이 소요됐으며 많은 노력과 실험을 통해서만 결과를 알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후 꺾꽂이용으로 자른 나뭇가지를 이용해 번식시키는 복제 기술이 등장했다. 인도에서는 1930년부터 이 방식을 채택했다. 꺾꽂이로 심은 차나무는 형질이 모주와 동일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재배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꺾꽂이 방식은 지금까지도 가장 널리 활용된다.
최근에는 유전공학적인 기술 연구가 발달함에 따라 유전체의 특성을 통해 병충해와 질병 등에 강한 형질의 차나무를 빠르게 선별할 수 있게 됐으며, 세포 차원에서 두 차나무의 유전적 특징을 융합시킬 수도 있다.
이런 기술들로 인해 모본이 되는 차나무의 장점을 모두 지닌 새로운 재배종도 탄생시킬 수 있게 됐다.

 

◀ 새로운 재배종의 모종을 키우고 있는 모습

품종 개량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

오늘날 대규모의 다원에 소재한 연구소에서는 차나무와 관련해 농업적·공업적인 연구 활동들이 다방면에 걸쳐 진행된다. 특히 차나무의 유전형질학적인 특성을 연구해 새로운 재배종을 개발, 기존의 품종들을 접붙이기, 교잡을 통해 개량하는 일에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면 차의 향미(품질성)와 수확량(생산성)을 높이면서 어떤 지역에서도 재배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는 일 등이다.
인도의 다르질링에서는 가장 유명한 재배종인 AV2(Ambarivagetative 2), P312(Phoobsering 312), T78(Tukdah 78)을 포함한 35종을 재배하고 있다. 암바리(Ambari)와 풉세링(Phoobsering)과 그리고 툭다(Tukdah 78)는 모두 재배종을 개발한 다원의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인 재배종인 야부키타종을 포함해 새로운 43종이 실험적으로 재배된다. 타이완의 대표적인 생산지인 난터우현에서는 TTE12종을 개발해 고품질의 우롱차인 둥딩차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세계의 명차 33

둥팅비뤄춘(洞庭碧螺春, 동정벽라춘,
Dong Ting BI LUO CHUN) 녹차

둥팅비뤄춘(洞庭碧螺春, 동정벽라춘)은 장쑤성의 둥팅 산(洞庭山)에서 생
산하는 초청 녹차다. 둥팅 산 지역은 예로부터 과일의 산지로 유명한 고장
이다. 이곳에서는 복숭아, 사과, 자두 등 과일나무와 차나무를 교대로 심어
재배한다. 따라서 차에서는 ‘화궈샹(花果香, 화과향)’이라는 화사한 향이 물씬 풍긴다.
명대(明代)에 처음 생산된 이래 수백 년간 ‘혁살인향(吓煞人香, 샤사런샹)’
으로 불려 왔다. 그 뜻은 ‘사람이 놀라 죽을 만한 향’이라는 뜻이다. 전설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찻잎을 따다가 바구니가 가득 차자 옷에 담아 이동했는데, 체온으로 찻잎이 데워지자 놀라우리만큼 강한 향이 풍긴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후 18세기 청의 황제 강희제(康熙帝, 1661∼1722)가 우연히 재배지 인근 호숫가에서 이 차를 마셨다. 강희제는 ‘혁살인향(吓煞人香)’은 황제가 마시는 차의 이름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언뜻 찻잎의 모양이 하얗고 가는 솜털에 싸여, 나선으로 꼬인 모양에 착안해 우렁이를 뜻하는 ‘톈뤄(田螺, 전라)’의 ‘뤄(螺, 라)’를 따 ‘비뤄춘(碧螺春, 벽라춘)’이라 명명했다. 춘분에서 곡우 사이에 일아일엽으로 찻잎을 딴다. 찻잎의 크기가 굉장히 잘아 고품질의 차에는 500g당 약 7만 개의 싹이 포함돼 있을 정도이다.
현재 원산지 확인서와 함께 판매되고 있다.
※ 차의 이름은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라 표기했다.
마시는 법) 300㎖ 용량의 서양식 티팟에는 6g 정도의 찻잎을 70~75℃의 물로 4분간 우린다. 자사호나 개완에는 ⅓가량의 찻잎을 70~75℃의 물로 30초~5분간 우린다.

 

 

 

정승호
(사)한국티(TEA)협회 회장,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티(TEA)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 및 연구 기관이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식 음료 산업의 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백차,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허브차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티를 시음하며 향미를감별하는 훈련과정(Tea Tasting&Cupping)과 티 산지 연수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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