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는 전 세계인들이 물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는 음료다. 그런 만큼 동서양을 불문하고 세계 각지에는 ‘티의 명소’라 할 만한 곳들이 많다. 특히 서양에서는 호텔이나 레스토랑, 티숍 등을 중심으로 그 나라의 특색 있는 티들을 준비해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전 세계의 티 명소 중 영국과 아일랜드로 떠나보자.
영국의 애프터눈 티 명소
영국은 이미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시피, 오후에 티를 스콘이나 티 케 이크 등과 함께 즐기는 문화인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가 탄생한 곳이다. 그런 만큼 영국에서는 호텔, 레스토랑, 티숍 등 다양한 장소에서 특색 있는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적인 명소로 유명세를 떨치는 곳들 을 간략히 소개한다.
- 리츠 호텔(THE RITZ HOTEL)
영국을 대표할 만한 애프터눈 티의 명소로는 런던 피커딜리(Piccadilly)에 위치 한 리츠 호텔을 들 수 있다. 1906년 스위스 호텔리어 세자르 리츠(César Ritz, 1850~1918)가 창립해 약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리츠 호텔은 현재 럭셔리 서 비스와 시설을 갖춘 최고급 호텔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창립자인 세자르 리츠는 1912년 침몰한 초호화 유람선 타이태닉의 일등객실용 레스토랑 ‘아라카 르트(à la carte)’를 설계 및 디자인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이 호텔은 1900년부터 발간되는 세계여행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Guide Michelin)>에 등록된 리츠 레스토랑의 다이닝을 비롯, 정통 브리티시 스타일의 애프터눈 티, 그리고 5성의 스위트 룸이 유명한데, 특히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 는 티 애호가들에게는 ‘버킷 리스트’에 든다.
리츠 호텔에서는 매일 신선한 애프터눈 티를 제공하는데, 콘월식 고형 크림을 바른 스콘과 딸기잼, 맛있는 패스트리와 티 케이크, 그리고 18종류에 달하는 최 고급 잎차를 기호에 따라 즐길 수 있다. 특히 리츠 호텔은 공인된 티소믈리에가 전속해 있으면서 티와 관련된 업무를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잉글랜드 유일 의 호텔로서 전 세계의 산지를 돌아다니면서 최고 품질의 티를 엄선해 고객들에 게 항상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데,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동 안에는 피아니스트, 하피스트, 현악 5중주의 연주가 흐른 다. 이곳은 애프터눈 티의 종주국 영국에서도 티 애호가 들이 반드시 들러야 할 ‘성지 순례길’로도 알려져 있다. 참고로 리츠 호텔에서는 매일 5회 애프터눈 티를 서비스 하고 있으며, 시간대는 오전 11시 30분, 오후 1시 30분, 3시 30분, 5시 30분, 7시 30분이다.
- 베티스 카페 티 룸스(BETTYS CAFE TEA ROOMS)
1919년에 스위스 출신 프레데릭(Frederick)이 창업한 뒤 5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레스토랑 외식 업체인 베티 스(Bettys)의 티 룸스에서 제공하는 애프터눈 티는 초일 류급이다.
잉글랜드 노스요커셔주의 도시 해러게이트(Harrogate)에 위치한 베티스는 애프터눈 티를 전문적으로 세분화해 서비 스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카페 티 룸스 메뉴(Café Tea Rooms Menu - 애프터눈 티 포함)’, ‘비글루텐 메뉴(Non-Gluten Containing Menu- 애프터눈 티 포함)’, ‘채식주의자 애프터눈 티 메뉴 - Vegetarian Afternoon Tea Menu)’, ‘엄격한 채식주의자 티 메뉴(Vegan Afternoon Tea Menu)’로 고객의 식성, 취향에 따라 선택해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애프터눈 티 전문 레스토랑이라 할 수 있다. 샌드위치, 수제 케 이크, 요크셔풍 고형 크림을 곁들여 갓 구운 스콘과 함께 티 포트에 티를 담아 서비스된다. 그 밖에도 브렉퍼스트, 디너 등의 메뉴도 제공하고 있 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정통 레스토랑 업체인 만큼 그 맛도 일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애쿼샤드(AQUA SHARD)
런던 토머스가(Thomas Street)에는 런던 내에서도 가장 높은 빌딩의 31층에서 마천루를 감상하며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있다.
바로 애쿼샤드 다. 이곳은 한마디로 티와 런던 마천루 관광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명소다. 메뉴판을 보면 애프터눈 티에서 티는 블렌딩 홍차를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다. 달링 티 메뉴에서는 전 세계 산지에서 생산된 블렌딩 홍차, 어드벤처 티 메뉴에 서는 레몬필, 오렌지필, 진저, 망고, 선플라워 잎 등의 허브 블렌딩 홍차를 중심 으로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31층에서 마천루를 감상하며 즐기는 홍차, 상상만 해도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 분명하다.
그 밖에도 주말 브런치, 런치, 디너, 바 앤 와인도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다. www.aquashard.co.uk
- 리프(LEAF)
리프는 2007년 리버풀시의 볼드가(Bold Street)에서 조그만 티숍 으로 시작했다. 잎차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이곳에서는 홍차, 녹 차, 백차, 프루트 티, 루이보스와 같은 허브티를 즐길 수 있다. 영국 정통 티블렌딩 전문가의 다양한 허브 블렌딩 티들도 함께 즐 길 수도 있으며, 애프터눈 티는 정통적인 방식에서는 벗어나 젊은 세대의 도시풍 감각에 맞게 즐길 수 있다.
또한 각종 티 칵테일이나 허브 칵테일과 같은 술도 병에 담아 판매 하고 있어 술을 그 자리에서 즐길 수도, 구입해 갈 수도 있으며, 잎 차를 우리는 도구들도 판매하고 있어 티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꼭 들러 볼 만한 장소다.
이곳에서는 예술과 빈티지 장식품들, 그리고 악단들의 공연도 즐길 수 있으며, 연중 수시 모집하는 티 클럽 회원에 가입해 정규적으로 밤에 활동할 수도 있는 도시적인 감각의 티 숍이라 할 만하다. www.thisisleaf.co.uk
아일랜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동양적인 티숍 - 티 가든(TEA GARDEN)
- 티 가든(TEA GARDEN)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Dublin)에도 티 애호가라면 꼭 찾아볼 만한 티 명소가 있다. 정말 이 정도까지 동양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공간이 아 일랜드의 수도에 있을 줄이야 그 누구도 방문하지 않고서는 결코 상상이 잘 가지 않을 것이다.
티 가든은 그러한 고아(古雅)한 분위기로 늦은 오후 해질녘에 방문해 티를 즐기면 마음의 분위기를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다. 특히 비가 내리는 날이 면 정취는 더욱더 묻어난다.
푹신푹신한 바닥에 촛불을 밝힌 테이블, 싸릿대의 벽, 아치형의 대문과도 같은 중세풍의 창문 등 아름답고 고요한 분위기로 마음의 휴식을 잠시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할 만하다.
이곳은 전문 티숍답게 티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게 비치돼 있고, 신선한 잎 차는 항상 준비돼 있어 이곳을 찾는 티 애호가들은 ‘이런 곳에서 잎차를 만 날 줄이야’하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다.
이와 같이 티 가든에서는 티의 종류도 많이 구비하고 있지만 다양한 종류 의 티 도구들까지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 무척이나 편리하다. 아일랜드에서 찾아보는 동양보다 더 동양적인 티숍에 방문객들이 아마 놀라지 않을 수 없 을 것이다.
www.facebook.com/teagardendublin
정승호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국내 최초의 티(TEA)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 및 연구 기관인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장으로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식 음료 산업의 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