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Beverage Insight] 비쉬 카탈란(Vichy Catalán)

2019.12.22 09:20:10


유럽의 남서쪽 끝 이베리아반도에 있는 정열의 나라, 돈키호테의 전설이 있는 스페인은 최근 가성비가 좋은 와인 생산으로 새로운 와인 르네상스를 열었다.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스페인은 1인당 먹는 샘물 섭취량이 세계 4위인 물 소비 국가로 특히 국민 95% 이상이 탄산수보다는 스틸 워터를 선호한다.


그러나 스페인을 여행하다 보면 호텔, 고급 레스토랑에서 프리미엄 탄산수 비쉬 카탈란(Vichy Catalan)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스페인 게로나(Gerona)의 칼데스 데 말라벨라(Caldas de Malavella) 마을 온천에서 샘솟는 천연 탄산수, 비쉬 카탈란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40%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며 세계 50개국으로 수출된다.


비쉬 카탈란은 로마 시대부터 유명한 온천으로 알려져 왔으며, 그 유적이 남아있다. 1870년에 자연요법 의사인 푸레스트 이 로카(Furest y Roca) 박사는 비쉬 카탈란 온천물로 소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면서 아픈 소가 비쉬 카탈란 온천물을 마시고 건강을 회복하는 것을 보고 물에 특별한 효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후 수치 의사(물로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를 지망하는 학생이 비쉬 카탈란 온천물을 분석, 나트륨과 중탄산염이 많이 함유된 것을 밝혀냈고, 이 물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는 효과뿐만 아니라 위장병,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1881년 푸레스트 이 로카 박사는 비쉬 카탈란 물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 프랑스의 비쉬처럼 유럽 내에서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온천을 건설하기 위해 수원지와 주변의 땅을 사들였다. 그리고 1883년 3월 5일 스페인 황실은 온천관광 시설로 허가하고 상업화하도록 선포했다. 푸레스트 이 로카 박사는 비쉬 카탈란 물을 마케팅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개최하는 박람회, 전시회에 참여했고, 188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 박람회에 먹는 샘물 부문에 출품해 금메달, 1889년 프랑스 파리 세계 박람회에 먹는 샘물 부문에 출품해 금메달을 받으면서 품질 높은 먹는 샘물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1889년에 스페인에서 최초로 먹는 샘물 공장을 설립, 스페인 먹는 샘물의 상업화에 선구자가 됐다.


그해 비쉬 카탈란 먹는 샘물은 약국에서 위장병, 간, 고혈압의 치료용으로 처음 판매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1890년에 유럽 내에서 프랑스 비쉬스파의 인기가 높은 것을 활용해 ‘Vichy Catalán’이라는 브랜드를 등록, 시장에 출시했지만 프랑스 비쉬 회사의 브랜드와 오랫동안 법적인 싸움으로 어려움도 있었다. 1898년 6월 12일에 먹는 샘물 공장 옆에 비쉬 카탈란 스파(Vchy Catalán Spa)를 개장하고 새로운 사업 확장에 열정을 쏟았다. 1900년에 호텔, 스파, 먹는 샘물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투자자를 쿠바에서 찾았고, 그 외의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비쉬 카탈란 회사(Vichy Catalan Public Limited Company)를 바르셀로나에 설립, 1년 후에 안토니 세라 페레트(Antoni Serra Ferret)와 에스테반 디비(Esteban Divi)가 합류했다. 1901년 새로운 첫 번째 프로젝트 중 하나는 건축가 카에타노 부이가스(Cayetano Buigas)가 설계한 스파의 확장이었으며 매뉴얼 알메다(Manuel Almeda)가 이어 건축을 계속해 1904년에 완성했다. 그리고 그 후,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 대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1959년에는 최초로 공장 자동화를 실현해 생산량을 늘리면서 판매량이 많아져 마침내 1970년에 1960만 병을 생산했다. 1980년에 다른 분야의 브랜드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고 다각화했으며, 1990년 비쉬 카탈란 그룹(Vichy Catalán Group)을 설립했다. 2012년 비쉬 카탈란은 캔 광천수의 제품을 개발해 판매한 최초의 기업이 됐고, 새로운 패키지를 통해 비쉬 카탈란 브랜드와 함께 레몬, 오렌지, 민트, 라임, 레몬 그리고 토닉 등을 다양한 맛의 탄산수를 출시했다. 2016년 비쉬 카탈란은 디지털화 프로세스를 시작해 유리병에 물을 담아 판매했다.


필자가 비쉬 카탈란은 시음해본 결과, 다른 먹는 샘물과 비교할 수 없는 맛, 큰 기포의 기교, 병 모양과 패키지의 우아함이 차별화됐다. 미네랄 총 용존량(TDS)이 2900mg/L, 경도는 61mg/L로 보통이며, 성분을 분석해보면 칼슘 14mg/L, 마그네슘 6mg/L, 나트륨 1100mg/L, 중탄산염 1081mg/L, 염화물 680mg/L, 칼륨 44mg/L, 황산염 46mg/L 등이 함유돼 있고, pH 8.0로 알칼리성이며 질산염은 1mg/L이다. 또한 비쉬 카탈란은 땅에서 분출될 때 수온이 섭씨 60℃다. 천연 탄산수는 별도의 천연 이산화탄소 가스를 채집해 물이 완전히 식었을 때 주입한다. 비쉬 카탈란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인체의 ​​건강에 필요한 34가지 미네랄 중 27가지를 함유, 특히 나트륨과 중탄산염이 많아 소화에 도움이 되고, 다른 탄산수와 차별화됐다. 물맛은 상쾌하고 달콤한 맛이 나타나며, 약간의 짠맛이 상쾌한 기분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묘한 맛이 있다.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단골손님 중에 소화불량인 고객, 육류를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에 추천해주면서 ‘소화, 위장병, 간, 고혈압’ 등에 좋은 물이라고 소개하면 매우 만족해 할 것이다. 특히 유럽에서 5성급 호텔,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 외에 스페인 황실의 공식 먹는 샘물로 사용한 스토리를 전해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음식과 조화에서는 쇠고기 안심구이, 닭고기 요리, 하몽 요리 등에 잘 어울린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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