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Beverage Insight] 백두산 하늘샘

2020.07.05 08:51:52


중국 길림성을 가거나 백두산 관광을 가면 백두산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브랜드의 먹는 샘물을 마시게된다. 같은 백두산의 수원지라도 물맛의 차이가 나는데, 그 이유는 백두산의 다양한 지질구조 때문이며, 떼루아의 특성이 워낙 달라 브랜드별 물맛의 차이가 나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백두산은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의 성스러운 영산이자, 환웅이 무려 3000명을 이끌고 신시(神市)를 열고 단군이 태어난 성지(聖地)의 산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산머리가 1년 8개월 동안 눈으로 덮여 있고, 흰색의 부석(浮石)이 얹혀 있어 ‘흰 머리 산’이라는 뜻으로 백두산(白頭山)이라고 불리게 됐다. 한반도를 지탱하는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르는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기본 산줄기로 모든 산이 이곳에서 뻗어 내렸고, 금수강산(錦繡江山)을 만들었다. 백두산 천지(天池)의 물은 자연생태학적으로 가장 청정한 수원지로 물의 품질은 조지아의 코카서스 산, 스위스 알프스 산과 함께 3대 청정수 자원지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백두산은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으로 약 200~300만 년 전에 제4기 분출로 백두산의 천지가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화산암-현무암 대지, 경사진 현무암 고원 등이 형성됐다. 백두산이 생성된 분지에 자연호수가 된 천지는 빗물이 지하암반을 통해 스며든 물과 지하에서 용출되는 물이 혼합된 광천수다. 천지의 물은 화구벽이 터져서 생긴 북쪽의 달문을 통해 흘러 내려간다. 그로 인해 천지의 물은 승차하(昇搓河)를 거쳐 68m의 비룡폭포에서 장엄한 모습을 보이며, 물의 여유를 보여준다.


백두산의 국경은 1712년 조선과 청나라가 정했고, 1962년 북한 국방위원장 김일성과 중국 주석 주은래 간의 협약으로 백두산이 둘로 갈라지는 바람에 백두산 물을 중국이 가져다 먹은 현실이 아쉽지만 영산의 물을 마실 수 있는 자체가 행운이다.


2010년부터 중국 정부가 백두산 수원지 개발을 통제하고 있지만 백두산 자연산림보호지역 안에 수원지는 약 130개 이상 허가를 받았고, 수원지별로 물맛과 성분이 다르다. 독일 프레센이우스(Fresenius) 연구소는 백두산 물은 천연적이고 깨끗하며 오염이 없는 데다 미네랄 함유량이 적정하며, 수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 광천수가 형성되는 시간은 41년 정도라고 발표했다. 중국에서도 백두산 먹는샘물이 프리미엄 먹는샘물로 고가에 판매되고 있으며, 중국의 대표적인 먹는샘물 기업인 농부산천(農夫山泉), 왜합합(娃哈哈), 항대(恒大)등 10개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 ‘백두산 하늘샘’과 농심 ‘백산수’가 백두산 수원지에서 먹는샘물을 취수해 국내로 유통하고 있다. 롯데는 ‘아이시스 8.0’ 먹는 샘물의 프리미엄 차별화 전략으로 백두산 하늘샘을 개발했지만 국내에서 아이시스 8.0보다 브랜드 가치나 매출액에서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백두산 하늘샘은 마케팅 차별화를 통해 농심 백산수처럼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백두산 하늘샘은 2011년 11월 백두산 천지에서 가장 가까운 장백현의 먹는샘물 생산업체 홍운창사를 인수해 2012년 4월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를 출범시켜 먹는샘물을 생산했다. 백두산 하늘샘 수원지는 백산시 장백현 백두산 남쪽 관문에서 35km 떨어진 해발 800m 청정지역에 있다. 백두산 천지의 물이 깊고 깊은 산속 계곡과 바위틈 사이를 지나 자연 보호림을 따라 압록강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수원지는 천혜의 떼루아로 정평 나 있다. 청정한 지하 30m에서 끌어 올린 지하 암반수는 자연 현무암을 거치면서 100% 여과돼 매우 깨끗하고 품질이 좋은 물로 각광 받았다.


필자가 백두산 하늘샘을 시음해본 결과 숲속의 이슬처럼 청량감이 좋으며, 중성 물이지만 단맛도 느껴지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 가벼운 느낌의 물맛이 너무 좋다. 미네랄의 총 용존량(TDS)은 173mg/L, 경도 47.5mg/L로 약경수, 그리고 칼슘 10mg/L, 칼륨 2.9mg/L, 마그네슘 5.5mg/L, 나트륨 54.8mg/L, 중탄산이온 76mg/L, 실리카 24.3mg/L를 함유하고 있으며, pH 8.3으로 알칼리성, 질산염은 0mg/L 미만이다. 특히, 칼슘과 마그네슘이 2:1의 최적의 조합, 그리고 물맛을 높이는 칼륨, 실리카, 나트륨의 블렌딩이 물의 품질을 입증해준다.


백두산 하늘샘은 국내 생산되는 유명한 먹는샘물보다는 칼슘의 함유량이 2배 정도 차이가 나며 국내 먹는 샘물에 거의 없는 중탄산이온이 있고, 나트륨 함량도 높다. 칼슘은 골격과 치아를 튼튼히 해주며, 청소년 성장 발육과 성인의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고, 중탄산이온은 변비, 소화불량에 좋으며, 칼슘과 마그네슘 비율이 2:1로 땅의 구조와 비슷해 운동 전후에 좋은 물이다. 또한, 국내 생산되는 유명한 먹는샘물에는 거의 없는 실리카 함유량이 매우 많은 것도 큰 장점이다. 실리카는 심장질환의 위험감소, 여성의 피부미용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에 효능이 있다. 알칼리성은 소화불량, 위산과다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와 더불어 몸속의 산성화를 중화시켜 컨디션을 좋게 한다.


백두산 하늘샘을 5성급 호텔,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권하거나 내국인 고객의 입맛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미네랄워터로 소개하면 좋다.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고객에게 ‘물맛이 청량하고 맛이 있으며, 심장질환, 피부미용, 소화불량, 청소년 발육성장, 갱년기에 좋은 물’로 소개하면 매우 만족한다. 음식과 조화는 식전, 식후에 마시면 좋고, 특히 보이차를 우릴 때 사용하면 좋은 풍미 때문에 더욱더 물맛의 진가를 찾을 수 있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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