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Beverage Insight] 지리산수

2020.05.01 09:30:40



우리나라의 마트나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먹는샘물은 한정돼 있지만 품질 좋은 먹는샘물을 찾는 소비자들은 드물다.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도 먹는샘물의 품질보다는 브랜드에 치중하는 것을 보면 아쉽다. 맛있고 건강에 좋은 물은 수원지가 매우 중요하다. 깊은 산속에서 생산되는 먹는샘물일수록 생태환경이 좋아 원수가 오염되지 않고 자연 친화적인 물을 공급한다. 옛 선조들은 우리나라를 금수강산(錦繡江山)에 비유했다.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산천’의 깊은 뜻은 품질 좋은 물이 샘솟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명산인 한라산, 지리산, 오대산, 속리산 등에서 품질 좋은 먹는 샘물이 생산되는 이유다.

4월의 청명은 24절기 중 하나로 날이 밝고 맑아 산에 들에 봄꽃으로 가득한 향연이 펼쳐진다. 봄의 정기를 가득 받은 계곡의 흐르는 물은 육각수로 나무에 생기를 주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지리산 고로쇠 물이 최고의 품질로 알려진 이유도 지리산의 맑은 물 때문이다. 특히 지리산은 경상남도와 전라남북도에 걸쳐 있는 백두대간의 끝자락에서 자연의 신비로운 물을 선사한다. 지리(智異)의 뜻은 다른 산과 비교해서 샘솟은 물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백두대간의 정기를 받고 흘러내려 온 지리산 물을 마시는 사람들은 지혜로워지고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지리산의 주 능선을 중심으로 각각 남북으로 큰 강이 흘러내리는데, 하나는 낙동강지류인 남강의 상류로서 함양산청을 거쳐 흐르며, 또 하나는 멀리 마이산과 봉황산으로부터 흘러가는 섬진강이다.

아워홈에서 판매하는 ‘지리산수’는 1967년 대한민국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 남쪽 산자락인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삼신봉로에 수원지가 있다.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거림 계곡의 물소리, 자연 그대로 숨 쉬는 중산 자연 휴양림의 바람 소리, 법성사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에 잠든 고요한 수원지는 매일 정화수를 만든다. 2014년에 (주)화인바이오가 국내 좋은 물을 생산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가 지리산에서 수원지를 찾았다. 해발 550m에서 지하 200~250m 암반 대수층을 발견하고 지하수 오염 취약성 평가를 한 결과 1등급을 받았다. 2016년 2월 경상남도에서 샘물취수허기를 받고 샘물을 생산한 (주)화인바이오는 지리산 태고의 신비를 고스란히 담고자 최첨단 클린시스템 설비를 갖추고 오존과 화학 처리를 하지 않고 깨끗하고 순수한 물을 생산했다. 이 지역의 지질은 화강암화작용으로 생겨난 변성암류에 편암, 점판암, 규암, 석회암이 혼재된 지층이 구성돼 비가 내려 지하 대수층으로 스며들 때 필터링 역할을 하면서 불순물이 정화, 미네랄 속에 다량의 칼슘과 실리카가 함유됐다. (주)화인바이오는 먹는샘물을 생산·공급하는 기업으로 자사 브랜드인 ‘지리산 물하나’, OEM방식의 대표적인 브랜드는 이마트 ‘No Brand 미네랄 워터’, 올리브영의 ‘워터’, 롯데의 ‘아이시스’, 그리고 아워홈의 지리산수가 있다. 그중에 지리산의 정기와 자연적인 이미지를 대변하는 브랜드가 아워홈의 지리산수로 소비자가 같은 수원지의 물이라도 지리산수를 많이 찾는 이유다. 외국의 유명한 먹는샘물의 브랜드인 에비앙, 볼빅, 콘트렉스, 피지, 보르조미, 스파, 고타 등도 지명을 사용한다. 2019년 물의 날을 맞이해 매경이코노믹과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4회 먹는샘물·정수기 물맛 품평회’에서 한국 광천수 부문의 1위는 지리산수가 받아 품질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2019년 (사)한국프로골프협회(이하 KPGA)와 2년 연속 공식 스폰서십 협약을 체결해 골퍼들의 물이 되기도 했다.

지리산수를 시음해본 결과, 밝고 투명하며, 부드러우면서 청량감이 뛰어나고, 단맛이 감돌아 긴 여운이 깊은 산속의 옹달샘이 연상됐다. 미네랄의 총 용존량(TDS)은 46.68∼46.82Mg/L, 경도는 42mg/L로 약경수, 그리고 칼슘 13.5∼19.9mg/L, 칼륨 0.98∼1.18mg/L, 마그네슘 1.56∼2.18mg/L, 나트륨 4.14∼5.409mg/L, 불소 0.11∼0.16mg/L, 실리카 17.5∼18mg/L를 함유하고 있으며, pH는 7.4∼8.5로 약알칼리성, 질산염은 1mg/L 미만이다. 국내 생산되는 유명한 먹는샘물보다는 칼슘의 함유량이 2~5배 정도 차이가 난다. 칼슘은 골격과 치아를 튼튼히 해주며, 청소년 성장 발육과 성인의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한, 국내 생산되는 유명한 먹는샘물에는 거의 없는 실리카 함유량이 매우 많은 것도 큰 매력이다. 실리카는 심장질환의 위험감소, 여성의 피부미용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에 효능이 있다. 2009년 프랑스 보르도대학의 버지니 론디박사는 하루 10mg/L를 섭취할 경우 치매에 걸릴 확률이 11% 감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약알칼리성은 소화불량, 위산과다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몸속의 산성화를 중화시켜 컨디션을 좋게 한다. 

지리산수를 5성급 호텔,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에서 한국인 입맛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미네랄워터로 소개하면 좋다.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오시는 고객들에게 물맛이 청량하고 맛이 있으며, 피부미용, 소화불량에 좋은 물로 소개하면 매우 만족한다. 음식과 조화는 식전, 식후에 마시면 좋고, 특히 차를 우릴 때 사용하면 고객은 좋은 풍미 때문에 더욱 더 차 맛을 칭찬할 수 있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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