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마케팅의 트렌드 변화만큼 고객의 트렌드도 급변하고 있다. 트렌드 개념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에 맞은 상품을 준비했을 때 수요와 공급이 이뤄지며, 호텔 레스토랑 마케팅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특정한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립되는 마케팅 전략은 보통 마케팅 목표와 표적시장, 경쟁 전략과 마케팅 믹스를 포함하지만 이론과 실제는 많은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실패하기도 한다.
2015년은 메르스 여파로 호텔 레스토랑의 영업이 부진했고 경기의 침체와 고(高) 인건비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2016년 순탄한 내/외부 환경이라고 점치기 힘들다. 특히 호텔 레스토랑에서 영업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와인판매 매출액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원인으로는 인터넷을 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와인 가격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노출되면서 시중보다 3배 이상 값비싼 와인을 호텔 레스토랑에 마신다는 것은 고객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낭비로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와인가격을 내릴 수도 없고 올릴 수도 없어,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져 있다.
차별화된 신비 마케팅
호텔 레스토랑 입장에서 보면 고급 시설에 잘 훈련된 소믈리에들이 와인을 설명해주고 서비스해주기 때문에 와인 가격 대비 충분한 서비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음식처럼 요리사가 식재료로 직접 음식을 만드는 비법도 있는 것도 아니고 완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느끼는 가치는 절하된다. 그러므로 호텔 레스토랑에서 완제품을 판매하는 와인같은 경우는 신비로운 스토리텔링과 도전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도전 마케팅을 추천한다.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시중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는 와인의 경우, 적정한 가격대를 유지해 음식을 먹을 때 부담 없이, 편하게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 호텔 레스토랑의 차별화 마케팅은 실패하므로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와인 위주로 소량씩 구매해 신비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성공할 수가 있다.
좋은 사례가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최고의 컬트 와인으로 평가 받고 있는 ‘스크리밍 이글 와인(Screaming Eagle Wine)’에서 찾을 수가 있다. 스크리밍 이글 와이너리는 1992년부터 사전 주문 예약을 받는데 1인 3병까지 제한을 두고 그 누구에게도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 선착순으로 마감해 계속 대기자를 만드는 신비 마케팅으로 성공했다. 스크리밍 이글 와이너리는 산지에 대한 정보도 없고, 돌변에 이정표도 설치하지 않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구매하고 있다. 그리고 구매한 고객은 자신이 구입한 와인을 ‘스크리밍 이글’ 홈페이지(www.screamingeagle.com)에서 인증번호와 버블 코드를 활용한 2차에 검증을 통해 정품임이 확인이 되면 와인의 병입 날짜를 비롯해 와인메이커의 와인에 대한 설명과 적정 음용시기 등의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어 가짜로부터 매우 자유로워 신뢰감을 주고 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신비 마케팅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소믈리에의 활용가치를 높이고, 실력을 갖추도록 해외 와이너리에 파견해, 현지 와인정보를 습득하고 직접 희귀한 컬트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때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자주 방문하는 단골 고객들로부터 선호하는 와인리스트를 사전에 받을 수도 있지만 신비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비밀로 부치는 것이 효과가 크다.
호텔 레스토랑에 근무하는 소믈리에는 방문하는 국가, 와이너리의 사전 정보를 통해 각 지역의 유명한 컬트 와인을 아주 소량으로 주문해 국제항공화물로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럴 경우 호텔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고객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그 와인을 마시는 최초이자 최종의 고객으로 가치를 극대화할 필요성이 있다. 호텔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와인 애호가 고객들이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은 컬트 와인이나 희귀한 와인을 구입하는 이유는 완벽하게 이성적인 결정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고객들이 사회적 지위나 후각과 미각적인 부분, 새로운와인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은 선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불어 누구나 마시는 와인이 아닌 누구도 마시지 못한 귀한 와인을 마셨다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느껴, 다른 사람들에게 구전으로 홍보할 수 있는 자긍심 그리고 나는 다른 고객들과 남다르다는 생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호텔 레스토랑에서 준비한 와인을 구입한다고 유추할 수 있다.
목표의식을 주는 도전 마케팅
호텔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고, 와인을 주문할 때 매번 와인 리스트에 있는 와인을 주문하는 것도 식상하기 때문에 호텔 레스토랑을 방문할 때 마다 목표의식을 주고, 함께 온 사람들과 함께 흥미를 일으킬 수 있는 도전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면 호텔 레스토랑에 활력소를 배가 시킬 수 있다. 즉, 죽기 전에 꼭 마셔야 할 10대, 30대, 50대, 70대, 100대 와인으로 구분하거나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에서 1988년부터 No.1~10, 1~20, 1~30, 1~50, 1~70, 1~100 등 매년 발표하는 ‘100대 와인’ 리스트를 준비해 호텔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더불어 도전 마케팅은 호텔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단골 고객위주로 자신이 죽기 전에 마시고 싶은 10대, 30대, 50대, 70대, 100대 와인을 선정하게 한 후 와인 숫자가 많을수록 금액을 할인 해주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일시불로 와인 지불금액을 받을 경우 호텔 레스토랑의 매출액도 성장하고, 와인 도전 마케팅 고객은 자신이 주문한 와인을 마시기 위해 지속적으로 호텔 레스토랑을 찾게 되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도 가져 올수 있다.
호텔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고객은 자신이 마시는 와인 속에서 와인의 문화와 와인의 깊이를 알수록 큰 기쁨과 가치를 느끼지만 호텔 레스토랑의 명성도 높아지게 되면서 차별화를 구축하게 되며, 구전 마케팅으로 신비 마케팅과 도전 마케팅을 활용하는 고객이 추가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아주 사소한 작은 아이디어로 호텔 레스토랑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와인의 신비 마케팅과 도전 마케팅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호텔 레스토랑에 근무하는 소믈리에들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성패가 좌우된다. 호텔 레스토랑 소믈리에는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와인을 통해 즐거움과 기쁨을 주고 빈 와인 글라스를 채우는 흥미로움과 신비감도 줄 수 있는 디테일한 와인 정보와 스토리텔링도 준비해야 한다.
<2016년 2월 게재>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