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Beverage Insight] 산펠레그리노

2018.01.31 09:30:49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항상 추천받은 물이 산펠레그리노(San Pellegrino)며, 제공될 때 투명한 흰색유리병에 담긴 물을 서비스 받으면 ‘이 레스토랑은 고급레스토랑’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 이유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 50대 우수 레스토랑을 위해 투명한 산펠레그리노 물병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먹는 샘물로 국제소믈리에협회(ASI)의 공식 먹는 샘물로 지정됐으며, 전 세계 미식가들과 미슐랭 선정 레스토랑에서 가장 선호하는 이탈리아 탄산수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북동쪽으로 약 25km 떨어진 롬바르디아주의 베르가모 지역 산펠레그리노폰테 테르말(San Pellegrino Fonte Termale)에서 생산되는 산펠레그리노는 1997년에 네슬레(Nestlé)기업이 인수했고 현재 유럽, 미주, 호주 및 중동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산펠레그리노는 1395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620년 이상 지속적으로 생산됐는데 현재 생산되는 물의 성분이 1782년 물 성분 검사와 거의 유사해 수원지의 청정함과 품질을 모두 인정받고 있다.


1509년 이탈리아 예술가로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는 산펠레그리노를 방문해 ‘기적의 물’로 평가하고 자주 방문하며 물을 마셨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는 일명 빈치(Vinci)라는 먹는 샘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리고 Pasta Giuseppe(1794)의 연구논문에서 신장결석에 산펠레그리노가 치료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발표했고, Bergamaschi Giuseppe(1839)의 연구 논문에서는 산펠레그리노가 신장질환과 요로감염에 효능이 있다고 발표된 이후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더욱 권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1839년부터 산펠레그리노는 유명한 관광지로 부상되면서 호텔, 스파, 수치병원 등의 리조트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수원지의 원수는 지하 400m까지 백운암, 석회암, 화산 암석 사이를 지나면서 미네랄이 형성되고 지하 700m 이하 대수층에서 취수하는 자연 친화적인 정화된 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으며, 탄산수는 병입과정에서 인공적으로 제조한다.


1949년 Luigi Comencini 감독의 영화 ‘The Emperor of Capri’에 처음 등장한 이후로 꾸준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먹는 샘물이 되기도 했다. 영화 La Dolce Vita(1960), From Russia with Love(1963), La Grande Bouffe(1973), Hollywood Ending(2002),Changing Lanes (2002), Ocean's Twelve (2004), Meet the Fockers(2004),The Devil Wears Prada(2006), Sex and the City(2008),The Great Beauty(2013) 등에 등장했고, TV에서는 Sex and the City에서 배우들이 마시면서 더욱더 유명해졌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탄산수, 전 세계 생수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산펠레그리노는 특유의 광물질 유황향이 나며 섬세하고 부드러운 기포가 매력이다. 뒷맛이 상쾌해 계속 마시고 싶은 충동이 나타나며, 부드럽고 상쾌한 기분도 오래 지속된다. 특히 다른 먹는 샘물 브랜드와 비교할 경우 산펠레그리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황산염(SO4-)을 함유하고 있는 먹는 샘물 중 하나이며, 칼슘과 마그네슘이 적당하게 함유돼 심혈관, 관절, 다이어트, 소화불량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네랄 총 용존량(TDS)은 1109mg/ℓ이며, 경도 744mg/ℓ, 칼슘 208mg/ℓ, 마그네슘 56mg/ℓ, 나트륨 44mg/ℓ, 칼륨 3mg/ℓ, 중탄산염 136mg/ℓ, 황산염 549mg/ℓ이고, pH 7.7로 약알카리성 물이다. 유의할 사항은 산펠레그리노 뿐만 아니라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먹는 샘물은 위장관련 기능, 비뇨기 계통이 미숙한 12세 미만의 어린이들에게는 많은 섭취를 하지 않은 것이 좋으므로 추천하지 않은 것이 좋다.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단골 고객 중에 심혈관, 소화불량, 관절, 다이어트,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고객들에게 추천하면 톡 쏘는 맛 때문에 기분전환에 좋으며, 음식의 풍미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음식과의 조화로는 거위 간, 소고기스테이크, 양고기 스테이크, 양념한 돼지고기, 바다가재 요리, 스파이서가 강한 음식을 주문한 고객들에게 추천하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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