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Beverage Insight] 스파(Spa)

2019.03.28 09:20:40


유럽의 작은 국가 벨기에를 관광하는 사람들에게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나 호텔에 투숙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스파(Spa)’ 먹는 샘물이다. 필자도 처음으로 2019년 3월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경기대회’가 개최되는 해, 벨기에를 방문했을 때 다양한 맥주는 물론, 스파 먹는 샘물이 유명한 것을 몸소 체험했다.


벨기에를 대표하는 먹는샘물인 ‘스파’는 로마시대부터 왕족과 귀족들이 즐겨 찾던 온천지역이다. 현재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 ‘Spa’의 어원이 ‘Spau’ 지방에서 유래됐다. 스파 먹는샘물이 나오는 수원지는 벨기에 아르덴(Ardennes) 숲속에 있다. 스파 먹는샘물은 석탄기과 데본기시대(3.5억 년~4억 년)에 형성된 석회암, 백운석, 사암, 편암이 혼합된 복잡한 지질구조(하층에는 3억 5000만 년의 석회암, 5억 년의 백운석, 중층에는 50만 년의 부싯돌, 50만 년의 사암, 상층에는 7000~1만 년의 편암)를 갖고 있어, 오랜 시간 동안 지하층에 있으면서 깨끗하고 부드러운 물맛을 제공한다. 수원지인 ‘아르덴(Ardennes)’ 숲속은 대자연의 힘으로 빚어진 미네랄워터의 보고다. 벨기에 정부는 125년 동안 환경오염을 방지하기위해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 농사도, 활동도 금지하면서 토양의 오염은 물론 수질오염의 위험에서 완벽하게 보호했다. 그 결과 깨끗하고 순수한 천혜적인 자연 생태를 유지하는 수준의 수원지를 만들어 스파 먹는샘물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 이곳은 벨기에의 다른 지역보다 평균 1.5배의 비가 내려 수원지의 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지층으로 스며든 비는 약 50~60년간 다양한 지층의 돌과 모래 등으로 자연적으로 정화 및 여과돼 순수하고 깨끗한 물로 탄생된다.


스파의 상업화는 1583년에 시작됐고, 16세기 말부터 유리병에 넣어 판매했으며, 1982년부터 스파델 그룹(Spadel Group: 벨기에의 스파 광천수를 중심으로 영국, 불가리아 등의 먹는샘물 천연 광천수를 병입하고 판매·마케팅 회사)이 소유하고 있다. ‘스파’ 먹는 샘물은 베네룩스 3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 또한 독일에서 인기가 좋으며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2004년에 ‘스파’ 지역의 유명한 온천시설 ‘Thermes de Spa’를 완전하게 재건축해 새로운 명물로 탄생시켰고, 2009년에는 유럽 최초로 벨기에의 브뤼셀에 위치한 iTQi(International Taste Quality Institute: 세계미식가품평회)에서 미네랄워터 품질 우수상 ‘3스타’를 획득해 천연광천수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지하에서 솟구치는 용천수인 스파 먹는샘물은 2개 종류(스틸워터, 스파클링 워터)로 판매되고 있다. 스파클링 워터인 ‘스파 마리-앙리에트(Spa Marie-Henriette)’는 400년 전에 개발된 온천수로 지하 450m에서 용출되며, 천연적인 철분, 탄산가스를 함유하고 있다. 천연탄산가스는 해양심층수의 탄산염이 분해되면서 생성됐다. 주로 온천욕에 사용돼 통증, 류마티스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온천욕을 할 경우 미세한 탄산가스 거품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따끔 따끔하게 하는 동시에 길고 짧은 파장을 주는 매력이 있다. 먹는 샘물로 판매되는 스파 마리-앙리에트는 탄산수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베네룩스 3국에서는 스파 마리-앙리에트보다 스틸 워터인 ‘스파 레인(Spa Reine)’이 인기가 많다. 스파 레인은 빗물이 탈염된 암석을 2~3년 동안 지하 여행을 하면서 자연 여과되고, 지하 50~100m에서 용출되는 물이며, 특히 과거 바닷물이 탈염화돼 나트륨이 3mg/L 밖에 함유되지 않은 해양 심층수가 광천수로 변한 것이다. 때문에 칼슘과 마그네슘의 함량이 매우 적어 신맛이 거의 없이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스파 레인은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로 어린이, 노약자들에게 매우 적합한 먹는샘물이다. 많이 마셔도 부담이 없고 물분자 구조가 매우 낮아 벨기에 의약협회에 의해 ‘아기들의 물’로 지정했으며, 또한 탁월한 이뇨효과가 있고, 피부에 사용했을 때 보습, 진정효과가 매우 뛰어나 촉촉하고 생기 있는 피부로 만들어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필자는 스파 마리-앙리에트, 스파 레인 2종류를 시음했는데 탄산수, 미네랄의 무게감에서 차이가 있었다. 스파클링 워터인 스파 마리-앙리에트는 미네랄 총 용존량(TDS)이 106mg/L, 경도 48mg/L로 낮은 편이며, 미네랄 성분을 분석해보면 칼슘 11mg/L, 마그네슘 6.5mg/L, 나트륨 7mg/L, 중탄산염 70mg/L, 황산염 8.5mg/L이며, 실리카 8mg/L, pH 6.5로 산성물이다. 물맛은 가볍게 톡 쏘는 탄산의 느낌이 좋으며, 청량감이 있고 균형감이 좋다.


스틸워터인 스파 레인은 미네랄 총용존량(TDS)이 33mg/L며, 경도 15mg/L로 매우 낮다. 미네랄 성분을 분석해보면 칼슘 4.5mg/L, 마그네슘 1.3mg/L, 나트륨 3mg/L, 칼륨 0.5mg/L, 실리카 7mg/L, 산화규소 7mg/L, 중탄산염 15mg/L, 황산염 4mg/L, 염화물 5mg/L며, pH 6으로 산성물이다. 물맛은 깨끗하고 자극이 없으면서 자연의 향기가 나고, 부드러운 신맛이 어우러져 균형감이 탁월하다.


스파 먹는샘물은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단골고객들 중 노인, 어린이를 동반했을 경우에 추천하면 좋다. 물맛도 좋지만 마시고 난 후에 소화, 다이어트, 피부노화 방지 등에 좋기 때문이다. 특히 아기 분유를 타서 먹일 물을 찾은 여성고객이 있다면 스파 레인을 추천할 경우 매우 만족할 것이다. 아기가 마시는 분유의 고유한 성분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부드러운 물맛 때문에 아기들이 매우 좋아하기 때문이다. 스파는 벨기에의 대표적인 광천수로 음식과 조화에 있어서는 해산물 요리, 생선초밥, 생선회, 물 회, 채소요리 등에 잘 어울린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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