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Beverage Insight] 세계 10대 먹는 샘물 '페리에'

2018.01.14 09:30:00


페리에(Perrier)는 ‘광천수계의 샴페인’이라고 부를 정도로 차별화된 병 디자인으로 먹는 샘물의 고급화를 선도했다. 1863년 처음 병에 담겨져 판매되기 시작해 오늘날 전 세계 140개 국가에서 즐겨 마시는 볼드 탄산수로 프랑스 남쪽 프로방스 근처 베르게즈(Vergeze) 마을에 수원지가 있다. 세계에서 큰 시장인 미국에는 20세기 초부터 수입되기 시작해 현재는 네슬레를 통해 미국 전역의 식품점, 편의점, 정육점, 음식점, 바 등에서 판매 되고 있으며, 미국 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페리에의 수원이 되는 샘물은 프랑스어로 ‘끓는물(Les Bouillens)’을 뜻하는 것으로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기원전 로마시대부터 페리에의 수원(水源)이 있었다고 한다. 시저의 로마군대가 전쟁에 나가기 전에 병사들에게 이 물을 마시게 했으며, B.C.218년에 한니발 장군이 로마군을 물리친 후 병사들과 함께 이 물로 축배를 한 일화가 유명하다. 즉 베르게즈 마을은 로마에서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있기에 옛 부터 로마인이 서진할 때나 카르타고인이 동진할 때 꼭 방문해 병사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사기를 높여준 역사적인 물이다.


페리에의 먹는 샘물이 상품화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이며 이전에는 병 치료에 특효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근 주민들이 목욕도 하고 탄산수를 마시면서 병을 치유했다. 이 지역의 유지였던 그래니어(Granier)는 페리에 수원지뿐만 아니라 부근의 토지를 매입한 후에 1863년 나폴레옹 3세로부터 이 샘을 상업화할 권리를 인정받았다. 그래니어는 회사를 설립하고 이 지역을 온천지대로 개발했다. 온천욕을 즐기는 관광객을 위해 호텔을 건립하고, 물을병에 담아 파는 사업을 시작해 성공했지만 1869년 발생한 화재로 시설물이 타 버리는 바람에 회사는 부도가 났다.


1894년 이 지역에서 수치 의료법에 골몰해 있던 페리에 박사가 관여하면서 현대화된 상품체계를 갖췄다. 1898년 페리에 박사(Dr. Perrier)는 샘물의 속성을 연구하고 병입하는 기술을 완성하는데 몰두하면서 병에 미네랄과 탄산의 균형을 맞추는 공정과정은 물론 물과 천연 탄산가스를 분리 채취하는 방식도 개발했다. 동시에 페리에 박사는 당시의 벤처사업을 위해 먹는 샘물 사업에 재정적 지원을 해 줄 투자자를 물색했다. 1906년 이 지역에서 자신의 병 치료 겸 불어를 배우러 온 영국 귀족 존 함스워드(John Harmsworth)가 샘물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재정 투자를 하면서 페리에 박사의 이름을 딴 ‘페리에’로 브랜드를 결정했다.


존 함스워드는 자신의 병 치료에 사용했던 ‘인디언 체조 클럽’이라 부르는 곤봉에서 병의 모양을 착안했고 무게만큼을 물의 용량으로 사용했다. 물방울처럼 우아하게 굴곡진 병은 단번에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병입 먹는 샘물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늘어나면서 페리에는 버킹검 궁전의 공식 음료로 지정받았다.


1973년부터는 베레리 뒤 랑그도크(Verrerie du Languedoc) 유리 공장에서만 이 녹색병을 생산하고, 주재료인 실리카 모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벵투 산(Mont Ventoux)의 채석장을 구입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처음 만들어진 페리에 병에 변화가 있었다면 레이블과 병뚜껑 디자인에서 아주 사소한 수정이 가해졌을 뿐 기본 형태와 색상은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면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33년 함스워드 경이 죽고 난 후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프랑스는 독일에 점령되면서 사실상 페리에 먹는 샘물 사업은 문을 닫았다. 이후 함스워드의 상속인들은 프랑스인 레뱅(Levin)에게 페리에 소유권을 넘겼다. 1990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에 있는 한 연구실에서 페리에 병에서 벤젠(Benzene)이라는 발암 물질을 발견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이슈가 됐다. 페리에 회사는 처음에 그 결과를 부인했으나 나중에는 광천수 자체는 깨끗하지만 탄산가스를 카본 필터로 거르는 과정에서 오염됐다고 시인했다. 이로 인해 페
리에 제품 1억 6천만 병을 리콜하게 됐고 브랜드에 큰 타격을 입었다. 1992년에 스위스의 식품회사 네슬레가 페리에 회사를 인수했다.


2017년 11월에 프리미엄 먹는 샘물 탄산수 페리에는 쿠바 출신의 아티스트 후안 트라비에소(Juan Travieso)와 협업한 페리에 X와일드(PERRIER X WILD)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는데 사자, 호랑이, 늑대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레이블이 형상화됐고, 특히 병의 라벨 일부가 UV 잉크로 인쇄돼 어둠 속에서 또 다른 야생의 느낌을 체험할 수 있도록 특별함을 강조해 물을 통한 철학과 예술을 접목시켰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천연탄산수, 전 세계 생수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페리에는 마시는 순간 입안에서 터지는 느낌이 힘차며 상쾌한 기분도 오래 지속된다. 미네랄 총 용존량(TDS)은 475mg/ℓ이며, 경도 380mg/ℓ, 칼슘 147mg/ℓ, 마그네슘 3mg/ ℓ,나트륨 9mg/ℓ, 칼륨 1mg/ℓ, 중탄산염 390mg/ℓ, 황산염33mg/ℓ이고, pH 5.5로 산성수다.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단골 고객 중에 소화불량, 우울증,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고객들에게 추천하면 톡 쏘는 맛 때문에 기분전환에 좋으며, 전체요리(훈제연어, 오드블, 새우 칵테일 등), 그리고 파스타, 거위 간, 소고기스테이크, 달팽이요리를 주문한 고객들에게 추천해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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