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Beverage Insight] 호텔 레스토랑의 와인 마케팅: 고객의 소비심리, 즉 고객의 뇌를 읽어라

2017.03.21 16:02:54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고객은 음식과 와인의 조화에 초점을 맞추고 음식에 맞는 와인을 찾지만 처음에는 비싼 와인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다가 점차적으로 이용횟수가 많아지면 와인의 가성비에 초점을 맞춰 주문을 하거나 와인을 지참하는 정도가 늘어난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했던 고객지향적인 마케팅에서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와 음식과 와인을 주문하는 고객의 심리와 특성을 파악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이 요구되는 시점에 와 있다. 실제로 호텔 레스토랑에서 음식과 와인을 주문하는 고객이 아니라 특별한 목적을 갖고 주문하는 고객의 인식과 패턴을 파고들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호텔 레스토랑 고객의 주문과 심리를 고려해 호텔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방법 이외에도 신문기사, SNS, 방송 등으로 호텔 레스토랑 외부 마케팅과도 연계시켜야 구매력에 힘을 발휘하게 된다.
호텔 레스토랑도 전통적으로 음식에 조화를 고려한 하우스 와인, 메뉴별 적합한 테이블 와인, 스위트 와인, 포트 와인이 갖춰져 있고, 원가를 고려한 일반 와인에서 고급 와인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호텔 레스토랑에 찾아오는 고객을 분석해 다양한 와인을 준비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즉 와인 마케팅에서 차별화 혹은 경쟁 우위를 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지 못해 어느 호텔 레스토랑을 가도 마실 수 있는 와인들만 있어 호텔 레스토랑 고객을 실망시키게 된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진보되고 경쟁 호텔 레스토랑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자신의 호텔 레스토랑에 찾아오는 고객을 빅 데이터로 분석해 고객의 성별, 연령, 소득, 직업,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와인의 소비패턴을 고려한 1:1 주문식 와인을 마케팅에 활용할 것을 권유한다. 예를 들어 화이트 와인 경우 입맛을 돋우는 쇼비뇽 블랑, 진판델, 리슬링 같이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품종 와인에서 와인에 매력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서는 향과 맛이 풍부한 프랑스 지역의 샤르도네 품종 와인을 추천하고, 와인 전문가들에게는 신세계 지역이나 제3세계 지역에서 생산되는 샤르도네 와인이나 프랑스의 그랑 크뤼Grand Cru 고급 와인을 추천해야 한다. 레드 와인 역시 마시기 부드럽고 가격 또한 부담이 되지 않는 국제 포도품종의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쉬라즈 등의 와인은 어느 고객에게 추천해도 무방하지만 와인 전문가들에게는 토착 포도 품종으로 양조한 레드 와인이나 그랑 크뤼급 와인, 컬트 와인, 아이콘 와인 등 최고 품질 와인을 추천해야 한다.
호텔 레스토랑에 찾아오는 고객을 단순히 소득에 초점을 맞춰 세우는 마케팅 전략은 매우 실패하기 쉬운 전형적인 사례다. 와인 마케팅의 초점은 소득이 아닌 와인의 교육정도와 지식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그 이유는 소득이 많은 사람이 호텔 레스토랑에서 고급 와인을 다량 구매하는 것은 아니며, 많은 와인을 소비하는 고객들 사이에는 실제로 소득과 관계없이 다양한 품질의 와인을 구입하는데 와인 지식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리고 호텔 레스토랑의 식사가격에 매우 민감하게 작용한다. 호텔 레스토랑의 식사 가격이 평균 10만 원이면 와인의 판매가격도 10만 원 내외의 와인을 많이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와인 전문가들이 많이 찾아오는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소믈리에의 전문성에 따라 호텔 레스토랑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고, 와인 판매도 매출액도 차이를 가져다준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충고는 와인 가격의 거품을 빼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호텔 레스토랑에 가야 고급와인을 마실 수 있어 비싼 돈을 지출하며 와인을 마셨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지금은 어느 레스토랑에 가도 와인을 마실 수 있고, 와인 가격이 모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같은 와인이지만 다른 곳보다 비싸면 판매하기 어려우며 호텔 레스토랑을 찾은 고객이 와인을 가지고 오는 경우도 많아 와인 재고만 쌓이면서 결국 재정난을 초래하므로 착한 와인 가격 정책을 마케팅에 도입해야 한다.          
호텔 레스토랑의 와인 마케팅 전략은 높은 가격의 와인을 소비하는 부류는 고소득층과 와인 애호가들이기 때문에 이들은 이미 고급 와인에 대한 정보와 가격을 잘 알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호텔 레스토랑은 고객을 위한 와인 클래스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고객이 원하는 와인을 현지에서 직접 소량 수입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착한 와인 가격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차별화 경쟁우위 전략이 된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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