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Market Insight] 와인의 변질된 냄새를 찾는 방법

2016.08.30 09:22:51


호텔 레스토랑에서의 서비스 마케팅은 판매를 목적으로 제공되거나 혹은 상품 판매와 연계해 고객에게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 활동, 편익, 만족으로 제품의 형태를 물리적으로 바꾸지 않고 거래 되는 활동이다. 특히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발생하는 호텔 레스토랑의 경우 품질 통제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세심한 관심을 갖게 되면 서비스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그 중 와인은 호텔 레스토랑에 핵심 상품이며 보조적인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때 빛을 보게 된다. 와인을 서비스할 때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하고 마시기에 적절한 시기를 찾아주는 것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고객이 주문한 와인을 두고 건강한 와인인지 혹은 양조·유통 상에 문제가 있는 지를 쉽게 판단해 고객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다.
고객이 주문한 와인을 소믈리에가 테이블로 가지고 와서 와인 병을 오픈하고 코르크 마개를 건네주고 약간의 와인을 서비스하게 된다. 이때 소믈리에는 고객에게 건강한 와인임을 코르크 마개를 테이블 위에 살며시 얹어놓음으로써 무언으로 설명한다. 소믈리에가 코르크 마개를 테이블 위에 놓으면서 보여주는 것은 코르크의 향을 맡으라는 것이 아니라, 코르크 마개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와인의 품질 상 문제가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상호 신뢰성을 나타낸다.


만약 코르크 마개가 너무 말라 부스러진 것이라든지, 너무 물러져 있어 코르크 마개의 3분의 2 이상이 젖어있는 것이라든지, 곰팡이가 있는 변질된 코르크를 보여준 소믈리에라면 자격이 없다고 볼 수 있으며, 호텔 레스토랑에 치명적인 영업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소믈리에가 코르크에서 와인의 상태를 제대로 체크하지 못하고 와인을 고객에게 서비스한 다음에 와인의 색깔을 보니 둔탁한 느낌, 잘 비치지 않는 탁한 느낌의 와인이었다면 일단 상한 와인일 확률이 높다. 와인을 따를 때 신문지 냄새, 열어젖힌 신발장 냄새, 젖은 마분지/골판지 냄새 등이 나면 와인이 변질됐다는 증거이다. 고객이 와인을 마셔보면서 신맛이 너무 강하거나 쓴 맛만 있거나 불쾌한 맛이 있다고 불평하면 변질된 와인일 수 있다.
고객이 변질된 와인을 소믈리에에게 언급할 정도면 호텔 레스토랑의 서비스 품질과 서비스 마케팅은 실패작이다.
소믈리에는 와인을 서비스하기 전에 와인의 상태가 변질됐는지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생산 과정에서 혹은 유통과정이나 보관상의 이유로 변질된 와인이 발견돼 고객들에게 나쁜 인상을 줄 수 있고, 호텔 레스토랑의 이미지에 치명적이고, 심할 경우 고객이 이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호텔 레스토랑에 근무하는 소믈리에들은 습관적으로 코르크 마개의 냄새를 먼저 맡아 보기도 하겠지만 와인에 관한 전문적인 소믈리에가 아니면 쉽게 찾아내기도 어렵고, 찾아 낸 경우도 고객들에게 적절한 설명을 못할 경우 실력을 의심받게 된다.


와인이 고객과 처음 만날 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변질된 와인냄새를 코르크 마개를 통해 쉽게 찾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전한다. 이는 서비스마케팅에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째, 코르크의 곰팡이 냄새
코르크와 오크통을 소독하는 염소계 용액이 곰팡이를 접하면 트리클로르아니솔(Trichloranisole: TCA)이라는 물질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코르키의 원인이다. 불어로는 부쇼네(Bouchonné)라고도 부른다. 와인을 개봉해서 코르크 냄새를 맡았을 때 비오는 날이나 습도가 높은 날처럼 매캐한 곰팡이 냄새(젖은 마분지, 기분 나쁜 버섯냄새, 곰팡이, 신발 깔창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병입 시점에 이미 코르크에 균이 생겼기 때문이다. 와인병목의 캡슐이 돌아가지 않거나 끈적끈적한 액체가 흘러 나왔으면 건강한 와인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둘째, 개봉 후 향이 짧고 약한 와인의 경우
와인은 저장과 보관이 중요하기 때문에 저장 상태가 좋지 않거나 숙성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신선함을 잃게 되고 차츰 밋밋하거나 한물간 냄새가 난다. 와인 셀러가 아닌 장소에 너무 오랫동안 보관된 와인은 향이 약하고, 살균된 맛이 나다가 결국은 불쾌한 맛을 낸다. 이런 경우는 정상적인 와인셀러에 보관하지 않은 와인이며, 또한 장기간 방치해 손상된 와인을 마시면 품질이 현격하게 다름을 느낄 수가 있다.


셋째, 휘발성 물질의 냄새가 나는 경우
와인을 개봉했을 때 초산 냄새가 나거나 식초 비슷한 에틸 아세테이트 냄새가 나는 경우는 초산이 와인에 너무 많이 함유된 경우다. 아니면 잘못 저장됐거나 저장·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식초 맛으로 변한 것이다.


넷째, 썩은 과일 냄새가 나는 경우
와인을 개봉해 향을 맡았을 때 썩은 과일냄새가 난다면 와인을 양조할 때부터 신선하고 건강한 포도가 아닌, 너무 익어 초가 된 포도를 사용한 와인이다. 화이트 와인은 숙성과정이 길거나 저장할 때 저장온도가 맞지 않아 산화된 경우도 있다.


다섯째, 황화수소의 원인이 된 경우
와인을 오픈하자마자 코르크 마개나 와인 병에서 썩은 달걀 냄새, 고무 타는 냄새가 나는 와인은 수소와 결합한 황 성분 때문이다. 냄새가 강하지 않으면 공기 중으로 냄새를 날려 보낼 수 있지만, 마늘, 양파, 오물 냄새가 날 정도로 심각하다면 먹을 수 없는 와인으로 변질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여섯째, 유황냄새가 나는 경우
SO2는 산소로부터 와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너무 많이 함유되면 유황냄새가 나면서 역겹다. 이때 성냥불을 갖다 대면 이상한 냄새가 날수도 있으며, 마실 경우 목이 따끔거리면서 불쾌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디캔팅을 하거나 시간이 흐르면 냄새가 사라질 수도 있지만 마신 후 느낌은 좋지 않으므로 고객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일곱째,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경우
와인을 오픈하자마자 코르크 마개나 와인 병에서 향기롭지 못한 쉐리 냄새, 박테리아 냄새, 요오드팅크 냄새, 메주냄새, 약간 탄 냄새가 난다면 산화된 증거이다. 와인은 매우 미세한 숨쉬기 작용을 하면서 숙성되지만 지나친 공기와 산소는 와인의 맛을 변질시키는 주된 원인이 되며, 저장과 보관 상태가 잘못돼 산소가 과다하게 들어간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침전물이 있는 와인 경우
장기간 보관했던 와인의 경우 자연 발생적으로 침전물이 생기는데 수십 년의 매우 오래된 와인의 경우 와인을 마시기 전에 하루 정도 와인을 세워 뒀다가 찌꺼기를 가라앉힌 후 조심스럽게 디캔팅을 해 와인의 찌꺼기를 분리하고 마시게 된다. 찌꺼기는 인체에 해를 주지는 않으나 와인의 맛을 최대한 즐기는 데 있어서는 어느 정도 방해가 될 수 있으며, 제대로 못할 경우 침전물이 흔들려 혼탁해지면서 와인을 마실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문제가 된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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