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Beverage Insight] 클라우드 주스 워터(Cloud Juice Water)

2020.07.29 08:50:00


우리나라가 무더운 여름철일 때 남반부에 위치해 있는 호주에 가면 견디기 좋을 만큼의 늦가을 같은 겨울철을 맞이할 수 있다. 호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륙(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통째로 차지하는 나라로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 한편 호주를 여행할 때 호주 국적기 콴타스(Qantas) 항공기의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을 타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클라우드 주스(Cloud Juice)다. 생각 없이 ‘구름 주스’라고 받아 마시면 ‘주스 맛이 왜 이렇지?’하는 반응이 나오는 물이다.


클라우드, 구름 주스라 명명한 것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여름철 항상 내리는 수분 덩어리의 비는 지구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전체에서 관측되는 것이다. 따라서 비는 만물의 생명수이면서 천상수(天上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산업화로 인해 90종류의 오염 물질이 섞인 빗물에 노출되기 때문에 빗속 순수한 물을 내려 마시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피해 다닌다. 하지만 조선 중기의 의관·의학자인 허준(許浚,1539년~1615년)이 집대성한 동의보감에는 겨울철 ‘납일(臘日, 동지로부터 셋째 말일)’에 내린 ‘납설수’는 만병통치약이며, 정월에 내린 ‘춘우수(春雨水)’는 귀한 빗물로 불임 치료수라 젊은 부부들이 마시고 합방을 하면 임신을 할 수 있다고 기록돼 있기까지 하다.


그런 의미에서 태고의 청정함을 품은 있는 깨끗한 빗물이 주원료인 클라우드 주스는 호주의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고객으로부터 최고의 먹는 샘물로 사랑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 주스는 호주 태즈메이니아에서 북서쪽으로 80㎞ 지점에 있어 아름답지만 오지인 킹섬(King Island) 남부에서 생산된다. 킹섬 남부지역은 지구상에서 공기가 가장 깨끗한 지역이면서 연평균 180일 비가 내린다. 호주 킹섬에 내리는 비는 청정지대를 상징하며, 지구의 순도를 보여준다. 비를 내리게 하는 이 지역의 구름은 산업화로 오염된 다른 대륙을 피해 지구의 남반구 인도양을 둘러싸며, 남동풍(Roaring Forties)을 따라 이동하다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를 자랑하는 태즈메이니아의 서부 산악지대를 만나 깨끗하고 순수한 비를 뿌린다. 현재 호주의 킹섬은 인구 1600명이 살고 있으며, 호주에서 가장 맛있는 쇠고기와 치즈 그리고 클라우드 주스 먹는 샘물이 유명한 곳이다.


1993년 킹섬에 이주해서 사는 던컨 맥파이(Duncan McFie)는 심심풀이로 내리는 빗물을 큰 탱크에 취수해 세수도 하고 호기심에 마시다 부드러운 물맛에 매료됐다. 혼자 마시기 호사스럽다고 생각하기까지 한 그는 빗물을 물병에 담아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빗물을 마신 친구들이 자신의 집으로 찾아와 계속 빗물을 담아가고, 먼 곳에 사는 친구들은 빗물을 보내 달라는 성화를 부려 그는 계속해서 빗물을 보내게 됐다. 이렇게 시작한 빗물은 먹는샘물로 상업화, 소비자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깨끗한 프리미엄 먹는 샘물’이라 어필되며 주문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던컨 맥파이가 처음 시작할 때는 순수한 많은 빗물을 취수하기 위해 지붕, 물탱크, 배수로 등에 많은 시간과 투자를 하면서 10㎡의 설비를 갖추고 소량생산을 하자 귀한 먹는 샘물로 더욱 인기를 끌었다. 특히 여성 소비자의 성화에 못 이겨 400㎡로 최신설비로 확장, 자외선으로 살균해 프리미엄 먹는샘물을 생산했다. 현재 생산량이 적어 호주, 유럽 일부에 수출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자연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필자가 호주의 클라우드 주스를 시음해본 결과 순수하고 자연을 담은 깨끗한 느낌과 상쾌하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의 맛이 색다르다는 것을 느꼈으며, 천상수의 진미를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천상수 속에는 나트륨과 염소, 칼슘, 마그네슘, 칼륨, 황산 등 일반 광천수가 함유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미네랄의 총 용존량(TDS)은 34mg/L, 경도 1.2mg/L로 초연수, 그리고 칼슘 0.51mg/L, 칼륨 0.92mg/L, 마그네슘 0.05mg/L, 나트륨 9.37mg/L, 염화물 19mg/L, 황산염 2mg/L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pH 7.3으로 약알칼리성, 질산염은 0mg/L 미만이다. 특히, 지구상에서 가장 적은 미네랄을 함유한 먹는샘물 중 하나로 가벼우면서 창량감이 높은, 약간 단맛의 물이 매력적이다.


호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클라우드 주스는 화장품에 사용하는 물로 적합하고, 스트레스 해소, 갈증 해소, 피부미용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클라우드 주스를 5성급 호텔,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에서 여성 고객들에게 소개하면서 최고급 화장수를 만드는 천상수로, 마시는 프리미엄 화장수라고 어필하면 좋다. 호텔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가벼우면서 부드러운 맛을 가진, 특별하고 귀한 천상수로 피부미용,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물로 스토리텔링하면 매우 만족해한다. 음식과 조화는 야채 요리, 스시, 사시미, 해산물과 잘 어울리며, 맛있고 건강한 프리미엄 미식가들의 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호텔 레스토랑 바에서 칵테일용, 혹은 위스키용 얼음으로 사용하면 최상의 칵테일, 위스키 맛을 살려준다.


고재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고재윤 교수는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소믈리에학과장,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으로 한국와인의 세계화에 온갖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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