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뤄볼 지역은 호주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기후나 환경적으로 가장 열악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는 노던 준주다. 호주와인에 대해 알아보는 그 마지막 일곱 번째인 노던 준주는 호주에서 면적이 3번째로 크고 반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으로서 이곳은 다른 어떤 곳보다도 습하고 건조해서 포도밭을 운영하기엔 다른 주에 비해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열악한 기후환경에도 불구하고 극소수의 포도밭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까르베네 소비뇽과 쉬라즈의 주정강화와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의 특성상 무더운 시기가 길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숙성과 탄닌을 포함한 고퀄리티의 테이블 와인이 생산되는 곳이다.
노던 준주에서의 와인생산지역 중 세 곳을 알아보자면 그중 첫 번째로는 호주에서도 레드센터라고 불리는 노던 준주 중앙에 위치한 앨리스 스프링스다. 이곳은 와인생산에 그나마 적당한 서늘한 날씨와 기후, 고도를 가지고 있어 주를 대표하는 다윈보다도 관계시설이나 기후 면에서 포도생산에 더 적합한 환경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앨리스 스프링스 안의 유명한 와이너리인 샤또 혼스비가 데니스와 미란다 혼스비에 의해 1977년 오픈한 이래로 세미용, 리슬링, 쉬라즈와 까르베네 4가지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1979년 레스토랑과 여행객들을 위한 관광시설도 개발해 지금은 관광지로서도 유명한 곳이 됐다.
그 두 번째로는 호주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인 카카두 내셔널파크에 위치한 카카두 와이너리다. 이곳은 국립공원 안의 지형과 기후를 이용해 망고를 재배하기 시작한 폴 윌리암에 의해 호주에서 처음으로 망고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작은 미비했으나 점차적으로 알려지고 전국적으로 생산이 확대돼 지금은 호주와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차별성 있는 망고 맛의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이에 더해 망고를 기반으로 한 맛에 약간의 차이점을 둔 5가지 타입의 망고와인, 그리고 15가지 타입의 포도와인, 또 거기에 잼과 처트니 등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세 번째는 레드센터농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레드센터 와이너리인데 이곳은 앞서 언급했던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북쪽으로 180km 떨어진 곳으로 1800그루의 망고나무가 있어, 이를 토대로 망고로 맛을 낸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예를 들어보자면 망고로 만들어진 화인트와인인 망고매직, 스파클링 화이트와인과 망고의 만남인 망고 미스트, 레드센터 최초의 주정강화와인인 망고문샤인, 그리고 여기에 비해 비교적 고소한 풍미를 가진 테러토리 토니 등을 필두로 쉬라즈, 리슬링, 샤도네이 등의 일반적인 와인들도 생산되고 있으며, 카카두 와이너리와 같이 이곳 또한 망고를 이용해 숙성시킨 와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노던 준주의 와인은 호주에서도 가장 건조하고 뜨거운 환경에 영향을 받아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드라이한 맛의 와인들이 생산된다. 또 중앙의 사막지역에서 벗어난 북쪽을 중심으로 아열대기후가 나타나 이곳에서 망고가 생산되는데, 그 양이 매해 75톤에 육박해 망고를 이용한 와인의 생산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려진 울룰루를 배경으로 한 다이닝 문화가 와인산업과도 잘 어우러져 이는 노던 준주를 대표하는 다이닝 문화의 한 일부가 됐다. 해안가 근처인 다윈을 중심으로 한 아열대기후와 울룰루와 앨리스 스프링스 같은 사막화가 이뤄진 지역이 타 주에 비하면 와인생산에 적합치 못한 환경임은 사실이나, 천연의 자연환경에서 오는 깨끗함과 그 눈부신 경관이 와인과 잘 어우러져 노던 준주의 다이닝 문화가 발전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이곳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용승
쉐라톤 시드니 온 더 파크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