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서는 호주의 가장 최남단에 위치한 섬인 태즈매니아의 와인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태즈매니아는 지정학적인 요인으로 호주에서도 가장 서늘하며 깨끗한 물과 자연을 토대로 와인이 생산되고 있는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태즈매니아 와인에 대해 테루아, 기후, 빈티지, 그리고 재배지역으로 나눠 알아보겠다.
첫째로 테루아는 현무암과 화성암으로 이뤄진 화산지형의 침천물들에 의해 생긴 진흙에서 깨끗하고 신선한 포도들이 재배돼 왔다. 그래서 호주 내에서 가장 깨끗한 환경에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두 번째 기후적인 측면에서 볼 때 남극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의 영향을 받는 해양성기후인데 이로 인해서 온화한 봄, 여름의 온도와 기후가 서늘한 가을, 겨울의 날씨와 조화를 이뤄 포도가 익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태즈매니아의 포도들이 자연스럽게 신맛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 번째로는 빈티지를 들 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가을이 시작되는 3월 중순에 포도가 재배된 후 50여 곳의 포도원에서 일제히 생산되기 시작해 소량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빈티지를 가진 와인들이 생산된다. 넷번째로 와인재배지역으로 피노누아와 소비뇽 블랑을 주로 생산하는 타마르벨리, 스파클링와인이 유명한 파이퍼리버지역, 이스트코스트, 웨스트코스트, 그리고 콜리버벨리 이렇게 다섯 지역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중 절반이 넘는 56%의 지역이 드라이하면서도 향이 풍부한 화이트와인을 생산하는데 반해 콜리버벨리와 프레이시넷 반도 등을 포함한 44%의 지역에서는 주로 레드와인을 생산해 다른 지역과는 약간 다른 점을 갖고 있다. 서늘한 기후로 인해 스파클링와인의 생산에 아주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어 프랑스의 유명 와인회사인 모예샹동에서도 태즈매니아산 포도를 수입해 스파클링와인으로 만들 정도다. 호주본토에서 생산되는 리슬링와인보다도 훨씬 모젤 리슬링과 유사하다고 평가받을 정도의 비슷한 리슬링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현재 태즈매니아에는 총 90여 개에 이르는 와인셀러 아울렛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그 안에는 230여 개에 이르는 포도밭이 포함돼 있다. 태즈매니아의 유명한 와이너리로는 1974년 설립된, 타마르강이 흐르고 있는 태즈매니아 두 번째 도시인 론세스톤에 위치한 파이퍼브룩스와이너리가 있는데 이곳은 스파클링와인인 ‘잔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리고 피노누아, 샤도네이, 실바너를 주로 생산해서 이 3가지가 가장 유명한 홈 힐 와이너리가 있으며, 태즈매니아 최고의 리슬링와인을 생산하는 프로그모어 크릭, 타마르벨리안이 있다.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소비뇽블랑과 샤도네이를 생산하는 고티힐 등 빅토리아주나 퀸즈랜드, NSW만큼의 규모와 생산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태즈매니아만의 환경적인 면에서 태생한 소규모의 와이너리들이 운영 중이다.
태즈매니아의 와인을 요약해보자면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로 호주내륙 보다도 추운 날씨와 남극에서 오는 영향으로 인한 서늘한 기후를 가졌고, 둘째로는 영세하지만 경쟁력 있는 와이너리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마지막 셋째로는 국외보다는 국내 생산에 치중한 소비시장으로 요약 할 수 있다. 일교차가 크고 청량하고 바람이 부는 지형으로 자연스럽게 신선한 포도를 재배할 수 있어 피노누아와 스파클링와인에 있어서는 태즈매니아산이 호주 내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명성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다른 주들의 큰 와이너리에 비하면 면적과 운영면에서는 소규모지만 그들만의 노하우와 품질로 각자 자리매김해 활발히 운영한다.
또 태즈매니아에서는 호주 본토로 판매되는 품종이 많은 편이라 그만큼 국내생산에 치중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태즈매니아산 데블스코너와인이 처음 들어온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그리고 44%의 생산율을 자랑하며 태즈매니아를 대표하는 청량감 있고 깨끗한 피노누아는 프랑스산 오리지널과 비교해도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을 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깨끗하고 서늘한 기후에서 생산된 태즈매니아 와인은 호주 와인시장의 든든한 한 축이 되고 있다.
이용승
쉐라톤 시드니 온 더 파크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