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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verage People] 어디에서도 제주를 만날 수 있는 방법, 제주 로컬맥주의 아이콘에서 국내 수제맥주 대표 아이콘으로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


지난 6월,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연트럴파크라고 알려진 경의선숲길은 에메랄드빛으로 물들었다. 바로 제주에서 날아온 제주맥주의 팝업스토어 때문. 공원 초입에서부터 눈에 띄는 에메랄드 색의 건물은 마치 제주 해변 한 켠의 바를 연상시키면서 연트럴파크의 여유로움을 한층 배가 시켰다. 제주도에서 탄생한 국내 수제맥주 대표 브랜드 제주맥주는 제주 양조장과 제주도에서의 성공적인 론칭을 기반으로 제주도의 마스코트 맥주가 됐다. 이에 여세를 몰아 국내 수제맥주의 대표가 되고자 하는 제주맥주.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제주도와 육지를 눈 코 뜰 새 없이 가르고 있는 문혁기 대표를 만나봤다.


제주의 새로운 명소, 제주맥주 양조장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의 대표 맥주가 된 제주맥주는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 수제맥주사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5년간 준비 끝에 그들의 첫 맥주 제주 위트에일을 탄생시켰다. 오직 ‘최적의 로컬에서 최고의 글로벌 수제 맥주를 만들자’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여 제주맥주만의 스타일을 선보인다. 제주맥주의 레시피 제조를 담당한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게릿 올리버(Garrett Oliver) 브루마스터는 이미 해외 유명 셰프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브루마스터로 전 세계 TOP 10 테이스팅 메이커로 선정, 맥주업계의 오스카상인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를 수상한바 있는 실력자다.



제주맥주의 양조장은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해 있으며 제주맥주의 제조뿐만 아니라 방문을 희망하는 소비자들에게 맥주 제조 공정을 소개하고, 갓 양조한 맥주를 테이스팅까지 하는 양조장 투어를 운영 중이다. 투어는 맥아를 분쇄하는 기계에서부터 맥주를 패키징하는 라인까지 최첨단 장비 관람을 시작으로 양조 연구실에서 맥주의 4대 원료인 맥아, 홉, 효모, 부재료 등을 직접 체험, 갓 뽑은 제주맥주를 시음한다. 투어 프로그램 이외에도 제주맥주 양조장 내에는 책과 함께 제주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작은 도서관도 마련돼 있고, 제주맥주 빗장 오프너, 조약돌 화투, 제주맥주 디자인이 들어간 핸드폰 케이스 및 자석 등의 굿즈도 구경 가능해 최근 제주를 찾는 이들 중 맥주를 좋아하는 이에게 지나칠 수 없는 코스가 되고 있다. 제주맥주 양조장에는 월 평균 2000명에서 많게는 4000명까지 방문한다. 이에 기존에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3회 운영하던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을 올해 4월 말부터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4회로 확대 운영하고 있고, 5월부터는 일 투어프로그램도 기존 7회에서 13회로 증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 로컬맥주의 상생 철학
제주맥주를 처음 접했을 때의 인상은 정말 ‘제주스럽다’는 점이었다. 제주도의 지역적 특성을 아이콘화 한 로고부터 홈페이지와 각종 포스터를 메우고 있는 제주의 모습들. 특히 이번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포스터에 맥주를 들고 시원한 미소를 보이고 있는 제주 해녀를 보면 제주맥주의 이름을 듣지 않아도 제주에서 올라온 맥주임을 알게한다.


이는 로컬에서 시작한 수제맥주는 모름지기 로컬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문혁기 대표의 철학이 녹아든 것. 문 대표는 “수제 맥주들이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정신이 지역맥주기 때문에 지역과의 협업이나 상생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며 “우리가 맥주를 제주에서 먼저 선보이고 그 다음으로 육지로 유통하는 것도 다 일맥상통하다. 제주에서 나고 자랐는데 제주도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겠는가.”라고 전했다. 실제로 맥주의 주 원료인 제주감귤 뿐만 아니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감귤칩 가니시 생산도 제주 농장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으며, 맥주를 끓이고 나서 버려지는 맥주 맥아를 주변 축사들에게 양질의 사료로 제공한다.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
이러한 지역 상생은 비단 제주에서 뿐만 아니라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실시하고자 했을 때 연남동은 이미 기존의 맥주문화가 자리 잡은데다가 작지 않은 규모의 팝업스토어가 인근 상권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제주맥주 마케팅 권진주 실장은 “처음 팝업스토어를 한다고 했을 때는 다소 냉담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끊임없이 협업으로 인한 시너지를 어필했고 실제로 제주맥주를 팔고 있는 인근 상점에도 제주맥주의 시그니처 컬러와 조형물을 설치해 고객의 유입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말뿐인 공약은 아니었다. 연남동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제품을 경험하는 것에서 벗어나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여 상권이 가지고 있던 여유와 힐링의 분위기를 한껏 더 끌어올렸다. 연트럴파크에서 기존부터 피크닉을 즐겼던 이들을 위해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피크닉 의자, 랜턴 등의 아이템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으며, 주말 및 공휴일에는 ‘참 도름 순대’, ‘갈치 튀김’ 등의 제주 토속 음식을 선착순으로 제공했다. 이러한 트렌드가 확산되자 SNS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한 이들은 제주맥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연남동을 찾았다. 이에 기존 협업에 의문을 품었던 주변 매장에서 오히려 역으로 제안을 해오기도 했다고.




국산맥주에 대한 세제 한계 여전히 제도개선이 시급
하지만 제주맥주도 주세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문 대표는 수입맥주와 국산맥주의 차별적인 세금 적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설파한다.
현재 수입맥주와 국산맥주에 붙는 세금을 비교해봤을 때 수입맥주에 부과되는 세금보다 국산맥주에 부과되는 세금이 더 많다. 수입맥주의 경우에는 수입원가에 관세가 붙고 관세가 붙은 수입원가에 72%의 주세와 21.6%의 교육세를 내는데, 국산맥주의 경우에는 제조원가에 주세와 교육세가 붙는다. 이와 같은 경우의 문제는 국산맥주의 제조원가에는 광고비, 임직원 급여 등의 판관비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금이 부여되는 비율이 같더라도 국산맥주에 부과되는 세금이 더 많을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소비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문 대표는 “2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수입맥주가 없었기 때문에 수입맥주에 대한 법을 심도 있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전체 주류에 대한 세금개정은 힘들겠지만 맥주의 경우에는 엄연히 수입맥주와 국산맥주와의 세금 적용의 불평등이 드러난 상황이기 때문에 개혁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소비자들도 국산맥주를 제조하는 기업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세금구조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설파했다.



“국내 수제맥주의 대표 아이콘으로 성장해 수제맥주 시장을 다져나가고 싶다”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제주맥주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먼저 내가 맥주산업에 오랫동안 종사했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을 통한 노하우가 많은 파트너가 필요했다. 우리나라 수제맥주 산업은 자리를 잡게 된지 약 5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수제맥주 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고, 이에 따라 뉴욕 1위, 1세대 수제맥주 양조장으로서 수제맥주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던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손잡게 됐다.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설득할 수 있었나?
무엇보다 한국에서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해나갈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에 브루클린 브루어리에서도 흔쾌히 함께하기로 결정했던 것 같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미국에서 수제맥주 시장이 이제 막 커나가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브루어리다. 당시만 해도 버드와이저, 밀러, 쿠월스와 같은 대기업 맥주들이 주를 이뤘는데 수제맥주 시장이 급성장하며 소비자들의 입맛도 다양해졌다. 곧 한국의 맥주 시장도 미국의 맥주시장과 같은 궤도를 이룰 것이라는 것을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제주에 첫 발을 내딛은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것은 경험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첫 경험을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보니 우리 맥주는 그 첫 경험을 양조장에서 하길 원했고, 제주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천혜자원과 특유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우리 맥주가 함께 시너지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주는 지난해 총 1400만 명의 내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그 중 월간 3000명 가까이 되는 관광객이 우리 양조장을 방문했으며 그들은 제주에서 갓 양조한, 더없이 맛있었을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그 경험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아 우리 맥주에 대한 이미지로 자리 잡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에서의 첫 팝업스토어를 연남동에서 시작한 것도 마찬가지다. 연남동에는 연트럴파크를 기준으로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맥주를 즐기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인프라가 구성돼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연남 라이프스타일에 제주맥주가 인근 상권과 함께 시너지를 이뤘으면 했다.


제주맥주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어필하자면?
수제맥주는 로컬이다. 우리 맥주는 로컬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로컬의 진정성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양조장만 제주에 갖춘 것이 아니라 모든 시작을 제주에서 만들고 제주에서 브랜드화 시키고 있다.
또한 제주맥주는 단순히 맥주를 제조해서 유통하는 것뿐만 아니라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러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하나의 맥주 문화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캔 가드닝 행사나 비어 요가, 마크라메(매듭 공예) 등도 다 맥주와 함께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맛의 차이는 어떤가?
우리는 한국의 수제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한국 음식과의 조합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 기존의 수입되는 수입맥주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 수제맥주는 우리가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음식과의 궁합이 잘 맞아야 하지 않나. 따라서 우리가 좋아하는 제주의 흑돼지와 방어회, 고등어회와 같이 기름기 있는 음식들과 페어링할 수 있는 맥주에 초점을 뒀다. 제주맥주의 유기농 감귤껍질과 홉에서 비롯되는 시트러시한 맛은 기름진 음식과 먹었을 때 조화를 이뤄 끝 맛을 깔끔하게 유지시켜준다.


양조장 투어 때도 이 부분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상당이 높다. 도슨트들의 설명을 듣고 맥주 시음을 하면 몇몇 고객들은 투어가 끝나고 횟집이나 흑돼지집을 소개시켜달라고 한다. 양조장에 있는 도슨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게 고객이 제주 음식과 제주맥주를 함께 떠올릴 때 가장 보람되는 순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직원들의 얼굴로 이뤄진 팝업스토어의 디자인이 인상 깊었다.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은데?
수제맥주의 경우에는 일반 맥주와는 다르게 이 맥주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이를테면 개성있는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가 누구인지를 궁금해 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제주맥주도 제주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주맥주를 이루고 있는 모든 직원들은 비슷한 소비재를 다루며 경력을 쌓아왔던 역량이 대단한 친구들이다. 맥주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였지만 각자가 다재다능한 끼를 가지고 있어 이를 살려주고자 노력한다. 각자의 취미나 특기를 살려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이를 제주맥주를 찾는 고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제주맥주를 만들고 있는 철학을 소비자들과 함께 소통할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7월부터 제주맥주 페일에일을 선보인다. 물론 제주에서부터 론칭할 생각이기 때문에 서울에는 아마 내년쯤 선보일 것 같다. 이번에 출시할 페일에일의 경우에는 국내 페일에일 중에 가장 밸런스가 좋다고 자부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페일에일 론칭과 더불어 당분간은 제주에서 다시 기반을 정돈하는데 중점을 둘 것 같다. 다행이 이번 팝업의 반응이 좋아 다른 곳에서의 제안도 들어오고 있지만 두 번째 팝업을 올해 안에 다시 진행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기존의 위트에일의 경우 이제 편의점과 마트에서 찾아볼 수 있고, 제주에서는 얼마든지 새로운 제주맥주를 만나고 양조장에 방문할 수 있으니 제주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제주맥주를 찾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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