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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 Bar

[Beverage People] 와인으로 꾸는 꿈. 베이힐풀앤빌라(BayHill Pool&Villa) 나니아 소믈리에, 배두환 · 엄정선 부부


호주, 프랑스, 독일, 스페인, 칠레…. 모두 매력적인 와인을 만드는 나라들이다. 어느 부부가 함께 여행한 곳들이기도 하다. 와인 공부를 하며 만난 둘은 곧 사랑에 빠졌고, 전 세계 포도밭을 함께 누볐다.
첫 번째 꿈을 이룬 후 그들은 제주로 갔다. 같이 꾸는 두 번째 꿈을 이루기 위해. 베이힐풀앤빌라 나니아의 소믈리에, 배두환·엄정선 부부 이야기다.


# 두 사람 이야기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배두환, 엄정선 부부다. 현재 제주 베이힐풀앤빌라 레스토랑 나니아에서 소믈리에로 근무 중이며, 온라인에서는 ‘와인쟁이 부부’로 활동하고 있다.


Q. 부부가 모두 소믈리에라는 것이 눈에 띈다. 두 사람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배두환: 와인 관련 대학원에서 만났다. 당시 난 낮에는 와인 전문지 기자로 일하고, 밤에는 대학원에서 와인 공부를 하고 있었다. 대학원을 졸업할 때쯤 아내가 입학했다. 첫눈에 맘에 들어서 열심히 구애했다.(웃음)


Q. 와인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배두환: 원래 술에 관심이 많아 학부 시절에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그때 다녔던 전문 학원에서 칵테일, 커피, 와인을 모두 배울 수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와인에 입문했다. 처음 마셨던 와인이 이탈리아의 3대 명품 와인 중 하나인 ‘아마로네Amarone’였는데, 그후 와인의 매력에 푹 빠졌다. 와인은 아무리 공부해도 끝이 없다. 이런 다양성 때문에 더욱 심취하게 됐다.
엄정선: 시나리오 작가가 꿈이었다. 영화연출학과 졸업 후 작가 교육원에 다녔는데, 당시 선생님께서 시나리오는 5년 후의 트렌드와 맞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래서 소재를 고민하던 찰나에 칠레와의 FTA 체결로 와인을 개방한다는 뉴스를 봤다. 그때 딱 저거다 싶더라. 무모하면서 당돌한 도전이었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와인이 정말 좋아졌다. 샛길로 새려던 게 내 앞길이 됐다.


Q. 언제부터 ‘소믈리에’라는 직업에 빠져들었나?
배두환: 와인을 접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마침 <신의 물방울>이라는 와인 만화가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 유행이었다. 그 만화를 읽으며 소믈리에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었다. 현재 난 나니아의 지배인으로 일하고 있지만 그 전엔 와인 기자였다. 또한 와인 교육자의 꿈을 품고 있었고. 지금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서비스하면서 다시 한번 소믈리에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엄정선: 작가가 되려고 와인 드라마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다. 와인을 알면 알수록 사람 같다고 느꼈다. 병 하나에 태어난 곳, 자란 환경, 성격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Q. 배 소믈리에는 2015년부터 와인 전문지의 기자로 활동 중이다. 온라인에도 글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집필을 통해 와인의 어떤 면을 가장 알리고 싶은가?
배두환: 블로그에는 일기 같은 여행기를, 네이버 포스트에는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를 쓴다.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와인 대중화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다. 와인은 어렵지 않다는 걸 알리고 싶다. 우리 글과 함께 와인을 접한다면, 더 쉽게 와인의 매력에 빠지게 될 거라는 확신도 있다. 더불어 우리는 포스트 덕분에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었다.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계속 집필을 이어갈 생각이다.



# 와인 따라 떠난 여행

Q. 1년간 세계 와인 일주를 했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배두환: 아내와 연애 시절부터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와인 애호가라면 산지를 직접 탐험해보고 싶은 갈증이 있을 거다. 우리도 와인을 테마로 떠나는 세계여행을 꿈꿨고, 이루기 위해 떠났다.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한 바로 다음날 통장을 개설해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 달 두 달 모으다 보니 꿈이 마냥 멀지만은 않더라.
엄정선: <러브 앤 프리>라는 책을 읽은 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떠나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남편을 만났고, 세계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날 결혼을 약속했다. 서로 의견이 잘 맞아 순조롭게 준비했다. 업무 분담도 확실했다. 나는 여행지 정보를 준비하고 남편은 와이너리를 선정했다. 여행 중에도 남편은 와이너리 정보를 모으고, 난 시음에 집중했다.


Q. 와인 일주에서 느낀 것이 궁금하다.
배두환: 와인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 와인 일주다 보니 현지에서 와인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와인’이라는 주제만 나오면 모두 친한 친구가 됐다. 사람을 이어주는 오작교 역할을 한다는 것, 와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호주에서 우연히 ‘레스브릿지Lethbridge’라는 와이너리에 들렀다. 우린 간단히 시음만 하고 떠나려 했는데 와이너리 안주인이 하루 재워준다는 거다. 하루 종일 와이너리 일을 도와준다는 조건으로!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포도 수확부터 파쇄, 오크통 청소 등 많은 일을 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엄정선: 와인 산지를 찾아가면, 와인 한 병에 얼마나 많은 가치가 들어가는지 알게 된다. 와인은 누군가의 생업이고, 가문의 역사이자 사명감을 갖게 하는 대상이다.


Q. 기억에 남는 와이너리가 있나? 한국에 소개하고픈 와인이 있다면 말해 달라.
배두환: 호주 유명 와인 산지 중에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이라는 곳이 있다. 거기서 방문한 ‘알파 박스 앤 다이스Alpha Box&Dice’라는 와이너리가 기억난다. 차고를 개조해 만든 허름한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개성 있는 젊은이들이 맞아주는 트렌디한 와이너리였다. 레이블도 독특한 매력이 있었고, 맛도 훌륭했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엄정선: 우리가 방문한 300여 곳 와이너리 모두 특색이 있었다. 프랑스 샤또 발란드로Chateau Valandraud의 오너, 장 뤽 뛰느방Jean-Luc Thunevin의 열정이 떠오른다. 그 분과 함께 생떼밀리옹Saint Emilion의 포도밭 곳곳을 누비며 생생한 설명을 들었다.




# 제주의 삶

Q. 서울에서 활동하다 제주 베이힐풀앤빌라 나니아의 소믈리에로 새로운 시작을 했다. 제주로 간 이유는 무엇인가?
배두환 · 엄정선: 세계여행 다음으로 이루고 싶었던 꿈이 제주에서 살아보는 것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프랑스 와인 여행> 출간에 온 힘을 쏟았고, 그 후 본격적으로 제주 이주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여행을 다니며 우리가 바다를 좋아한단 걸 알았고, 한적하게 살고 싶어졌다. 한국에선 제주만한 곳이 없더라. 관광산업이 발달한 곳이기에 우리의 경력도 이어나갈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운 좋게도 당시 베이힐은 론칭한 나니아를 와인 레스토랑으로 만들고자 했다. 면접을 보기 위해 베이힐에 도착한 순간, 그곳에 매료돼 버렸다. 베이힐 건물과 근처 대평리, 박수기정의 아름다움이란! 세계여행을 할 때도 이런 절경은 쉽게 볼 수 없었다.


Q. 요즘 ‘제주 라이프’는 거의 동경의 대상이다. 제주에서의 삶은 어떤가?
배두환: 개인 성향에 따라 느끼는 것이 다를 거다. 트렌드에 뒤처지기 싫어하거나, 문화생활이 꼭 필요한 사람은 제주를 여행지로 여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제주는 호흡이 느린 곳이다. 나도 아직 일부만 알 뿐이지만, 이곳에 오래 머문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제주가 정말 아름다운 섬이라는 것. 베이힐을 둘러싼 풍경만 봐도 그 말에 동감하게 된다. 출근할 때마다 아름다움에 감탄을 터뜨린다. 또, 나는 한가한 시골 생활에 잘 맞는 성격이다. 그래서 아직까진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Q. 두 사람에게 나니아는 어떤 직장인가?
배두환: 꿈을 이룰 수 있는 곳. 베이힐 풀앤빌라&나니아는 아직 시작 단계라 내 생각이나 이상향을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 분위기가 매우 좋을뿐더러 와인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지원도 많다. 매우 만족하고 있다.
엄정선: 이곳에서 일하는 건 우리가 무엇이든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만큼 책임감이 많이 따르지만 큰 보람 역시 찾아온다.



Q. 나니아에서 특히 인기 있는 와인이 있다면?
배두환: 휴양지인 만큼 스파클링 와인을 찾는 고객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정말 여러 종류의 와인이 골고루 판매된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나니아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와인 ‘도나 마리아Dona Maria’를 말하고 싶다. 포르투갈 밸류 와인의 보고, 알렌테주Alentejo 지방의 와인으로, 가격 대비 정말 좋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Q. 소믈리에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엄정선: 음식과의 페어링을 중시한다. 나니아의 메뉴는 제주에서 난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다. 훌륭한 요리에 가장 잘 어울릴 와인 매칭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Q. 제주에서 일하며 생긴 추억이 있다면 들려 달라.
엄정선: 새로운 사람, 특히 와인에 관심 있는 분들과 인연을 맺은 일이 기억에 남는다. 제주에도 분명 와인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이 원하는 교육을 진행하는 공간은 거의 없었다. 나니아가 그 니즈를 채워줄 수 있는 공간이 된 것 같다. 와인 소모임이나 푸드 페어링 강좌 등을 진행했고, 앞으로 더 발전시킬 예정이다. 와인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계속 만들어 나가고 싶다.


Q. 새로운 직장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하다.
배두환 · 엄정선: 나니아를 제주에서 독보적인 와인 레스토랑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현재 이곳에서 판매하는 와인부터 우리가 엄선했다. 배병제 헤드 셰프가 선보이는 감각적인 요리와, 우리가 추천하는 와인의 어울림을 많은 분이 경험하시면 좋겠다. 더 나아가 와인을 배우고 싶은 분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싶다.


Q. 부부가 같은 일을 한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
엄정선: 24시간 붙어있다 보니 자연스레 대화를 많이 하게 되는데, 이 대화가 서로의 커리어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새로운 와인을 마시면 의견을 꼭 주고받는다. 모든 와인에는 이야기가 있다. 함께 그 이야기를 따라가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다.


Q. 소믈리에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배두환: 소믈리에는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다. 늘 새로운 와인을 접하고 습득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와인의 영역은 전 세계로 뻗어 있기 때문에 외국어 능력도 중요하다.
엄정선: 호기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와인은 매력적이지만, 기본적으로 술이기 때문에 스스로 경계를 잘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Q. 덧붙이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말해 달라.
배두환 · 엄정선: 우린 즐거운 일을 좇다 보니 이곳 나니아에 자리하게 됐다. 물론 업무적인 고민은 따라온다. 하지만 우리가 나니아에서 여유를 갖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고객에게도 그런 휴식을 선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이제 곧 여름이다. 더 많은 분을 만날 생각에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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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프랑스 와인 여행>_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270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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