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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verage People] 와인 자체의 즐거움, 친근한 와인을 말하다_ 할리 타는 와인아재 강순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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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타는 와인아재, 유튜버, 와인수입사 대표, 와인숍 & 와인바 오너, 소믈리에, 독일 와인 전문가 등은 모두 강순필 대표를 부르는 수식어들이다. 현재 와인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버이자, 와인수입사 ㈜와인러버, 와인숍 & 와인바 더와인을 운영 중인 강 대표는 와인과 함께한 시간이 그에게는 제2의 인생과도 같다고 이야기한다. SNS의 계정에 등록된 생년월일까지도 그가 와인공부를 시작한 1998년도로 등록해놨을 정도. 와인의 매력에 빠져 독일어 알파벳만 익힌 채 와인 공부를 위해 독일행을 단행, 매년 여름방학이면 2, 3개월간 유럽 전역의 와이너리를 누비며 원조 차박 투어를 실천한 강순필 대표. 그를 만나 그를 매료시킨 와인의 세계와 그동안 와인과 함께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2의 인생, 독일 와인을 만나다
강순필 소믈리에(이하 강 대표)의 와인에 대한 열정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IMF로 모두가 생업을 고민하던 시기, 강 대표는 한국 사람이 쉽게 하지 못하면서,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 그러면서도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심했다.


“당시 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했지만 술자리를 좋아했다. 술 한 잔을 통해 조금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시간이 좋았다.” 그는 그렇게 인생을 걸고 와인에 대한 일념 하나로 독일로 떠났다. 


흔히 좋은 와인을 위한 요소로 떼루아가 많이 언급된다. 떼루아는 일조량, 온도 및 강수량 등을 포함한 기후, 지형, 토양, 배수 등 포도밭을 둘러싼 전반적인 자연환경을 일컫는다. 와인의 본고장 프랑스의 경우, 태양, 비, 구름은 공유하는 것이지만 땅은 움직일 수 없는 것이기에, 토양을 특히 강조한다. 이러한 이유로 떼루아를 토양으로 아는 사람도 있다. 이에 프랑스 와이너리 농부들은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했다’, ‘자연이 와인을 완성시켰다’는 것을 자주 언급한다. 즉 프랑스는 좋은 와인이 만들어 질 수 있는 환경, 떼루아를 갖춘 곳이다. 


하지만 강 대표의 선택은 프랑스가 아닌 독일이었다. 그는 향후 와인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올 생각을 하고 있었고, 한국에서도 와인 생산 등의 도입을 계획했기 때문에 척박한 기후 속에서도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와인 생산을 위한 기술에 관심을 가졌다. 이에 추운 날씨와 잦은 비로 포도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적인 기술이 발전한 독일을 선택했다. 

 

 

외국인 유학생에서 와인 전문가로 거듭나
독일에서의 시간은 분 단위로 쪼개서 보냈을 정도로 누구보다 치열했다. 학기 중에는 학생이자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독일와인품질평가위원으로 발탁되며, 바인스베르크 와인연구소, 독일와인협회, 한독상공회의소를 거쳐 독일 와인의 기틀을 다졌다. 학기 사이에는 유럽 전역을 돌며 직접 와이너리를 방문, 체험하며 온몸으로 와인을 느끼고 공부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독일의 8학기 준석사 과정은 외국인의 경우, 전공 언어의 어려움으로 인해 10~12학기에 걸쳐 졸업하는 경우가 보편적인데, 독일어 알파벳만 알고 한국을 떠나 필수과정인 독일대학입학을 위한 언어 시험(DSH)을 통과 한 후 하일브론 대학교 와인경영학과에 입학한 그는 모든 과정을 7학기에 마치며, 또 다시 최초의 외국인 타이틀을 달았다. 더불어 독일은 학비가 없어서 장학금의 의미가 특별한데, 2004년, 매2년 마다 수여되는 교내 우수학생 장학금을 와인경영학과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졸업 후 2005년 한국에 들어와서는 와인수입사 ㈜와인러버와 와인숍, 더와인을 오픈, 국내 와인시장에 발을 디뎠다. 지금은 캐주얼 와인바도 같이 운영한다. 서울와인엑스포에서 독일와인협회 부스를 도맡기도 했으며 킨텍스 푸드박람회에서 독일 정부관을 대표하며 한국에서의 독일와인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또한 귀국 후 코리아 와인 챌린지 결선 심사위원을 역임, 현재는 아시아 와인 트로피에서 팀 리더로 와인심사를 하고 있다. 현재 와인러버는 독일 와인은 물론 칠레,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호주 등 각 나라의 특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유니크한 라인을 엄선, 40여 종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으며 워커힐 호텔, 밀레니엄 힐튼 서울 등 호텔 및 레스토랑에 와인을 유통하고 있다. 강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레스토랑 거래처의 경우 폐업을 한 곳이 있을 정도로 힘들어 하지만, 와인숍은 혼술, 홈술 등의 트렌드가 강세를 보이며, 특색 있는 와인을 찾는 소매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귀띔한다. 앞으로 비전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에게 와인이 수단이 아닌 그 자체를 즐기는 목적이 되길 바라며 친근한 와인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누구에게나 쉬운 와인,
올바른 첫 단추 끼워주고자 해”

㈜와인러버/더와인 강순필 대표

 

현재 유튜브 채널 ‘와인아재’를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일반적으로 ‘와인’하면 무언가 대단히 갖추고 마셔야 한다,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와인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이라는 걸 알리고, 잘못 자리 잡은 와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이를테면 김치의 경우, 김장철의 햇김치가 있고, 몇 년간 묵힌 묵은지가 있다. 묵은지의 맛이 김장철 어머니 옆에서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게 만드는 그 맛보다 우월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햇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묵은지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듯이 개인의 기호는 우월의 차이가 아니라 다름의 차이다. 김치의 다양성과 마찬가지로 와인에도 다양한 풍미의 수평적인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 와인시장의 경우, 초창기에는 떫고 무거운, 강한 느낌의 레드와인만이 고급와인으로 여겨지면서 화이트와인은 상대적으로 무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즉 수평적인 스펙트럼이 수직적인 상하의 개념으로 잘못 자리 잡은 것이다. 요즘에 들어서야 점차 그 체계가 수평적으로 자리 잡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와중에 몇 년 전 부터 친한 단골손님이 함께 유튜브를 찍자고 했다. 늘 고사를 하다가 코로나19 시국에 영상을 통해서라도 와인을 시작하는 더 많은 이들에게 첫 단추를 잘 끼워주고 싶은 마음에서 2020년 6월,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하고 유튜브 새내기로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채널을 운영하는데 있어 와인 콘텐츠의 트렌드와 콘텐츠 기획 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와인 지식에 대한 강의식 콘텐츠들이 다수다. 더불어 와인 구매처가 다양해짐에 따라 대형 할인마트에서 추천하는 와인, 할인행사 와인 등 구매 플랫폼에 대한 콘텐츠가 많이 보인다.


이에 와인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데 콘텐츠 구성의 중점을 두고 있다. 처음에는 다른 와인 유튜버들처럼 세트장을 갖추고 강의식으로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준비하는 순간 스스로 지양하는 지루한 강의가 돼버렸다. 지금은 더와인에서 편하게 촬영한다. 할리 타는 복장 그대로, 말 그대로 ‘와인아재’가 됐다. 와인아재는 와인을 처음 접하는 와인 어린이, 일명 와린이를 위한 콘텐츠다. 따라서 보다 실용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한 짧은 상식, 쉬운 설명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와인 콘텐츠에 대한 실제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앞으로 어떤 와인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인지 궁금하다.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와인에 대해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와인아재 콘텐츠를 통해 그렇지 않았다, 호기심이 생긴다는 반응을 들으면 콘텐츠의 방향성과 운영에 큰 힘이 된다.


지금은 크게 세 개 카테고리로 정리하고 있다. 첫 번째는 차박 및 할리를 타고 여행하며 지역 특산물과의 와인 마리아주를 선보이는 것이다. 흔한 먹방이기 보다는 여행을 통해 힐링을 전하고, 와인은 꼭 서양 요리와 함께 마셔야 하는 게 아니라 우리네 향토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콘텐츠의 가장 큰 특징은 와인을 대하는 데 있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해 실패한 마리아주여도 편집은 없다는 것. 두 번째는 와인오프너가 없을 때 와인을 따는 법처럼 실용적인 와인 상식을 소개하는 콘텐츠다. 오프너가 없다고 와인 자체를 포기하거나, 와인 잔 혹은 특별한 안주를 갖춰야만 와인을 마실 수 있다는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지루하지 않은 짧은 토막상식 형식으로 진행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세 번째는 와린이들이 궁금할 만한 주제를 가지고 딱딱한 강의 포맷을 벗어나 대화형식으로 진행, 편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만든 콘텐츠다.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조금 미뤄지기는 했지만 유행하는 음식 혹은 트렌디한 맛집에서의 마리아주, 한국 와이너리 소개 및 해외 출장 시 생생한 현지의 와이너리 소식과 박람회 소식을 전하고도 싶다.

 

최근 홈술, 혼술의 영향 및 와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의 증가로, 다양하고 새로운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 국내 와인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 한다면?
신흥 와인 시장은 1인당 GDP 2만 달러에서 시작해 3만 달러까지 급성장을 하게 되고, 3만 달러부터 4만 달러까지는 완만한 성장을, 그리고 4만 달러부터는 산업의 안정세를 이룬다. 개인적인 견해로, 강소기업 중심의 독일과 달리 한국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임을 감안해 기준이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국의 와인시장은 급격한 성장기 후반부에 있으며 곧 완만한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1인당 GDP 3만 1838달러 /2019).


한편 유행하는 와인 생산지는 IMF 이후 프랑스, 칠레, 미국, 이태리,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주기적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페인 와인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추후 루마니아, 몰도바 등의 동유럽 와인이 이 기세를 꺾지 않을까 싶다. 아직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국내 와인 시장은 와인의 다양성이 보존되고, 취향이나 필요에 따라 와인을 골라먹을 수 있으며, 새로운 와인에 대한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와인 문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독일에서의 경험 등 와인 전문가로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2012년, 워커힐 호텔에서 톱 소믈리에 12명을 대상으로 독일와인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독일와인을 한국에 알리고자 고군분투할 때였는데, 당시 독일 대사였던 자이트 대사가이를 좋게 평가해 자진해서 초청 인사로서 함께 강연을 진행했었다. 강연 준비는 물론 끝난 후에도 직접 박스를 함께 나르는 등 인간적인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며칠 후 가족과 함께 더와인을 방문해서 맞은편 삼겹살집에서 리슬링 트로켄 와인을 함께 맛봤다. 이후 자이트 대사는 그  마리아주에 반해  대사관저에 기자들을 초청, 리슬링과 삼겹살 파티를 주최하기도 했다. 또 임기를 마치고 독일로 귀국하는 빠듯한 일정의 마지막 날 오전까지도 작은 선물을 전해주던 기억이 있다. 와인이라는 문화적인 공통 관심사, 와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사와 격식 없이 사람 대 사람으로 ‘정’을 나눴던 경험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또한 슈뢰더 전 독일총리가 소연-슈뢰더 김 부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면 더와인을 방문해서 와인을 한잔하고 박스로 구매해 간다. 유학시절인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동 시간에 독일을 이끌던 총리가 이제는 친근한 할아버지로 다가와 와인 한잔 나누는 추억을 선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와인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한다.

 

와인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열정이 느껴진다. 와인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와인은 내게 제2의 인생과 같기 때문이다. 와인을 어려워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또 다른 와인을 도전할 수 있는 용기, 이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인생 역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또 다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와인을 통해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다. 와인을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마음을 떠올리면 쉽다. 선물하고자 하는 대상을 먼저 생각하고, 대상의 입맛과 취향 등 갖가지 요소를 고려한다. 선물 받는 사람이 맛있게 먹었으면 하는 마음, 그것이 곧 배려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독자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와인을 추천한다면?
코로나19로 외부에서의 모임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홈 파티에 어울리는 와인 두 가지를 추천하고 싶다. 한 가지는 삼겹살 와인이라는 별칭을 붙인 <이칼레스켄 2012>으로 2014년 베를린 와인트로피에서 그랑골드를 받은 와인이기도하다. 탄닌이 강하지 않아 양념이 묽은 불고기, 갈비 등의 한국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적당한 산미와 탄닌은 특히 삼겹살의 기름진 맛을 씻어주며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곁들이는데 이만한 와인은 없을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각종 기념일이면 한 손에 케이크를 들고 가는 이들이 많은데 다른 한 손에 꼭 쥐어주고 싶은 와인, <닥터파울리 노블하우스 리슬링 2011>으로 와인스펙테이터에서 90점을 받은 와인이다.


상큼 달콤한 독일 모젤 와인의 교과서로서 꿀물의 풍미가 느껴질 정도의 산뜻한 달콤함을 지녔다. 여성들이 워낙 좋아해서 작업주의 정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자체로도 좋지만 디저트와 마리아주하기도 좋으며, 양념치킨, 닭강정 등 매콤달콤한 양념과도 잘 어울려 가족들과 함께하는 가벼운 파티는 물론 연인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로맨틱한 시간에 제격이다.

 

 

와인 전문가이자 친근한 와인 문화의 길잡이로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독자들에게 되묻고 싶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며칠이나 되는지. 남은 일수 동안 매일 다른 종류의 와인을 먹어도 전 세계의 모든 와인을 우리는 먹을 수 없다. 매일 새로움을 즐겨도 모자를 판에 와인이 부담스럽고 어려워 도전조차 못하거나, 몇 가지 흔한 와인 중 찾은, 내 입맛에 맞는 브랜드만 찾으러 다닌다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힘 닿는 날까지, 와인 소비자들이 와인을 어떠한 척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와인 그 순수함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 와인이 단순한 술이 아니라 문화적인 요소로서 한국시장에서 정착할 수 있게 기여하는 것. 이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계획이자 지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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