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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이경란

[미셸과 함께하는 세계의 디저트] 크리스마스 메시지 전하는 상징적인 케이크, 파네토네


파네토네(Panettone)에 대한 필자의 첫 번째 기억은 텍사스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매우 친한 이탈리아인 학교 친구가 옆집에 살고 있었다. 어느 크리스마스 날, 친구의 가족이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자며 필자를 초대했고 함께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때 처음으로 여러가지 과일로 채워진 빵과 같은 이 디저트를 접했다. 필자가 이것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녀의 부모님이 파네토네와 함께 모스카토 스파클링 와인을 주셨는데, 그것이 필자의 알코올에 대한 첫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파네토네는 직역하면 ‘큰 빵 한 덩어리’라는 뜻이다.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파네토네는 밀라노지방에서 먹던 전형적인 케이크 형태의 빵이었고, 안에는 물기가 없는 말린 건포도, 설탕에 절인 시트론, 오렌지 껍질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 건포도가 들어갔던 이유 중에 하나는 건포도 모양이 금화를 연상시켜 부, 행운, 소원성취 등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파네토네는 상당히 풍부하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다른 케이크나 디저트와는 다르게, 처음 탄생한 이래 수세기 동안 그 맛과 질감이 비슷하게 이어져왔다. 파네토네의 최초 개념은 꿀을 이용해 달콤하게 만든 빵이었다. 처음에는 낮았지만, 후에 높은 돔 형태로 변한 파네토네의 외형은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주기 때문에 휴일과 기념일의 메인 요리로 완벽하다.


파네토네의 탄생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고귀한 매 조련사와 가난한 제빵사 딸의 구구절절한 사랑이야기가 있다. 긴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매 조련사가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처한 제과점을 구해줬다는 이야기다. 그는 중세의 평범한 빵에 버터, 설탕, 설탕에 절인 오렌지를 더해 케이크를 만들었고 이 케이크가 도시 최고의 디저트로 되면서 제과점이 번창하게 됐으며 결국 여자와 결혼까지 했다는 것이다.


몇몇 이탈리아인들은 밀라노의 한 수녀가 기울어가는 자신의 수녀원을 살리기 위해 평범한 빵을 이용해 처음으로 파네토네를 만들었다고 믿고 있다. 수녀는 빵의 밀가루 반죽에 칼로 십자가를 새겼다고 한다. 둥근 지붕형태의 빵 껍질이 구워져서 금색을 띄면, 칼집을 낸 부분이 벌어져 십자가모양이 됐다.
단지 떠도는 소문들일 뿐이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왜 이 단순한 요리가 계층을 막론하고 인기가 많았는지 이해하게 해준다. 파네토네의 풍부한 맛은 영주와 귀족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지만, 그 재료와 구성요소들은 모두가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덕분에 파네토네는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전하는 상징적인 케이크가 됐다.


이탈리아인들에게 이 크리스마스 디저트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한 명절의 추억을 의미한다. 파네토네가 없는 크리스마스는 이탈리아에서 상상할 수 없다고 한다. 파네토네는 이탈리아인들에게 단순한 케이크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맛은 크리스마스의 기억 그 자체를 의미한다.
파네토네를 먹을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재미있는 속설이 있다. 돔 모양의 윗부분을 혼자 먹으면 불운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P.S 여러분들도 모두 추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미셸 이경란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 대표
Univ. of Massachusetts에서 호텔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오랫동안 제과 분야에서 일해 왔다. 대한민국 최초 쿠키아티스트이자 음식문화평론가로서 활동 중이며 현재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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