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9월호에서는 헤이즐넛과 캐슈넛의 세계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헤이즐넛은 근래에 들어서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간식 스프레드 ‘누텔라(Nutella)’와 동의어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한편, 캐슈넛은 원래 브라질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지금은 아프리카,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자라고 있다.
헤이즐넛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봤던 10가지 견과류 중에서 헤이즐넛은 소비량 부분에서 6번째에 자리하고 있다. 요즘은 하나의 특이한 주재료라기보다는 간식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작고 동그란 헤이즐넛의 그 중요도가 매우 높았다. ‘개암(개암열매)’은 선사시대에 5가지의 신성한 음식들 중 하나라는 사실이 발견됐다.
5000년 전 중국 고서에서도 이 과일에 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있다. 남은 네 가지는 각각 씨앗, 과일, 어류, 알류들이다. 유명한 역사가, 대(大) 플리니우스(Pliny)는 개암나무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의 야생 숲에서 유래했다고 믿었다. 또한, 헤이즐넛의 효능에 대해 그리스의 철학자, 테오스프라스토스의 저서와 성경에는 헤이즐넛이 영양과 치료효능이 뛰어나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런 기록에도 불구하고, 고고학은 중국의 화석화된 유적들을 더 주목하고 있다. 동북부 유럽의 역사로 따지면 중석기 시대를 거쳐 청동기로 들어서는 약 8000~3000년 전 즈음 헤이즐넛은 북반부의 유래를 둔 거대한 낙엽성 관목인 개암나무의 열매로 소아시아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이 헤이즐넛을 유럽에 전파했고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동양에서 남부유럽으로 퍼졌기 때문에 헤이즐넛 나무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북부, 그 다음 동부로 전파됐다.
헤이즐넛은 그 종에 따라 ‘Cobnut’과 ‘Filbert’로 알려져 있기도하다. 씨앗의 알맹이를 먹을 수 있고 날 것으로, 구워서 또는 반죽으로 갈아서 사용된다. 이 견과류는 그 쓰임새가 많아서 바구니를 짜거나 다른 물품을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했다. 헤이즐넛은 제빵이나 제과 그리고 초콜릿 트러플이나 이제는 누구나 아는 이름의 ‘누텔라’같은 초콜릿 스프레드 등의 식품을 만들기 위해 초콜릿과 함께 사용하곤 한다.
도대체 ‘누텔라’라는 엄청난 혼합물은 어디서 탄생한 것인가? 1800년대 토리노, 영국과의 무역규제로 인해, 이탈리아의 쇼콜라티에, 피에트로 페레로는 파스타 지안두야를 만들어 냈다. 이 음식의 이름은 헤이즐넛 제과공장으로 유명한 피에몬테 지방 축제의 캐릭터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초콜릿이 부족해지자, 헤이즐넛이 초콜릿 믹스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약 30%가 헤이즐넛 반죽으로 채워졌다.
캐슈넛
필자가 평생 가장 좋아하는 간식 중 하나가 캐슈넛이다. 캐슈넛나무는 열대성 상록수다. 캐슈넛 나무는 16세기에 브라질에서 항해해온 포르투갈 탐험가들에 의해 인도에 처음 소개됐는데, 탐험대는 캐슈넛의 조밀한 뿌리조직으로 토양을 제자리에 굳혀 해안 침식을 예방하고자 인도 고아 지방에 처음으로 심었다. 가지들은 수평으로 뻗어 우산 역할을 해 토양을 비로부터 막는다. 현대에 캐슈넛은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남아시아 요리에 단골로 등장하는 재료다.
또한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캐슈넛 우유를 유제품 우유의 대용으로 우유 생산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브라질에서는 캐슈넛 열매의 과육과 펄프는 제과, 주스, 주류, 그리고 밀가루, 우유 그리고 치즈에 쓴다. 캐슈 생산을 보면, 베트남이 선두고 그 뒤를 나이지리아와 인도가 뒤따르고 있다. 헤이즐넛은 지혜와 지식, 풍요 그리고 희망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 힘이 독자들에게도 전달되기를 빌어본다.
미셸 이경란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 대표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고 오랫동안 제과 분야에서 일했다. 국내 최초 쿠키 아티스트이자 음식문화 평론가로 활동 중이며 현재 MPS 스마트 쿠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플루트 연주자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을 보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