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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이경란

[미셸과 함께하는 세계의 디저트] 애플파이(Apple Pie), 모두가 사랑하는 최고의 디저트


애플파이는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최고의 디저트다. 필자도 집에서 직접 애플파이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집안이 온통 싱그러운 시나몬 향과 사과 향으로 가득 차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전형적인 미국인’을 의미하는 ‘as American as apple pie(애플파이만큼 미국인스럽다)’라는 표현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미국과 애플파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애플파이가 미국에서 유래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의 아이콘과 같은 애플파이는 사실 1381년 영국 잉글랜드에서 처음 유래됐다. 영국인들은 그들이 미국을 식민지로 삼기 훨씬 이전부터 애플파이를 만들었다.


애플파이에 대한 가장 오래된 레시피는 ‘캔터베리 이야기’의 저자이자 영국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제프리 초서에 의해 쓰였다. 초기의 애플파이는 사과, 무화과, 건포도, 샤프론, 배 그리고 페이스트리 껍질까지 존재했으나, 신기하게도 설탕은 넣지 않았다. 설탕이 초기의 레시피에 들어있지 않은 이유는 당시 설탕은 매우 귀했기 때문이다. 영국인들은 커핀(Coffyn, 영어로 관을 뜻하는 coffin과 발음이 유사함)이라고 불리는 입맛이 뚝 떨어질 것 같은 이름을 가진 애플파이의 단단하고 조밀한 페이스트리 껍질을 만들기 위해 동물지방, 밀 그리고 물을 사용했다. 이런 이상한 이름을 음식에 붙인 이유는 당시에는 ‘Coffyn’이라는 단어가 바구니나 상자를 뜻했기 때문이다. 이 페이스트리 껍질은 16세기에 설탕을 넣기 전까지 먹지 않았다고 한다. 애플파이의 페이스트리는 신대륙으로 건너가면서 우리가 아는 좀더 얇고 잘 부서지는 형태로 바뀌었고 안의 내용물도 손상이 있는 과일들을 처리할 목적으로 마르거나 덜 익은 과일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애플파이에 사용되는 사과는 사실 카자흐스탄의 토착종이었으나 로마인들에 의해 영국에 소개됐고 영국인들이 신대륙으로 가져온 품종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유일한 토착 사과 종으로는 크랩애플이 있는데, 크랩애플은 너무 작고 신맛이 강해 당시에는 파이보다는 사과 사이다를 만드는 데 쓰였다. 사과 사이다(Apple Cider)는 사과 즙을 발효시켜 담근 알코올음료다. 사과 사이다는 맥주보다 만들기 쉬웠기 때문에 물보다 사랑받는 음료였다. 사과나무는 사과 사이다를 담그기 위한 용도였고 이 때문에 미국 금주령시대에 많은 사과나무가 베어지기도 했다. 사과나무는 이외에도 식민지시대에는 토지 구역표시의 용도로도 사용됐다. 사과나무는 교잡수분이 매우 쉬운데 이 때문에 1800년대에는 약 1만 4000종의 사과들이 존재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약 2500종으로 줄어들었고, 현재 미국에서만 대략 100종 정도가 상업용으로 팔리고 있다.


미셸 이경란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 대표
Univ. of Massachusetts에서 호텔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오랫동안 제과 분야에서 일해 왔다. 대한민국 최초 쿠키아티스트이자 음식문화평론가로서 활동 중이며 현재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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