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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이경란

[미셸과 함께하는 세계의 디저트] 설탕(Sugar)_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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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 설탕의 역사적 유래와 중세 유럽사회로의 데뷔에 대해 다뤘다. 중세말기 설탕은 매우 고가의 질 좋은 향신료로 여겨졌다. 하지만 1500년대 즈음부터는 기술적 발전과 신대륙에서의 공급으로 인해 훨씬 더 저렴해지고 대규모로 거래될 수 있는 상품이 됐다. 사탕수수 압착기의 성능이 발전했고, 이는 사탕 수수에서 얻을 수 있는 즙의 양을 2배 가까이 증가시켰다. 설탕은 포르투갈의 마데이라 지방에서 처음으로 대량 정제를 위해 재배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의 재배자들은 동물과 물 심지어 바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분소를 돌렸고 이는 대량 생산으로 이어졌다. 포르투갈의 페드로 카브랄은 우연히 브라질에 도착했고 이곳에 설탕 플랜테이션을 지었다. 이후 결국에는 브라질의 설탕 생산이 설탕산업을 지배하게 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사탕수수가 아메리카 대륙 야생에서 자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1500년대 중반에 들어서 브라질 연안, 카리브해, 남미지방을 합쳐 5000개 이상의 제분소가 세워졌다. 3000개는 1550년 이전에, 다른 2000개는 브라질, 데메라라, 수리남 북부 연안에 세워졌다. 초기 정착민들은 사탕수수를 심고, 수확하고, 정제하는 매우 힘든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첫 노예선은 1505년 도착했고 300년 가까이 끊이지 않고 들어왔다. 대부분의 유럽 상인들에게 화물선으로 실어 나르는 사람들은 단지 기존 무역시스템의 확장에 지나지 않았다. 설탕의 유럽에서의 확산 덕분에 생긴 사상 초유의 철강기어, 레버, 차축 스프링을 비롯한 철강 도구들에 대한 수요는 유럽에서 주형제작자들과 철물 제작자들 사이의 또 다른 무역시장을 만들어냈다.

 

설탕 제분소의 건설은 17세기 초 초기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불이 붙었다. 설탕제조용 노예는 신대륙 플랜테이션에 노예들을 실어 나르는 이른바, 역사가들이 흔히 ‘무역 삼각관계’라고 부르는 시스템의 주요 요소였다. 설탕은 유럽 모든 수입품의 20%를 담당하는 매우 인기 있는 상품이었다. 1700년대 말에 이르러서는 서인도제도에 있는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들이 전체 설탕의 80%를 생산해냈다. 이 시점부터 커피, 차, 초콜릿 등이 유럽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시대인들은 당시 설탕의 가치를 사향, 진주, 향신료와 같은 당대의 귀중한 원자재와 자주 비교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설탕의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켰고, 더 많은 노예들이 설탕제조에 투입됐으며 가격은 더 내려갔다. 한때 부자들의 사치품이었지만, 설탕의 소비는 빈민들 사이에서도 점점 대중화됐다. 제조에 투입되는 인력이 처음에는 고용된 유럽인 하인들이거나 지역 원주민 노예들이었다.

 

하지만 천연두 같은 유럽의 질병과말라리아나 황열 같은 아프리카의 질병이 곧 지역 원주민들의 수를 감소시켰다. 유럽인들도 말라리아와 황열에 무방비로 노출 돼 있었고 고용된 하인들의 수급도 한정적이었다. 따라서 말라리아와 황열에 면역이 있는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이 플랜테이션 노동자들의 주 공급원이 됐다. 노예 수급의 원활함도 큰 원인 중에 하나였다 19세기 중반까지 1000만 명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아프리카인들이 강제이주를 당해 설탕 플랜테이션에 투입됐다. 따라서 우리는 카리브 해의 모든 국가와 상당수의 남미국가 그리고 미국 남부 일부지역의 역사가 유럽열강들의 환금작물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설탕무역의 이윤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할 만큼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마지막 식민지였던 루이지애나는 75개정도의 설탕정제소를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도 설탕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미료 중 하나이자 여전히 전 세계적인 건강문제의 주요 이슈 중 하나다. 그러나 인
공 감미료의 유행이 지나고, 좀더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것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감미료 중에는 아가베, 과일즙, 스테비아, 대추, 꿀 그리고 코코넛 등이 있다. 하지만, 설탕의 맛을 그대로 재현할 만한 천연재료는 없다. 지난 호에서도 언급했듯, 설탕은 건강상의 이슈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디저트 음식에서 가장 사랑받는 필수 재료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다.

 

 

미셸 이경란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 대표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고 오랫동안 제과 분야에서 일했다. 국내 최초 쿠키 아티스트이자 음식문화 평론가로 활동 중이며 현재 MPS 스마트 쿠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플루트 연주자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을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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