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그에 따른 역량과 각 분야에 맞는 인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여성’이라는 특성상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면서 생기는 공백과 경력 단절, 그리고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부담감이 늘어나지만 총지배인을 꿈꾸는 여러 여성인재들에겐 오히려 ‘독’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는 부분들로 작용하기도 한다. 24시간 휴일과 상관없이 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현장인 호텔. 한 때는 이곳에서 육아와 가정에 대한 책임감으로 현장을 떠나는 여성인력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에 따른 근무환경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여성들이 설 자리가 늘어나고 자연스레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인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때문에 여직원들에게 승진의 기회가 주어지고 총지배인이 여자가 될 수 없다는 편견과 이례적인 일이라는 선입견은 이제 모두 옛말이 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소녀를 뜻하는 ‘Girl’과 반하다는 뜻의 ‘Crush on’이 합쳐진, 여자가 봐도 반할 정도로 멋진 여성을 뜻하는 걸 크러시(Girl Crush). 여성 리더를 꿈꾸는 우리 호텔 걸 크러시 대표 3인의 포부와 고충 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면서 호텔 내 여성들의 우먼 파워가 얼마나 강력해지고 있는지, 또한 이들의 능력을 얼마나 극대화하고 더 많은 기회와 승진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봤다.
호텔 걸 크러시 대표 인물
식음료부 박주하 주임
2017년 6월 우리 호텔에 입사해 카페 & 바와 스페셜티 레스토랑(Specialty Restaurant)을 관리하고 있는 박주하 주임은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싱가포르에서 7년간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여성 호텔리어의 장점에 대해 박 주임은 ‘공감’을 언급했다. “대체로 여성은 감정적인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 덕분에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순간순간 빠르게 캐치할 수 있어 여성의 장점으로 부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박 주임은 싱가포르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손님들을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서비스 트레이닝에 더욱 힘써 광주에도 훌륭한 호텔리어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2017년 여름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이하 IHG) 계열 호텔인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평창 리조트에서 진행된 사내 강사 양성 트레이닝에도 참석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라 트레이닝에 지원하는 것이 조심스러웠지만 오히려 총지배인님과 선배들이 트레이너로의 잠재 능력을 높게 평가해주시며 격려해주셨다.”고 밝히며 자기계발을 적극 권장하는 조직문화를 통해 본인이 받은 혜택을 동료와 후배 직원들과 나누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여풍당당(女風堂堂), 여성 총주방장 꿈꾸는
조리부 봉다영 셰프
“호텔 셰프들은 늘 총주방장이 되는 것을 꿈꾸면서 일합니다.”
봉다영 셰프는 홀리데이 인 칸두마 리조트 몰디브에서 2년간 근무하고 2016년 우리 호텔에 입사해 Chef de Partie와 함께 Cold Kitchen을 이끌어가고 있다. 요리는 여자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지만 실제로 프로들의 주방 현장에는 남성 셰프들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인지 봉 셰프는 업무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남다르다. 이런 봉 셰프는 꼼꼼함을 여성의 강점으로 들었다. “색상 및 조화를 중요시하고 무엇보다 청결함, 그리고 한 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을 만큼 치밀하고 정교한 작업들이 많이 있는데, 여기서 여성이 갖는 특유의 꼼꼼함이 큰 장점으로 부각되기 쉽다.”
하루 8~9시간 서서 수 백, 수 천 명 분량의 요리를 만들고 무거운 기물을 사용하는 등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우리 호텔 ‘조리부 분위기’가 이런 고충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답했다. “조리부 대부분이 남성이지만 성에 따른 업무 편견과 차별이 없고, 동일한 직업적 기대를 받기 때문에 스스로 늘 동기부여가 되고 지금 팀원들과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일·가정·자신 모두 완벽한 ‘알파걸(Alpha Girl)’
식음료부 조아라 코디네이터
대학에서 어린이 교육학과를 전공한 조아라 코디네이터가 호텔업계에 몸담게 된 것은 영국인 남편과 함께 했던 영국 생활 영향이 크다. 조 코디네이터는 “영국 곳곳에 IHG 계열 호텔이 많았다.”며 “남편과 함께 고향인 광주로 돌아왔는데 이곳에도 영국에서 보았던 IHG 계열 호텔인 홀리데이 인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친숙한 이미지, 도전하고 싶은 욕망 등이 지금의 호텔리어라는 새로운 직업에 뛰어들게 했다고. 그 도전하는 용기가 지금의 조 코디네이터를 있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성 호텔리어로서 갖는 장점을 묻자 조 코디네이터는 ‘트렌드를 빠르게 읽는 눈’과 ‘커뮤니케이션’을 꼽았다. F&B는 유행에 민감하고 프로모션 개발이 많은 부서인데 식음료 프로모션 구상과 기획 등의 업무에 적합하며, 팀원이 많고 타 부서에 비해 다소 턴오버(Turn-over) 비율이 높은 식음료부 분위기를 가족과 같이 친화력 있게 만든다는 게 조 코디네이터의 설명이다.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인재 양성과 그에 대한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IHG의 이념으로 인해 출산 후에도 무사히 복귀할 수 있었고, 기혼 여성과 엄마라는 이유로 승진의 기회를 박탈 당하거나 단순 업무만 맡는 마미 트랩(Mommy Trap)에 내몰리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기업문화가 확산돼 여성을 향한 결혼, 육아라는 프레임이 사라져 여성들이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을 내비쳤다.
각자의 포부와 서로가 생각하는 장점은 다르지만 단순히 ‘호텔리어’라는 막연한 꿈과 환상에 젖어 표면적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겉모습에 현혹돼 무작정 뛰어 들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무가 기본이 돼 그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고되고 힘든 일이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 여성이 총지배인이 된다는 것.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여성이라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다는 공식은 없다.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주어지는 기회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위치와 지위가 달라진다.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은 차별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며 그 능력에 따라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이러한 환경과 정책으로 꿈을 갖고 차근차근 나아간 여성인력들의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여성이라는 한계와 직업의 특성이 만나 다른 직업에 비해 비교적 이직률이 많은 ‘호텔리어’. 하지만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의 경우는 다르다. 오늘도 그 한계를 뛰어 넘어 최고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차세대 여성 리더들. 서로에게 빛이 돼주며 나아가는 그들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구은영
호텔앤레스토랑 광주 자문위원 /홀리데이 인 광주 총지배인